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이루어진다(Dreams come true)”는 슬로건은 2002한일 월드컵이 우리에게 안겨준 큰 선물이다. 필자는 어렸을 때부터 꿈이 있는 사람은 결코 망하지 않는다는 말을 자주 들어 왔다. 우리나라는 IMF의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하고, 월드컵을 통해 우리는 할 수 있다는 꿈을 키워왔고, 그 꿈이 잘 자라서 지난 10여 년 동안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을 일구어왔다. 이제 18대 새 정부가 들어서서 “꿈과 끼”를 살려주는 교육을 하겠다하니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 꿈이 더욱 튼실히 자라 10년 후, 아니 100년 후의 영광된 조국을 만드는 훌륭한 초석이 되었으면 한다.
최근 진로수업시간에 “나의 꿈 발표회”를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의 반응은 너무나 뜨겁다. 초롱초롱한 눈망울, 자신감 넘치는 얼굴표정, 활기찬 교실분위기… 이것이야 말로 진로가 싹트는 사랑의 교실이었다. 과거에는 발표할 학생을 자원 받으면 서로 안한다고 미루었고, 그래서 수업이 진행이 안 되었던 때도 있었다. 아마 이런 형태의 수업은 엄두도 못 내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자원하는 학생이 많아 선착순을 할 정도로 학생들의 참여도는 높다. 다시 말해, 진로교육으로 인해 교실의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고, 학교가 활발해지고 있다. 한 학생에게 물어보았다. 너는 꿈이 이루어진다고 믿니? 라는 질문에 “잘 모르겠어요.”라고 대답했다.
월드컵의 슬로건처럼 꿈은 이루어진다고 했는데, 왜 학생들은 자신이 없을까? 그런 학생들은 세 가지 유형이 있었다. 첫째는 꿈이 없는 학생, 둘째는 꿈은 있으나 용기가 없는 학생, 셋째로 애매모호한 꿈을 가지고 있는 학생, 즉 꿈이 구체성이 없고 막연한 학생들이었다. 꿈이 없으니 어떻게 꿈이 이루어지겠는가? 진로교사인 필자는 꿈을 갖게 하는 것과 꿈을 실천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자신감을 키워주며,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여 학생들이 더욱 구체적인 꿈을 갖게 만들어 주려고 꿈 발표회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꿈을 결정해야하고, 결정했으면 실천으로 옮겨야한다. 즉, 결정과 실행이 있으면 반드시 꿈은 이루어진다.
그런데 지나친 점수경쟁을 부추기는 우리 교육이 학생들을 꿈에 대한 무능력자로 만들어 왔다. 성적 때문에 꿈을 이룰 수 없다는 학생들이 대다수다. 한국고용정보원 2008년 직업진로지도 통계에 의하면 “성적 때문에 꿈을 이룰 수 없다”고 답한 학생들이 초등학교 27.3%, 중학교 48.7%, 고등학교 60.4%라고 한다. 그렇다면 성적이 낮은 학생들은 꿈을 꿀 자격도 , 이루어질 꿈도 없다는 말인가? 결코 성적이 낮다고 꿈을 이루지 못 하는 것은 아니다. 해외사례는 차치하고 우리나라만 해도 낮은 학력으로 높은 꿈을 이룬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공부를 못하면 성공하지 못한다는 좌절감을 무엇이 부추기고 있는가? 제발 학생들에게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심어주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공부가 싫은 학생들이 꿈을 이루는 방법은 없을까? 자신의 “끼”를 잘 찾아보고, 그 장끼를 살리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끼란 내가 가장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나만의 재능을 말한다. 그런데 재능을 발굴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 재능을 잘 계발해 주어 성공에 이르게 하는 일은 더더욱 어렵다. 그럼에도, 희망이 있는 것은 국가가 나서서 그 끼를 살려주는 교육을 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꿈과 끼를 잘 살려주어 모든 학생들이 행복하고 더 나아가 미래 대한민국이 더욱 행복한 국가가 되었으면 한다. “국민 행복의 시대”는 꿈과 끼를 살려주는 진로교육이 잘 이루어졌을 때 가능하다.
그런데 진로교육의 불모지인 경기도에 진로진학전담부서가 설치되는 것을 지난 호에 적극 환영한바 있다. 그러나 우려했던 대로 도교육청 인사시스템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진로에 대한 경험과 인식이 부족한 분들로 팀이 인선되었다.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과거에 같이 활동했던 무자격교사와 인맥학맥을 동원하여 T/F팀을 꾸렸고, 진로전공자들의 모임인 협의회(약 1,000여명)는 전적으로 배제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히려 인맥학맥을 기준으로 팀을 구성하여 진로교사들 간에 갈등만 조장하고 있어 유감스럽다. 도교육청에 진로전담부서가 신설되었다면, 도교육청은 열린 마음으로 진로전공자인 진로교사들과 상호 협력하여 학생들에게 양질의 진로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하지 않은가? 그리고 부서설치의 목적에 부합한 새로운 진로 로드맵을 만들어야하지 않을까?
진로전담부서가 설치된 후, 시작하는 첫 사업이 “찾아가는 대입설명회”다. 학생들의 꿈과 끼를 살려주는 진로로드맵은 뒷전으로 하고, 당장에 대학입시설명회라니 왠지 모양이 보기에 좋지 않다. 왜 경기도 혁신교육은 대학입시에만 초점을 맞추는지…. 혹시 대학입시만을 진로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아하다. 올해 진로예산은 약 3억 3천에 불과하다. 3억 3천으로 경기도 150만 명 학생들의 진로를 어떻게 한다는 것인가? 물질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다는데, 경기도교육청이 학생들의 “꿈과 끼”를 살려주는 진로교육에 더 많은 예산을 배정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