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리더 : 남호준
문화리더 학교 : 경신중학교
취재 날짜 : 2017. 7. 30.
취재 장소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1. 탐방 배경
2010년대 서울에 들어선 주요 공공건축물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건물은 새 서울시청사,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그리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입니다. 새 서울시청사와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완공 후 주변경관과 어울리지 못한다는 비판이 많았던 반면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서울을 대표하는 미술관으로 지리적 여건과 역사적 맥락을 고려하여 설계되었고 평가도 좋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직접 탐방해 보기로 했습니다.
2. 취재내용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2013년 11월 삼청로에 개관하였습니다. 과거 조선시대 소격서, 종친부, 규장각, 사간원이 있던 자리로 한국전쟁 후에는 국군수도통합병원, 기무사 등이 위치했던 역사적 유래를 가진 정치, 문화의 중심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전시실과 강의실 등을 비롯하여 디지털 도서관, MMCA 필름앤비디오, 아트팹랩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복합예술문화센터로 현대미술 관련 전시와 영화, 공연, 교육 등을 접할 수 있습니다. 전시동에는 총 8개의 전시실이 있으며 지하 1층에는 MMCA 필름앤비디오, 서울박스, 2전시실에서 7전시실까지 있고 1층에는 1전시실, 2층에는 8전시실이 있습니다. 교육동에는 아트팹랩, 강의실, 세미나실, 디지털 도서관, 디지털 아카이브가 있습니다.
서울박스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상징적인 전시 공간으로 현대미술의 실험성과 미래적 비전을 제시하는 국제적인 작가의 대규모 현장설치 작품을 전시합니다. 현재는 중국 작가인 양지앙 그룹의 작품인 “서예, 가장 원시적인 힘의 교류”가 전시 중이었는데 글쓰기와 차 마시기를 기반으로 하는 설치와 퍼포먼스, 그리고 관객들이 직접 체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8개의 전시실에서는 “삼라만상: 김환기에서 양푸동까지”, “불확정성의 원리”, “기구, 기념비, 프로젝션”,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2017”을 전시 중이었습니다. 특히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은 뉴욕현대미술관과 함께 우리나라 젊은 건축가를 발굴, 양성하기 위해 마련한 건축전시로 2014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한국 국립현대미술관이 참여하였고 올해로 네 번째 해를 맞이하여 개최 중입니다. 쉼터, 그늘, 물이라는 세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창의적 제안을 하여 선정된 최종 우승팀은 아이디어를 실현하여 서울관 마당을 또 다른 공간으로 변모시키게 되는데 올해 우승작은 양수인의 ‘원심림’으로 무더운 여름 한시적으로 도심에 세워지는 ‘팝-업 공원’을 구상하였고 원심력을 이용하여 부풀어 올라 펼쳐지는 나무 형태의 구조체가 미술관 마당에 여럿 세워져 하나의 숲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MMCA 필름앤비디오는 120여석을 갖춘 영화관으로 미술관 입장료를 내고 들어오면 영화도 즐길 수 있습니다. 아트팹랩은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통한 창의적, 혁신적 창작 공간으로 3D 프린터, 3D 스캐너 등을 활용해 새로운 예술적 체험을 제공해 줍니다. 디지털 도서관에는 미술관 출판물, 현대미술 단행본 등이 소장되어 있고 디지털 아카이브에는 국립현대미술관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는 상설 전시 및 특별 전시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마당을 둘러 싼 서울관은 새로운 건물, 큰 길에서 바로 접하게 되는 옛 기무사 건물, 뒤로는 종친부 건물이 있어 과거와 현대의 조화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종친부는 조선시대 왕실의 가족들을 관리하는 관청으로만 알려져 있지만 역사적으로 그 의미가 작지 않은 기관입니다. 흥선대원군이 아들 고종을 즉위시킨 뒤 외척들의 득세로 약화된 왕권을 강화하고 회복하는 정책의 중추 역할을 종친부가 맡았습니다. 일제강점기에 종친부 건물 앞에 경성의학전문학교 부속병원 건물이 들어섰고, 광복 이후 1971년부터 병원 건물이 국군 기무사령부(당시 국군 보안사령부) 건물이 되었고 1981년 군인들의 테니스장을 짓기 위해 종친부 건물을 갑자기 뜯어내어 인근 정독도서관 구내로 강제 이전시켜 버렸습니다. 종친부는 궁궐들을 제외하면 현재 서울에 남아있는 단 몇 채뿐인 전통 한옥 공공건축물로 중요한 문화유산이기도 한 까닭에 미술관의 건설과 함께 비로소 제 자리로 돌아온 것은 역사도시 서울에서 문화적으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가문화유산인 경복궁과 마주한 국립현대미술관은 12미터 이상으로 지을 수 없다는 조건에 따라 건축 설계 초기부터 존재감을 내뿜는 압도적인 건축물이 아니라 튀지 않고 겸손하게 자리 잡은 미술관으로 기획되었습니다. 지상에선 건물이 작게 나뉜 모습으로 배치되고 소장품을 전시하고 보관하는 미술관의 핵심 공간은 지하로 들어가 아래쪽에서는 거대 공간을 만끽할 수 있으며 위에서는 따로 떨어진 공간을 정원을 거닐 듯 가로지르는 독특한 동선이 생겨났습니다. 이렇게 다른 건물들 사이에 있는 여러 마당들은 그냥 비워놓는 공간이 아니라 야외 전시 공간입니다. 입구 쪽 큰 마당에 대형 파빌리온 작품이 들어서면 순식간에 미술관의 주인공이 되어 사람들을 끌어모으며 진가를 발휘합니다. 서울박스 역시 실내에 있어도 개념은 마당입니다. 민현준 건축가가 설계할 때 생각한 건축 개념은 ‘미술로 완성이 되는 미술관’으로 마당 역시 이런 개념과 이어지는 설계의 주요 부분입니다.
관람객과의 소통을 최우선으로 열린 미술관을 지향하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동시대 한국현대미술을 누구든지 쉽게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입니다.
3. 관리자와의 인터뷰
Q1.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주요 특징은 무엇입니까?
A 마당을 사이에 두고 최신 현대 건물, 옛 기무사 건물, 조선시대 역사적 건물인 종친부, 서로 다른 시대의 다른 유형의 건축물이 공존하는 모습은 우리나라의 역사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또한, 주요 전시장들이 지하에 배치되어 있는 구조이면서도 자연광을 아래로 끌어들여 깊숙한 공간 안에 부드러운 빛이 들어오도록 설계되어 전시 공간이 지하라는 사실도 잊게 만드는 점이 특이점입니다. 미술관은 이제 단순히 전시만 하는 곳이 아니라 복합문화공간으로 영화나 공연을 즐기고 다양한 교육 등이 함께 이루어지는 곳으로 21세기 미래지향적인 미술관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Q2.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대한 관람 안내를 해 주세요.
A 국립현대미술관은 과천관, 서울관, 덕수궁관 총 세 곳이 있습니다. 보통 미술관은 월요일이 휴관일이지만 서울관은 월요일에도 관람을 즐길 수 있도록 개장을 하고 있으며 특히, 수요일과 토요일에는 6시에서 9시까지 무료로 야간 개장을 하고 있어 좀 더 많은 관람객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4. 문화탐방 속에서 ‘으뜸 공간 추천하기’
입구 쪽 마당을 추천합니다. 비어 있는 공간처럼 보이지만 야외 전시관 역할을 하는 미술관의 실질적인 핵심 공간이기도 합니다. 건축가가 의도한 대로 마당은 미술로 완성되는 공간으로 관람객들이 언제든 들어와 쉬고 관람할 수 있는 개방된 공동의 열린 공간입니다.
5. 탐방후기
조선시대 소격서, 종친부, 규장각, 사간원이 있던 자리에 위치한 국립현대박물관은 현대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주변 문화재들과 잘 어우러져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국립현대박물관은 옛 기무사 건물과 종친부를 박물관의 일부로 사용하고 있어 현재와 과거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국의 수준높은 문화를 자랑하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앞으로 국내외 많은 방문객들에게 사랑받는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6. 미술관을 찾아가는 교통편
※ 주소
서울 종로구 삼청로 30(소격동)
※ 지하철
지하철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 광화문 방향(약 14분 소요)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2번 출구에서 삼청로 방향(약 17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