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세계는 우주만큼 방대하다. 우리는 70조개 세포로 구성된 인체를 가지고 있지만, 그 시스템의 작동원리를 잘 알지 못하고, 알 수도 없다. 그냥 이론일 뿐이다. 세포가 산소를 이용해 ATP를 만들거나, 혹은 산소를 이용하지 않는 무산소운동을 하거나, 그 이치를 이론으로 알 뿐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다이어트에 성공하거나, 혹은 배가 나왔거나, 목뒷덜미가 뻐근하거나, 하품이 나오는 생리적 반응에 익숙할 뿐이다.
중력을 발견한 인물은 뉴턴이고, 지구가 도는 것을 발견한 인물은 갈릴레이다. 뉴턴은 사과의 떨어짐에서 만유인력을 발견했고, 갈릴레이는 목성의 위성을 통해서 지동설을 확증했다. 우리가 알든, 모르든 그 존재의 법은 존재했었다. 인간이 만든 법은 만들어진 시점부터 적용됨으로 소급되지 않는다. 만유인력이든, 인간이 발견한 법이든, 아니든, 모든 법은 창조와 함께 만들어졌고, 최소한 인간창조의 시점에는 그 법률이 질서를 유지하고 있었을 것이다. 창조가 완성된 것은 질서의 법이 확증된 것을 의미한다.
두뇌이론에 대해서는 지금도 연구중이다. 이미 알려진 사실은 두뇌가 신경계를 통해서 근육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신경계에는 2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의식 신경계, 다른 하나는 무의식 신경계이다. 모든 신경은 두뇌와 연결되어 있고, 그 연결라인은 척추뼈속으로 내려와서 온 몸으로 퍼진다. 의식 신경계는 온몸-척추뼈-두뇌로 연결되고, 무의식 신경계는 온몸-척추뼈의 계통으로 작동된다. 무의식 신경계는 그래서 반응속도가 빠르다. 두뇌까지 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가령, 균형을 잡는 것을 예를 들어보자. 눈을 뜨고 한 발을 들어보면 균형잡기가 약간 불편하지만 쉽게 넘어지지 않는다. 눈과 발이 서로 유기적으로 작동하면서 균형을 거의 100% 유지한다. 반응속도도 상당히 빠르다. 눈을 감아보자. 반응속도는 더 빠르면서 균형잡기가 상당히 불편해진다. 균형을 잡는데는 눈과 발이 함께 관여해서 그렇다. 한쪽이 사라지니, 균형을 잡으려고 발은 발버둥을 친다. 그 반응속도도 상당히 빠르다. 두뇌까지 정보가 전달되지 않고, 척추에서 모든 사건을 처리하고 종결해버린다. 뇌에 보고도 안한다.
불에 닿았다고 하자. 엄청나게 뜨거우면, 그 순간에 손은 확 떨어진다. 무의식적으로 반응한다. 그 속도는 거의 찰나에 가깝고, 뜨겁다는 느낌은 그 이후에 온다. 마치 번개가 먼저 치고, 천둥소리는 서서히 오듯이 그와 같다. 반응이 먼저 일어나고, 이후에 그것을 인지한다. 무의식 신경이 근육을 지배해서 작동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근육은 의식신경계와 무의식신경계가 같이 작동을 시킨다. 마치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가 함께 내장의 운동을 작동하듯이 그러하다.
발은 입체로 되어있다. 아치 형태로 되어있는 발의 구조는 몸의 좌우앞뒤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발의 길이는 길고, 폭은 짧다. 그래서 앞뒤의 균형은 보다 쉽게 잡는데 좌우균형은 보다 어렵다. 눈을 감아보면 좌우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이리저리 흔들리는 것을 알 수 있다. 발가락과 발의 섬세한 감각이 발달해 있다면, 발근육이 다리근육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면 눈을 감아도 발근육으로도 충분히 균형감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무의식 신경계가 상당히 무감각해졌고, 무뎌졌다는 증거다. 근육은 신경이 작동시키고, 신경이 죽으면 근육도 움직이지 않아서 죽은 것이다. 신경과 근육은 주종관계와 같다. 신경-근육-뼈의 지배구조로 신체는 작동한다. 신경이 죽으면 몸의 활동도 죽은 것과 같다.
중학교때 일이다. 사진을 촬영하는데, 사진사가 내게 “고개를 똑바로 하세요”라고 여러번 주문했다. 그래서 더욱 긴장하면서 고개를 바로 했다. 사진사가 인상을 찌뿌렸다. 그러더니, 내게 다가와서 고개를 왼쪽으로 확 꺽었다. 그리고 약간 비스듬하게 있게 했다. 어찌나 불편하던지, 사진을 촬영했더니 내 고개는 반듯하게 나왔다. 그 이후로 나는 사진을 찍을 때 이유는 알지 못한채 약간 고개를 비스듬하게 찍는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것은 무의식 신경계가 고장난 것이었다. 무의식 신경계는 균형을 잡아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균형감각이 약간 비뚤어졌던 것이다. 이것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2가지 교정이 필요하다. 하나는 신체교정, 다른 하나는 신경계 교정이다. 2가지를 바로 잡으면 언제 어디서나 몸은 균형감각을 유지하면서 똑바로 서있게 된다. 무의식 신경계는 우리가 알지 못하지만, 중력처럼 우리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래서 무의식 신경계를 반드시 알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