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TO)는 25일 총회에서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했다. 2014년부터 논의를 시작해 5년만에 이룬 결실이다. 194개국 대표단의 만장일치다. WTO는 게임중독에 대해 ①게임의 욕구를 참지 못하고 ②일상생활보다 게임을 우선시하고 ③게임을 1년이상 중단하지 못할 경우 ‘게임중독’으로 규정한다. 게임중독은 술중독, 마약중독과 같은 범주의 질병이 되었다.
게임 때문에 가족이 파탄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어떤 소녀는 게임에 푹 빠져서 밤이 새도록, 새벽 5시까지 게임을 하다가 학교에 등교하면서 성적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컴퓨터를 없앨 경우, 그 소녀는 자살을 시도할 정도다. 게임중독을 막아야하는데, 질병이 아니다보니 그동안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게임의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게임 때문에 망하는 학생이 확률상 더 많다.
술을 마시는 것은 현대사회에서 필요한 문화다. 그러나, 날마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잠을 못자는 사람들이 있다. 술의 인(印)을 맞은 자들이다. 알콜 중독자들은 술을 예배한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술을 마시고, 다음날 또 술을 찾는다. 술이 들어가면 이들은 활동을 시작한다. 술이 없으면, 이들은 죽은 것 같다. 술이 알콜중독자의 지배자이다. 게임도 동일하다.
이사야서 9:19에 “ 사람이 자기의 형제를 아끼지 아니하며 오른쪽으로 움킬지라도 주리고 왼쪽으로 먹을지라도 배부르지 못하여 각각 자기 팔의 고기를 먹을 것이다”고 했다. 자기 팔의 고기를 먹는 현상이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겠지만, 날마다 4시간씩 게임을 하는 자녀의 팔을 부모가 목격하면, 그것이 자기 팔의 고기를 먹는 것이다. 시간의 팔을 갉아먹는 게임중독의 위험을 스스로 자각해야한다.
마태복음 18:8에서 예수님은 “만일 네 손이나 네 발이 너를 범죄하게 하거든 찍어 내버리라. 장애인이나 다리 저는 자로 영생에 들어가는 것이 두 손과 두 발을 가지고 영원한 불에 던져지는 것보다 나으니라”고 하셨다.
게임중독은 행위의 손이 게임에 붙잡히고, 쇠사슬에 묶인 것이다. 담배를 피우는 자마다 담배의 창살에 갇힌 것이다. 갇히면, 나올 수 없다. 손을 잘라내는 결단을 하고, ‘게임의 금단현상’을 인내롭게 참아내면, 게임으로부터 자유를 얻을 수 있다. 학생은 게임에 붙잡히면, 공부할 시간도 잃고, 친구를 사귀는 시간도 부족하며, 현실의 공동체를 배우고 익힐 기회를 상실한다.
WTO 결정에 직접 피해를 입는 게임산업 업체들의 입장도 이해한다. 게임학회, 협회, 기관, 카카오 게임즈 등등 그들은 밥그릇이 깨진 것이다. 게임중독이 ‘인식의 감옥’이면, 그 속에 청소년들이 갇힌 것이고, 그들을 마땅히 꺼내야할 것이다. 게임산업 업체들이 경제적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WTO 결정에 반기를 드는 것은 슬픈 비극이다. 청소년들의 시간을 게임으로 뺏어서 이권을 쟁취하는 기성세대가 겸허하게 WTO 결정을 수용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