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월명동 탐방기]=사람은 살면서 신비한 일을 많이 경험한다. 가령 드라마 ‘우리가 만난 기적처럼’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해결되는 일들이 종종 있다. 한국전통사회에서는 “조상이 도왔다”고 하고, 기독교에서는 “천사가 도왔다”거나 “하나님과 성령님과 성자 주님이 함께 했다”, “기적이다”라고 표현한다.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라고 나는 1999년 재전도될 때 들었던 표현이기도 하다. 사람의 행함속에 겹쳐서 행해지는 신비한 일들, 5월 24일에 있었다.
월명동 가는 길은 즐거운 일이다. 24일 오늘도 지인(知人)과 함께 월명동 가는 중간에 자매 칼국수에 들렀다. 월요일에도 방문했으나, 휴무였다. 맛있는 김밥과 맛있는 치즈 돈까스가 그때 먹고 싶었지만, 근처 청국장 집에 가야했다. (청국장도 그런대로 좋았다.)
“어머머 오셨어요?”
문을 열자 반갑게 인사하는 식당 여사장님의 얼굴은 해바라기다. 마음 날씨 무척 맑음!!!! 방안으로 이끌려 우리는 치즈 돈까스와 김밥과 콩국수와 제육덮밥 등 다양한 음식을 주문했다.
“기사 잘 읽었어요”
식당 여사장님이 내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나는 밖에 나가서 “어떤 기사를 어떻게 알고 읽었어요”라고 물으니, A라는 어떤 분이 내가 쓴 월명동 탐방 기사를 읽고서, 거기에 자매 칼국수 이야기가 나와서, 그것을 알려줬다는 것이다.
“그래요?”라고 내가 반응했다.
그런데, 조금 있다가 그 A라는 분이 식당안으로 들어왔다. 그 여사장님도 깜짝 놀랬고, 나를 가르키면서 “그 기사를 썼던 그 기자분이예요. 어떻게 이렇게 운명적으로 만나나요? 호호호호”라고 했다.
나도 갑작스런 연출에 몸둘바를 몰랐다. 습관적으로 지갑을 꺼내 명함을 드렸다. 생각지도 않았던 우연의 반복이 자매 칼국수 식당에서 시작되었다. 제육덮밥, 치즈 돈까스, 김밥, 콩국수 등등 맛이 어쩜 그렇게 비올라 연주처럼 품격있고 감칠맛이 돌던지, 한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 여운이 오래도록 남았다.
월명동에 도착했다. 함께 한 성직자가 초입에 앉아있는 누군가와 반갑게 인사한다. 나는 서로 미리 전화를 주고받은 사이로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정말 만나고 싶었어요. 찾았어요. 월명동 가이드 부탁해도 될까요?”
2번째 신비한 일은 월명동 초입에서 시작했다. 등산객처럼 평범해 보이는 그 분은 “그래요. 일본 관광객 가이드가 선약이 되어있지만, 해드릴께요”라고 했다. 우리가 함께 간 성직자는 살며시 우리에게 “수백명이 가이드를 받으려고 줄을 서는 분”이라고 알려줬다. 그 타이밍에 큰 횡재(橫財)를 만난 것이다.
내가 20년 동안, 월명동을 다니면서, 문턱바위를 눈으로 살짝 넘어다녔는데, 그 가이드 분은 문턱바위 안으로 들어갔다.
“저는 월명동에 오면, 항상 문턱바위부터 시작합니다. 월명동은 하나님이 거하시는 거룩한 곳이고, 방안에 들어가는 그 시작이 바로 문턱바위입니다. 함께 가볼까요?”
그곳에 정명석 목사님이 쓴 시(詩) 왕비솔이 적혀 있었다. 정명석 목사님은 시인으로서 베스트셀러 작가이면서, 한국시 대사전(증보판) 2717p에 등재된 한국문단에서 공식 인정받은 현대시인중 한분이다.
30분 넘게 문턱바위에 있었다. 20년 넘게 2초만에 쓱 지나갔던 그곳에서 30분동안 가이드 설명을 들었더니, 월명동 전체의 눈이 순간 열렸다. 그것은 나만 경험한 것이 아니다. 함께 동석한 지인도 표정이 확 밝아지면서, “어머머 궁금했던 것이 있었는데, 스르르르 풀렸어요. 어쩜 그렇게 설명을 잘하세요. 알고보니 달라요. 왕비솔 시도 정말 멋져요”라고 했다.
“서정주 시인의 국화옆에서 시에서 그 국화가 상징하는 것이 있죠? 그처럼 왕비솔도 상징하는 것이 3가지 있어요. 첫째는 바위에 자란 저 소나무예요. 수형이 정말 아름답고 수려하죠? 그런데 저 바위에서 자라려고 얼마나 몸부림을 쳤을까요? 누군가 바위에 올라가서 짓밟아 죽을 수도 있었고, 눈보라에 얼어서 죽을 수도 있었고, 폭풍에 흔들려 뽑힐 수도 있었겠죠. 소나무로서 모든 생애를 함축한 의미가 왕비솔 시속에 담겨있어요. 두 번째 왕비솔은 시인 자신입니다. 월명동을 하나님의 구상으로 설계하고, 건축하신 정명석 목사님은 평생, 매일, 하나님이 만족하는 사랑으로 살면서 하나님의 첫 번째 사랑의 신부가 되셨어요. 하나님을 사랑하는 삶을 살았으니, ‘왕비솔’로서 살게 된 것이죠. 성경에 보면,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신부 이스라엘아!!라고 불렀어요. 하나님은 가장 극적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민족을 ‘신부’라고 표현했어요. 하나님이 사랑하는 것보다, 하나님이 만족하는 사랑을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 중요해요. 정명석 목사님은 영혼육으로 하나님이 만족하는 사랑으로 살면서 하나님의 첫 번째 신부가 되셨고, 그 진실한 사랑을 통해서 월명동을 방문하고 그 말씀을 듣는 자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제2의 신부가 되는 거예요. 모두 진실한 사랑의 힘으로 가능해요. 바위 소나무 왕비솔처럼 정명석 목사님도 말하지 못할 사연속에서 사랑을 잃지 않고 하나님의 왕비솔이 되었다는 것, 그 모든 것이 시속에 함축되어 있어요. 세 번째 왕비솔은 바로 시를 읽은 독자입니다. 월명동을 방문한 모든 자들에게 시의 끝에서 축복의 기도가 들어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대통령의 부인을 영부인이라고 하고, 왕의 부인은 왕비라고 합니다. 하나님을 사랑함으로 하나님의 신부가 되는 것은 얼마나 아름답고 신비하고, 놀라운 축복입니까?”
초입에서 시작된 그 신비한 인연은 왕비솔을 통해 하나님으로 이어졌고, 과연 우연의 타이밍으로 하나님은 하나님의 작품을 신비하게 가이드하시는데, 문턱바위의 모든 설명은 여기에 적기에 지면이 부족하다. 가이드 중에서 그분은 과연 왕비솔이었다. 월명동을 사랑의 관점으로 바라보게 하면서, 월명동의 주인공인 정명석 목사님의 삶을 사랑으로 보게 하면서, 방문하는 사람들이 월명동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그 모든 사연을 사랑으로 설명해주니, 과연 가이드로서 왕비솔같은 분이다. 함께 간 지인은 그 가이드 설명 덕분에 월명동이 확실히 친근해졌고, 월명동의 주인공이 되기 위한 마음의 문턱을 넘어섰다.
헤어지면서, 그 분이 우리에게 “초입에서 마음이 감동이 되어서 잠시 쉬면서 어떤 중요한 분이 가이드 설명을 들으려고 오는가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가이드를 하게 되어서 저도 좋았어요”라고 했다. 내가 개인적으로 명함을 건네니, “아!! 월명동 소개한 기사 읽었어요. 만나고 싶었는데, 이렇게 만나다니, 참으로 신비하네요”라고 깜짝 놀랬다. 이것은 또한 3번째 우연의 반복이다.
함께 간 지인이 가이드 설명이 정말 좋았다면서, “호호호 하나님의 존재가 조금씩 느껴져요. 장국장님도 아시겠지만, 제가 어디를 가든 기초를 보는 버릇이 있잖아요. 아까 문턱바위에서 가이드 설명을 듣는데, 저를 보는 듯 해서 마음이 후끈후끈했어요. 월명동을 보는 눈이 새롭게 열렸어요.”
이것이 4번째 우연의 반복이다. 그 누가 이 모든 연출을 했을까?
이렇게 우리는 24일 월명동을 방문해, 약수터로, 잔디밭으로, 바위들로, 돌처럼 고요하게 앉아 있다가, 나무처럼 멀리 돌조경 건축 현장을 보다가, 바람처럼 마음의 여유를 즐겼다. 월명동 잔디밭에서 연회장 폭포수 근방을 쳐다보는데, 크레인이 순간 팔처럼 보였다. 얼마나 큰 사상을 가졌으면, 크레인의 팔을 이용해서 월명동의 돌을 건축하셨을까? 그 사랑이 얼마나 컸으면, 할 수 있는 그 한계 이상으로 행하셨을까? 참으로 웅장하고 아름답고 신비한 월명동이다.
이날, 지인(知人)은 월명동 약수를 자주 마시라는 건강 멘토링을 받고 그렇게 하기로 했다. 또 월명동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