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드라마 비평]=봉상필 변호사(이하 봉변)가 활약을 시작했다. 오주 그룹을 대상으로 선전포고를 한다. 기존 법률 드라마와 차별을 이룬 것은 모든 사실관계를 초반부에 드러내고, 사건을 전개한 것이다. 옛날 드라마는 사실관계를 비밀로 숨기고서, 비밀이 들통나지 않는 것을 조바심으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증가시켰다. 이런 방식은 요즘엔 통하지 않는다. 초반부에 사건을 드러내고, 서로의 관계설정을 모두 끝낸 다음에 실제로 초전박살과 같은 흥미진진한 사건을 나타내는 드라마가 인기를 끈다.
봉변이 진짜 형사사건을 맡으려는 이유가 무척 궁금해진 하재이 변호사, 아무리 물어도 봉변은 입이 무겁다. 하변은 봉변이 자신의 속을 꿰뚫고 있어서, 웬지 마음이 뒤숭숭하다. 차문숙 판사를 놓고 서로의 의견이 정반대로 엇갈리는 상황, 하변은 차문숙을 존경하고, 친어머니로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데, 봉변은 차문숙 판사의 진실을 알고 있다. 진실을 알고 있다고 해서 그것을 무작정 말하는 것은 지혜가 아니다. 지혜는 말할 때를 기다려고 말하는 것이다. 라면 물이 끓지도 않았는데, 라면을 넣으면 되겠는가?
차문숙 판사는 안오주 회장을 불러서, 기성의 시장을 맡으라고 점지한다. 차문숙 판사는 비단의 성, 기성의 최고 권력층이며, 누구도 그녀를 건들 수가 없고, 차병호 판사가 세워놓은 절대적인 입지다. 법으로 모든 것을 주무르는데, 법을 쥔 자는 차문숙 판사다. 사람들은 그녀가 가장 공의롭다고 하지만, 정의의 가면을 쓴 야수는 봉상필이 알고 있다. 안오주 회장과 정경유착이 되어 있다. 차문숙 판사는 대법원장의 추천도 멀리하고, 오직 기성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누리면서 살 뿐이다. 요람이자, 무덤이 될 곳.
간혹, 변호사들이 장난을 칠 때가 있다. 특히 검사와 국선 변호사는 서로 결탁되어 있다. 검사의 승률을 올리기 위해 들러리를 서는 국선 변호사들이 많다. 그래서는 안된다. 국선 변호사를 쓰는 이유는 그들의 실력과 신뢰를 믿어서다. 그런데 국선변호사가 그렇게 뒤로 결탁을 한다면 선량한 시민은 어떻게 해야하나? 해당 드라마는 국선 변호사가 아닌데, 오주 그릅 고문변호사가 오히려 뒤로 결탁하고, 감옥에 넣을 것을 몰래 설계하면서 ‘무능의 변호사’로 스스로 낮추고 있으니, 얼마나 무식한가. 더러운 냄새가 풀풀 난다.
적의 적은 동지다. 봉상필은 결코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기회는 찰나에 온다. 그것을 잡아야한다. 놓치면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는다. 오주 그룹에서 짜고 재판을 지려는 상황을 포착, 그것을 알려주니, 수임을 맡게 된다. 수임료는 목숨값이다. 이때 봉상필은 자신의 정체를 공개한다. 다른 드라마는 정체를 숨기고 들어갔는데, 이 드라마는 그렇지 않다. 정체를 처음부터 알려주는 것이 심플하고, 설득력이 강력하다.
차문숙 판사 옆에 비서실장을 하고 있는 남순자, 그녀는 목이 곧다. 딸이 강연희 검사, 강검사가 기성의 법을 움켜쥐는 날을 학수고대하면서 차문숙 판사를 보필하는데, 차문숙 판사는 남순자의 교만이 눈에 점점 거슬른다. “내가 마음을 보인 사람이 내게 제일 불리하다는 것을 알아야해.” 냉냉하게 목소리를 낮춰서 말하면, 남순자는 벌벌 긴다. 목숨줄을 잡고 있는 차문숙인 것을 알기 때문이다.
“변호사는 편견과 싸우는 직업이다”
– 하재이 변호사
이 드라마에서 매력적인 문장이 하나 나왔다. 변호사의 정의다. 변호사는 ‘편견’과 싸우는 직업이다. 변호사가 남들 생각하듯 똑같이 생각하고, 사람의 지갑에만 관심을 갖는다면, 그것은 변호사가 아니고, 장사치다. 돈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변호사의 본업은 정의실현이며, 의뢰인 보호이다. 그것을 망각하면 절대로 안된다.
안오주가 시장을 살해한 근본 이유가 무엇일까? 봉상필은 그것이 정말로 궁금했다. 비로소 알게 됐다. 바로 골든시티 때문이다. 골든시티 재개발 정책을 이시장이 반대하니, 제거한 것이다. 재개발 정책으로 인한 막대한 수익금 산출은 결국 차문숙에게도 상납되지, 차문숙 판사도 적극 지지하는 것이다. 법의 가면을 쓰고 돈을 따라 사는 권력자들의 비리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