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만찬과 선악과 사건
“자유 대신 빵을 달라”는 요청은 인류역사속 모든 백성의 궁극적 희망이었다. 그 백성속에 나도 있고, 주님도 계셨다. 식사문제 해결은 복음서 곳곳에 등장한다. 예수님의 40일 금식기도는 그렇게 먹을 것이 없었다는 뜻이다. 제자들도 배가 고프니까 밀이삭을 비벼 먹다가 바리새인의 공격을 받았다. 굶는 날이 많았던 예수님의 제자 공동체였다. 간혹 잔치를 열어서 “부페식 식사”를 많이 하셨다.
언젠가 교회설교 본문말씀이 “오병이어”였다. 아주 옛날에는 예수님의 놀라운 기적 사건으로, 30년동안에는 말씀의 은유적 해석으로, 얼마전에는 “성만찬의 예표로서” 배웠다. 성만찬의 예표로서 오병이어 사건을 풀이하신 그 성경강론은 “주님의 구원사역”을 내게 분명히 보이셨다. 모르면, 지구가 네모지다고 믿고 죽듯이 십자가 구원을 오해하고 반대한다. 지구가 둥글다고 믿으면 수평선으로 향하듯, 십자가의 깊은 영성을 발견하므로 그 길로 나아간다. 내가 새롭게 발견한 십자가 복음이 이것이다. 2천년전에 예수님이 천국까지 닦은 생명의 터널길!!
예수님은 먹는 것을 놓고 금지한 것이 없다. 모든 것을 먹도록 허락했고, 환대받는 식사초대도 적극 권장했다. 예수님 스스로 세리의 식사초대, 바리새인의 식사초대, 삭개오의 식사초대, 빈 들에서 도시락 식사 등등 먹는 문제를 주어진 여건에서 최대한 해결했다. 모든 것을 먹게 했으나 먹을 것이 없었던 예수님의 제자 공동체였다. 단지, 바리새인의 누룩은 극히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마치, 에덴동산에는 먹을 거리가 풍족했고, 오직 선악과만 따먹지 못하게 경고했는데, 뱀이 꼬이듯 바리새인이 꼬인 것이다.
“주님은 당신의 살과 피까지 우리에게 주시려고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성만찬의 식탁을 차려주셨습니다. 그의 살이 영원한 빵이 되고, 그의 피가 거룩한 포도주가 되어서 생명을 얻게하는 성만찬의 식사를 허락하셨습니다. 이것이 생명의 식사입니다. 아담과 하와는 뱀이 초대한 식사에서 선악과를 먹고, 독버섯을 먹은 것처럼 생명이 죽었습니다. 주님의 식사에서는 제자들이 눈을 뜨고 주님을 알아봤다면, 아담과 하와는 선악과를 먹고 자신의 벌거벗음을 발견했습니다” (설교말씀 요약노트)
성만찬은 생명의 식사, 선악과 사건은 죽음의 식사였다.
예수님의 말씀, 예수님의 사역을 통해서 구원의 깊은 비밀을 깨닫는 것은 성령의 도우심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성령이 도우시면 비로소 들린다. 성령이 돕지 않으면 십자가의 뜻을 발견하지 못한다. 베드로를 중심해서 제자 공동체는 ‘죽는 그리스도’를 ‘혁명의 실패’로 간주했다. 그래서 베드로는 예수님의 십자가 길을 반대했고, 야고보와 요한은 예루살렘 입성시 국무총리 자리를 놓고 예수님께 청탁까지 했다. ‘죽는 그리스도의 구원 사역’을 전혀 몰랐던 것이다. 주님은 오병이어 기적을 통해서 당시 모였던 5천명의 배고픔을 해결하셨고,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인류구원의 식탁에서 2천년간 ‘명품 요리’가 되셨다. 신앙의 배고픔은 주님의 십자가를 통해서 영원히 해결된 것이다. 그래서 성만찬은 생명의 식사다.
목사님이 물었다.
“예수님의 3대 사역은 preaching, teaching, healing으로 구원의 선포, 말씀 가르침, 병고침과 죄사함입니다. 이러한 모든 사역은 어디로 귀결될까요?”
뒤쪽 어딘가에서 답이 나왔다.
주방!!
주방(廚房)은 부엌을 말한다. 식탁의 요리가 나오기까지 주님은 영원한 주방장이 되셔서 십자가에서 당신의 살과 피로서 음식을 만드셨다. 2천년동안 인류는 그 음식을 공급받으면서, 날마다 생명의 양식을 먹는다. 빈 들판의 오병이어 기적이 지금까지 이어진다. 오, 나의 그리스도 요리사, 예수님.
한번은 목사님이 나를 불렀다. 아무래도 십자가 복음에서 아직 약한 나에게 성경의 살과 피를 공급하기 위함이었다. 접시에 살짝 익은 고구마 2개가 놓여있었다. 오병이어(五餠二魚)처럼 고구마 2개가 있었다. 목사님은 고구마 1개를 들어서 살포시 쪼개시고, 나에게 나머지 1개를 권유했다. 그리고, 30분 가량 인생이 살아갈 길에 대해, 주님이 살아가신 길에 대해서, 목사님이 걸어온 삶에 대해, 고구마 껍질 벗기듯 알려주셨다. 잠시후, 따뜻한 음료가 나왔다. 그날의 성만찬은 고구마였다. 일상속에서 조금만 관심을 갖고, 주님과 함께 식사를 하면, 순대국도 오병이어요, 성만찬이다.
그날 목사님이 내게 조언했다.
“이렇게 고구마를 먹으면서, 성경에 대해, 주님에 대해, 십자가에 대해, 우리가 가야할 신앙의 본질에 대해 함께 대화하고, 신앙의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바로 주님이 위임하신 식탁사역의 핵심입니다. 일상속에서도 꼭 실천하므로 인격적 신앙인이 되길 바래요”
그 말이 내게 오랫동안 여운으로 감돈다.
[누가복음 24:30]
저희와 함께 음식 잡수실 때에 떡을 가지사 축사하시고 떼어 저희에게 주시매 저희 눈이 밝아져 그인줄 알아 보더니 예수는 저희에게 보이지 아니하시는지라
[누가복음 9:16] 예수께서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사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고 떼어 제자들에게 주어 무리에게 나누어 주게 하시니
[창세기 3:4]
4.뱀이 여자에게 이르되 너희가 결코 죽지 아니하리라
5.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이 밝아 하나님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줄을 하나님이 아심이니라
6.여자가 그 나무를 본즉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만큼 탐스럽기도 한 나무인지라 여자가 그 실과를 따먹고 자기와 함께한 남편에게도 주매 그도 먹은지라
7.이에 그들의 눈이 밝아 자기들의 몸이 벗은 줄을 알고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치마를 하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