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4일 신북초등학교는 1년의 결실을 나누며, 마을주민들과 축제의 장을 열었다. 인성텃밭으로 재배한 배추, 무, 벼, 야채 등으로 버무린 김치와 인절미가 학부모, 학생, 성산2동 할머니들의 입맛을 돋우었다. 이날 특별히 초대된 외부인사도 많았다. 모내기를 지원한 서산시를 대표해 서산시농업기술센터 심현택 과장, 김진철 서울시 의회의원(의회개혁특위위원),정지윤 명지대 국제교류경영학 교수, 김선희 행복한교육실천협동조합 이사장, 박의열 월계 친환경쌀 작목반장이 함께 했다. 언론의 주목도 받았다. 티브로드에서 방송카메라로 밀착취재하고, 서울교육방송도 현장 탐방을 실시했다.
운동장을 마을회관처럼 빙둘러서, 전통놀이 국궁, 벼탈곡하기, 벼찧기, 김장하기, 떡매치기, 새끼꼬기, 들깨타작, 고구마 캐기 프로그램이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은 반별로 나뉘어서 체험장으로 이동하고, 학부모들도 자유롭게 어울어졌다.
가장 주목받은 곳은 벼탈곡기였다. 시골에서도 볼 수 없는 옛날 탈곡기를 체험할 수 있게 서산시에서 배려한 듯 하다. 아이들은 추수한 벼를 탈곡기에 올리고서 발로 탈곡기를 밟자 곡식이 떨어지는 신기한 체험이었다. 눈앞에서 추수되는 것을 보면서, 아이들의 입가에는 ‘인성의 미소’가 활짝 편다. 인성(人性)은 자연스럽게 물흐른다.
모든 프로그램이 다채롭고, 학생들의 인기를 끌었다. 의무적 프로그램이 전혀 없었다. 맹정영 6학년 부장교사를 중심으로 알차게 준비한 결과물이다. 김민영 교장도 ‘어린 학생처럼’ ‘아이들의 아빠처럼’ 추수의 계절을 맞이하여 이곳 저곳 다니면서 핸드폰으로 아이들의 모습을 담는다. 한해의 결실을 맞이한 농부의 기쁨이 넘쳤다. 아파트로 둘러쌓인 도시의 한복판에 농촌의 진풍경을 연출한 신북초등학교의 아름다움은 ‘글로벌인재 우수학교’로 선정되기에 충분해 보였다. (신북초등학교는 지난달 글로벌인재 우수명문학교로 선정되었다.)
김치담기와 떡매치기는 특히 학부모와 학생들이 함께 음식을 만들었다. 배추는 학생들이 기른 것인데, 김장을 담아서 학생들의 입에 쏙 들어가자, 입가에 고춧가루가 묻어도 맛있게 웃는다. 모두 해맑다. 떡매치기도 묵직한 나무망치를 5번씩 내려치고서, 인절미를 한입 가득 넣고, 아이들은 뛴다.
서울교육방송에서 준비한 프로그램도 있었다. 기록리더들의 작품집이다. 이미 전자책으로 발간된 책자를 프린트해서, 책으로 꾸몄고, 기록리더들의 작품과 그동안 보도한 기사들을 묶어서 한권의 책을 만들었다. 향긋한 인성텃밭(서울문학, 2만원)이다. 학생들은 전자책 코너에 들러서 ‘친구자랑 봉사활동’에 실린 친구들의 사진을 찾으면서 서로 자랑한다. 책에 이름만 나왔어도 기뻐서 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더니, 책이 아이들의 마음을 춤추게 한다. 50권의 전자책들이 아이들이 다녀가면서 헝클어져도, 모두 행복한 흔적들이다. 1년의 추수를 만끽하는 신북초 인성텃밭과 추수의 계절을 보내면서, 2015년 신북초와 함께한 인성텃밭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