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전쟁의 폐허로 삼천리 방방곡곡이 초토화 되었던 한국전쟁(1950)을 돌이켜 생각해 보니 지금으로부터 불과 63년 전의 일이었다. 63년은 길수도 있지만 전 세계에 유래가 없는 빠른 경제 성장을 일궈낸 대한민국,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지 해내는 우리나라가 참 좋다. 영어교사로서 28년간을 봉직하다가 정부의 시책에 따라 진로진학상담교사(이후 “진로교사”로 약칭)가 되어 학생들의 소질과 적성, 미래의 삶, 진로진학에 대한 상담을 하고 있다.
학생들의 총기어린 눈동자, 무엇인가 깨달음에서 오는 환희의 미소가 교사인 나에게 큰 보람을 느끼게 해준다. 진로수업이 끝나면 마음에 감동을 받은 학생들이 박수를 보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영어교사 시절에는 받아보지 못했던 박수를 진로교사가 되어 받게 되니, 진로교육의 소중함과 절실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먹고살만하고 경제도 성장했으니 삶의 질을 생각하게 되었고, 어떻게 하면 행복한 인생을 살까를 고민할 시점이 된 것 같다. 이런 시점에 대한민국정부가 적절한 시기에 수천억의 예산을 들여 진로교사를 야심차게 배출하였고, 지금 학교 현장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게 해준 정부에게 감사를 드린다. 전국의 중고에 진로교사가 각 1명씩은 배치되어 진로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학교에 다양한 스펙트럼의 교사가 힘을 모아 학생들의 전인적 교육을 돕고 있다. 예를 들어,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보건교사, 생활 상담을 위해 전문상담교사, 수업장학과 개선을 위해 수석교사, 학생들의 영양과 발육을 돕기 위한 영양교사, 학교폭력상담사 등 다양하다. 이제 전년도인 2011학년을 기점으로 한국교육사상 처음으로 진로교사가 배치되어 진로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진로교사가 된 지금 진로의 꽃이 활짝 피어 “꼴찌도 행복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고자하는 마음 간절하다.
학교현장에 배치 된지 1년여 남짓, 아직까지 미비점이 많으나 진로교사들은 현장 적응을 위해 피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진로 캠프, 진로적성상담 품앗이, 입시상담, 각종 입시설명회, 직업적성검사, 학교의 진로교육총괄, 지역과 연계한 직업체험활동 등 수 많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런 열정이 학교현장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교육의 본질을 살펴보면 그 핵심에 진로가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고, 누구에게나 진로의 중요성을 말하면 반대하는 사람이 없다. 필자는 오랜 입시지도를 담당해 왔던 교사이다. 고3 담임 및 고 3부장으로 진학지도에 이골이 나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예전과 달라진 풍속도는 예전에는 명문대 위주의 입시를 학교, 학부모, 학생이 원했다. 즉, 소질과 적성은 무시된 채 명문대학에만 들어가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요즈음은 학부모님과 학생들이 오히려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고려하여 대학에 진학하려고 한다. 한국 사람들의 직업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낮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과거 점수에 맞춰 대학을 정하고 학과를 낮춰서 대학에 들어갔고, 졸업 후에 학과에 따라 적성에 맞지 않는 직업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제는 직업을 먼저 생각하고 학과를 결정한 다음 능력에 맞는 대학을 결정하는 순서로 가야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진로를 결정하기 전 단계에서부터 진로교육을 충실히 받아야 할 것이다.
인재교육이 대한민국의 희망이요 미래이다. 진로를 통한 올바른 인재교육을 실행하는 것만이 21세기 강국 코리아를 만드는 초석이 된다고 본다. 그런데 요즈음 학교는 폭력으로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고, 학생의 자살률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는 국력의 손실이며 비극이다. 또 진로교육이 중요한 것은 행복한 삶과도 직결이 된다. 학생의 소질과 적성 그리고 흥미를 잘 파악하여 직업을 안내하면 학생들이 그 직업에 몰두할 수도 있고 일의 생산성도 높아지고, 직장에서 높은 성취를 이루어 행복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적성에 맞지 않는 직업을 선택하면 직업에 종사하는 동안 불행할 것이고 스트레스로 건강이 나빠질 수도 있다. 이런 삶이 행복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또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총 생산성을 높이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진로교사 1년 동안, 학생들의 수업시간 활동지를 통해 재미있는 많은 정보를 알게 되어 하루하루가 즐겁고 보람 있다. 오랜 교직생활 동안 생각해 보지 못했던 새로운 발견하는 기쁨일 것이다. 과거의 경험과 지금의 경험을 대비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서 더욱 즐거운 것 같다. 이런 현장 경험을 독자들과 같이 나누고자 한다. 진로교육이 잘 되려면 기성세대들의 인식변화도 필요하다. 기성세대의 과거 경험을 미래를 살아갈 학생들에게 강요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많은 스트레스를 준다. 이제 이 지면을 통해 학생들을 잘 이해하고 미래교육의 방향을 알아보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본다. 필자는 본 칼럼이 쌍방향 소통하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이를 통해 내 자녀의 진로교육을 본보와 함께 실행에 옮겨 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본보의 진로교육칼럼 개설은 시대의 흐름을 잘 파악하는 예리함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하며 감사와 찬사를 드린다.
원고초고 작성일 : 2012년 9월 7일 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