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와 쑥 사이에 달팽이가 웅크리고 있었다. 딸기 먹다 죽은 그 달팽이와 무척 닮았다. 한손에 냉이와 쑥을 뿌리채 캐고, 다른 한 손에 달팽이를 태워 집에 데려오니, 그 달팽이 배추잎에 먼 곳 내다보며, 내가 묻는다.
“여긴 어디?”
두리번, 두리번, 안테나를 뽑으며
“거긴 어디?”
길 잃기 보다는 정든 누구를 잃었나?
몇 밤 자고 나면, 배추밭도 정이 들리라.
2018. 4. 9.
시인 장창훈
냉이와 쑥 사이에 달팽이가 웅크리고 있었다. 딸기 먹다 죽은 그 달팽이와 무척 닮았다. 한손에 냉이와 쑥을 뿌리채 캐고, 다른 한 손에 달팽이를 태워 집에 데려오니, 그 달팽이 배추잎에 먼 곳 내다보며, 내가 묻는다.
“여긴 어디?”
두리번, 두리번, 안테나를 뽑으며
“거긴 어디?”
길 잃기 보다는 정든 누구를 잃었나?
몇 밤 자고 나면, 배추밭도 정이 들리라.
2018. 4. 9.
시인 장창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