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교육칼럼]=과학시간에 배운 상식, 기화열(氣化熱)이 있다. 수증기가 되는데 필요한 열량이 기화열이다. 기화열은 540cal/g이다. 물을 1도에서 100도까지 끓이는데 필요한 열량은 100cal/g이다. 기화열은 그것의 5배가 넘는다. 온도가 변하는 것보다 상태가 변하는데 더 큰 에너지가 소요된다. 고체가 액체로 바뀔 때, 액체가 기체로 바뀔 때, 각각 액화열과 기화열이 필요하다.
액체가 기체가 되는데 반드시 열량이 필요하다. 액체가 기체가 된다면, 열량이 반드시 소모된다. 대학교에 입학했다면, 어디선가 등록금과 입학금이 들어와야한다. 대학생이 됐다면, 누군가 등록금과 입학금을 지불한 것이다. 열량 개념은 이러하다.
우리가 추울 때는 모닥불을 피운다. 불은 사람을 따뜻하게 해준다. 상식이다. 더울 때는 어떻게 해야하나? 부채로 바람을 일으킨다. 선풍기를 튼다. 에어콘을 튼다. 자연에서는 바람이 부는 것이다. 바람이 불면, 바람 자체로 시원한 것도 있지만, 물이 증발되면서 주위를 시원하게 해준다. 이것이 기화열 현상이다.
모닥불을 피우면서 나무는 재가 된다. 열기가 공중으로 퍼진다. 그처럼, 물을 뿌리면, 바람에 의해 물이 수증기로 바뀌면서 그 순간 냉기가 주변에 쏵 퍼진다. 사람들은 ‘불의 온기’처럼 볼 수가 없어서, 물뿌림의 냉기를 직접 확인하지 못한다. ‘물뿌림은 곧 냉기’라고 인식하면 된다.
드라마에 보면, 사람이 아플 때 이마에 계속 물수건을 닦아주는 장면이 나온다. 그렇게 닦아준다고 온도가 내려갈까, 생각되겠지만, 물을 닦아주면서 그 물기가 증발될 때 몸속의 열기를 가져가는 것이다. 奪을 생각하면 잊어먹지 않는다. 물이 수증기가 될 때, 열기를 뺏어간다. 열기를 뺏긴 그 지역은 차가워지는 것이다. 과학의 절대법칙이다. 물이 수증기가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라면을 끓일 때도 가스렌즈로 3분 넘게 끓여야 겨우 100도가 된다. 그것의 5배의 열기가 있어야만 물이 수증기로 모두 변화한다. 엄청난 열량이 필요한 것이다.
월명동 운동장에 물을 뿌리면, 먼지가 날리지 않은 것도 있지만, 온도를 낮추는 효과도 있다. 추울 때 모닥불을 피우듯, 더울 때는 물을 뿌려서 냉기를 전달하는 것이다. 물이 나무처럼 사라지면서 냉기를 주변에 전달하는 것으로 인식하면 된다. 물을 뿌렸는데, 그 물이 그대로 있으면 어떻게 될까? 온도는 낮춰지지 않는다.
모닥불을 피웠는데 나무가 불타지 않고 그대로 있으면 어떻게 될까? 그것은 모닥불에 불이 붙지 않았다는 것이다. 불이 붙으면 나무는 불이 타면서 없어진다. 물은 곧 냉기를 위한 나무 장작 개념이다. 더우면 반드시 ‘냉기를 위해’ 물을 뿌리고, 바람을 날려야한다. 물을 뿌리지 않고, 선풍기만 틀면 후덥지근하다. 반면, 물을 뿌리고 선풍기를 틀면 주변 온도가 낮아진다. 모닥불은 따뜻한 온기를 주고, 물뿌림은 차가운 냉기를 준다는 것을 기억하면 방안에서, 운동장에서 보다 시원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운동장에 뿌린 물이 모두 증발되었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겨울에 모닥불을 피우는데 장작이 모두 탔으면 어떻게 해야할까?
두 질문은 같다. 물이 모두 증발되면, 더이상 온도는 내려가지 않고, 다시 더워진다.
모닥불이 꺼지면 추위가 덥치는 것과 같다.
누군가 물을 뿌려야, 그 물이 수증기로 변하면서 주변에 냉기가 전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