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김신혁 학생기자]=조선의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고 한양으로 수도를 옮기기로 하며, 조선 시대 왕실에서 가장 먼저 지은 궁궐이다. 궁궐의 이름을 지은 사람은 이성계의 측근인 정도전이며, ‘큰 복을 누리소서’라는 의미다. 또한, 정도전은 근정전, 강녕전, 사정전 등 주요 전각의 이름들을 지었다. 하지만 경복궁은 그리 큰 복을 누리지는 못했다. 왕자의 난 이후 경복궁은 창경궁, 창덕궁 등 다른 궁궐에 밀려 왕이 주로 거처하던 궁궐로 이용하지 않았다. 또한, 임진왜란 때의 화재로 소실되어 흥선대원군 전까지 방치되어 있었고, 일제 강점기에 들어 일본에 의해 근정전과 몇 건물을 제외한 모든 건물이 소실되었다. 현재에 와서 이들 중 주요한 건물을 복원한 것이 지금의 경복궁이다. 비록 어두운 역사가 있었을지라도 조선을 대표하는 가장 상징적인 건물임에는 반박할 수 없다.
2019년 9월 12일, 추석을 맞이해 경복궁 개장시간인 8시에 발맞춰 광화문, 경복궁으로 서둘러 향했다. 많은 사람이 고향으로 내려간 덕분인지,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 것인지, 평소 북적북적해야 할 광화문 거리와 경복궁은 집회 하나 없이 무척 한산했다. 금방 다른 계획이 있었던 관계로, 2시간 동안 주요 건물 위주로 간략하게 둘러보기로 했다.
1호선 종각역 1번 출구로 나와 교보생명빌딩에서 오른쪽으로 꺾으면 광화문 광장을 볼 수 있다. 광화문 광장의 맨 끝에 서서 광화문을 바라보면, 재미있는 구도가 연출된다. 한국사에서 가장 위대한 장군 중 한 명인 이순신 장군의 동상과 가장 위대한 성군으로 일컬어지는 세종대왕의 동상의 일렬로 서서 조선의 심장인 경복궁의 정문인 강화문을 수호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구도가 만들어진다. 광화문을 통해 경복궁을 들어가기 전부터 이미 그 두 분의 동상이 주는 위엄에 압도당했다.
양쪽에 늠름한 해태상이 있는 광화문을 지나면 오른쪽에 자리한 매표소를 통해 표를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추석을 맞이해 추석 연휴 기간에 경복궁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었고, 표를 구매할 필요 없이 쉽게 경복궁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광화문 바로 뒤에 있는 문이 바로 ‘흥례문(興禮門)’이다. ‘예(禮)를 널리 편다’라는 뜻의 흥례문은 원래 ‘홍례문(弘禮門)’이었으나, 청나라 황제의 이름과 한자가 같은 것을 피하려고 흥선대원군이 지금의 이름으로 바꿨다. 이 흥례문을 지나고 다음 문인 근정문을 지나면 나오는 곳이 바로 유명한 경복궁 근정전이다. 근정전은 경복궁의 중심 전각이자 조선 왕실을 상징하는 건축물이며, 역사 속 건물 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건물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역대 국왕의 즉위식, 각종 행사 등이 치러졌다.
근정전 관람을 마친 뒤, 근정전 뒤편에 있는 사정전을 관람했다. 이 또한 정도전이 직접 전각의 이름을 지었다. 이곳은 임금이 평상시에 머물며 정사를 관장했던 곳이다. 임금과 신하의 학문 토론인 경연이 이루어지기도 했고, 수양대군이 계유정난을 일으켜 피바람이 불었던 장소이기도 하다.
그 외에 궁궐 내의 호수인 경회루, 강녕전, 자경전 등 여러 이름이 알려진 전각을 둘러보았다.
경복궁을 관람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자긍심이 아니었을까 싶다. 입장하고 나서 시간이 좀 흐르자 사람들이 점차 들어오기 시작했고, 그 날은 한국인보다 외국인을 더 많이 봤던 날이었다. 지나가던 외국인 관광객 몇몇 분에게 이 궁궐이 어떤 여쭈었더니 돌아오는 대답이 ‘우아하다’, ‘근사하다’, ‘서양의 성과 다른 아름다움이 있다’ 등 대부분 관광객이 호평을 내주었다. 또한, 숱한 악재 속에서도 굳건히 그 자리를 500년간 지키고 있는 경복궁이 대견하기도 했다.
간단하게 둘러보았음에도 2시간이나 걸렸기에 경복궁 전체를 다 둘러보려면 5~6시간은 걸리지 않을까 싶다. 만24세~만65세의 성인은 3,000원에, 그 외 어린이, 청소년, 노인, 국가유공자 등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또한, 국립고궁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이 경복궁 내에 자리하고 있으므로 우리 민족의 문화와 궁궐에 대해 더 자세하게 알고 싶다면 이곳을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