만삭이 된 마리아, 로마황제가 갑자기 ‘인구조사 명령’을 발표했다. 남편 요셉은 성령의 계시를 받고, 마리아를 데려왔는데, 이제 그 아이가 태어날 참인데, 현실은 비루하다. 나사렛에서 베들레헴까지 가야한다. ‘고향에서 호적신고’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충분히 건너뛸 수 있고, 무시할 수 있는 국가정책인데, 만삭이 된 마리아를 생각해서라도 그냥 나중에 해도 될텐데… 요셉과 마리아는 웬일인지 황제의 명령을 수행한다. 등록신고, 쉽지 않다.
힘없는 인간의 모습속에 하나님이 계신다. 바벨론으로 끌려간 유대 포로민 속에도 하나님이 계셨다. 골고다 언덕길을 오르신 예수님 속에도 하나님이 계셨다. 형 에서에게 쫒겨 외가집으로 도망친 야곱의 피난에도 하나님이 계셨다. 현실의 궁핍함을 견디는 내게도 주님이 지금 함께 계신다. 아멘!
설마했는데, 고향에서 아이가 태어났다. 머물 호텔은커녕 여관방도 없었다. 산모 옆에는 여물통이 있었다. 아이는 천에 쌓여 그곳에 담겼다. 먹을 것으로 오신 예수님! 훗날 주님은 십자가에서 죽고, 세마포에 쌓여 무덤 속 돌 위에 놓였다. 오셨던 그대로 떠나셨다. 남편 요셉은 자기 고향에서 당한 푸대접이니, 얼마나 낙심했겠는가. 마리아는 또한 어땠을까. 자칫, 믿음은 이럴 때 넘어진다. 현실을 볼 때, 아무 것도 없을 때! 그때 신앙은 시험을 받는다.
천사가 마리아에게 나타난 것이 아니다. 아주 먼 곳, 들판에서 양을 치던 목자들에게 나타났다. 기어이 그들에게 기쁜 소식을 알리려고, 천사가 합창을 하면서 감동을 줬다. 하나님의 특별공연이다. 아무 것도 없는 상황에서도 하나님은 이렇게 계획하고, 사람들을 흥분시킨다. “다윗의 마을에서 메시아이신 구원주가 너희를 위해 태어나셨다. 너희가 천에 싸여 여물통에 누워 있는 아기를 볼 것인데, 그때 너희가 그분을 알아볼 것이다” 천사의 편지다.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 그 주인공이 ‘천에 싸여 여물통에 누워 있는 아기’라니!! 이것이 주님의 모습이다. 주님이 이 땅에 나타난 첫 모습이다. 아무런 힘이 없이, 연약하고 연약한 그 갓난아기가 주님이다. 주님의 몸으로 산다는 것은 어떤 외형에 있지 않고, 아기처럼 그렇게 연약함으로 사는 것일텐데… 오직 성령에 의지해서, 주님의 품에 안겨 한없이 어린 자의 모습으로~~
목자들은 그 편지를 듣고, 즉시 베들레헴에 달려가, 그런 아이가 있는지 수소문했다. 그리고 마침내, 여물통에 누워 있는 아이를 발견했다. 아멘!! 목자들의 편지를 받고, 남편 요셉과 마리아, 주변 사람들은 얼마나 놀랬을까! 하나님은 반전의 작가다. 여물통까지 구원의 증표로 삼으시는 하나님! 아멘!
과연, 목자들처럼 행하는 자가 몇이나 될까? 베드로는 마리아가 “주님의 시체가 없어졌어요!”라고 하니까, 즉시 뛰어가 확인했다. 그러나, “주님이 살아났어요”라고 말한 마리아의 말에는 시큰둥했다. 누군가 내게 “부활의 주님이 살아났어요. 간절히 기도하면 만날 수 있어요”라고 말하면, 나는 과연 그것을 확인할까? 사람을 통해 전해진 하나님의 약속은 확인해서, 눈으로 봐야 알 수 있다.
춘천 한마음 교회 어떤 자매가 내게 부활책자를 보면서, “전쟁이 일어나도 나는 이 책을 챙길 거예요. 나의 생명, 나의 사랑, 내가 가장 아끼는 보물이예요”라고 말했다. 그 책을 읽으면 주님을 만날 수 있다고 해서, 나는 책을 어디서 구입하는지 물어봤다. 그 다음주에 선물로 받았다. 나는 실제로 그 책을 통해 주님을 만날 수 있는지, 1년 5개월이 걸렸다. 1독을 한 후에, 과연 그러하다고 이젠 믿는다. 더 빨리 1독을 하면서 주님을 붙들었다면, 내 인생도 덜 고생했을텐데…. 천사의 계시를 받고, 즉시 달려가 그 약속을 확인한 목자들의 행동에서 많은 영감을 얻는다.
– 유대인 신약성경 누가복음 2장을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