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이승화 학생기자]=어느 덧 가을이 찾아왔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불려진다. 유엔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5년 한국인의 독서량은 192개국 중 166위이며, 성인 10명중 9명은 독서량이 하루 10분도 안 된다. 심지어 성인 4명 중 1명은 1년에 단 한권의 책도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책 대신 인터넷으로 정보를 얻는다고 합리화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된 이유는 바로 스마트폰의 영향이다. 스마트폰으로 SNS나 웹 뉴스를 보게 된 이래,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새 많은 사람들의 ‘읽는 법’이 변화하고 있다. 압도적인 양의 정보가 물밀 듯이 밀려오기 때문에 예전처럼 문자를 쫓기만 하는 방식으로는 그 속도를 따라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대부분의 사람에게 진지하게 읽지 않는, 즉 ‘적당히 읽는’ 습관이 몸에 배어버린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인나미 아쓰시 씨는 서평가이자 프리랜서 작가 겸 편집자, 그리고 주식회사 안비앤스 대표이다. 초등학교 4학년 시절 자전거 뒤에 동생을 태우고 내리막길을 내달리다 난 사고로 3주 동안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99퍼센트 생명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의사의 말에도 불구하고 기적적으로 회생했지만 자신의 머리가 망가졌다는 트라우마에 시달리게 되었고 이후 자신의 읽기 능력에 대해 자신감을 잃었다. 한 페이지를 읽는 데 5분이 걸릴 만큼 지독하게 느리게 책을 읽는 사람이었던 그는 생활 정보, 업무 기술 등을 소개하는 웹 미디어 <라이프해커>의 서평란을 담당하게 되면서 하루 한권을 읽고 서평을 써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다. 매일 ‘읽고 쓰기’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글의 핵심만을 남기고 흘려보내는 독서법을 개발해 느림보 독서에서 벗어나 대량의 책을 재빨리 읽는 비법을 터득했다.
아쓰시 씨는 왜 우리가 그토록 책을 멀리하고 느리게 읽게 되었는지 잘 설명해준다. 느리게 읽는 사람들이 하기 쉬운 착각이 있다. 바로 꼼꼼히 읽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이다. 아무리 정독해도 실제로는 잊어버리는 게 많다는 것이다. 읽는 속도와 이해도, 기억은 전혀 비례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책을 한 번 읽고 내용을 완벽하게 흡수하여 기억해내는 일은 절대 불가능하다. 나도 평소에 책을 느리게 읽는 편이였다. 책을 읽는다고 하면 왠지 토씨 하나 안 빠뜨리고 꼼꼼히 읽어야 읽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에 책 한 권 읽는 데 걸리는 시간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책 한 권 읽는 기간이 늘어나면서 내용의 흐름은 자꾸 끊겨졌다.
책을 펼치면 이 앞장내용은 뭐였더라 하면서 다시 읽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책 한 권 읽는 게 너무 지치고 힘들고 짜증도 났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우리는 음악을 들을 때 한 음 한 음 의식하며 듣지는 않는다. 귀를 통해 들어오는 음을 담아두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흘러들어왔다가 흘러나가게 한다. 하지만 아무리 음악을 흘려 들었더라도 역시 ‘ 기억에 남은 음’은 있기 마련이다. 그런 내가 왜 책을 읽을 때는 한 자 한 자 의식하며 읽었을까. 책을 읽으면서 모든 내용을 다 기억할 수는 없다. 음악을 듣듯이 자연스럽게 흘려 읽으면 마음에 와 닿고 기억하고 싶은 문장은 남기 마련이다. 이런 독서법을 저자는 ‘플로우 리딩’이라고 한다.
책과 어떻게 친해질 수 있을까. 바로 독서를 생활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등산이나 달리기, 그 외의 취미는 습관으로 정착시키는데 성공하면서도, 독서만은 ‘뭔가 특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독서가 생활의 일부가 되지 못한 것이다. 독서뿐 아니라 뭔가를 습관화하는 비결은 매일 같은 시간대에 실행하는 것이다. 독서 리듬을 만들고 싶다면 일단 하루도 거르지 않아야 한다. 독서를 습관화할 때는 시간을 정해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업무 시작 전 10분’ , ‘점심 식사 후 10분’ ‘취침 전 10분’ 등 책 읽을 시간을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 안에서 설정한다. 또한 독서할 장소,상황 등을 정하는 것도 시간을 정하는 것만큼 중요하다. 읽기 전에 커피를 내리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켜두거나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는 등 독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