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습관적으로 받아쓰기를 한다. 주일설교 말씀도 그렇고, 간혹 노트가 없을 때 행사장에서 일회용 컵에 메모를 한다. 메모해서, 집에 오면 그것이 글로 변환된다. 나의 작은 멍에는 메모다.
5개월째, 5년째, 나는 주일설교를 노트에 적어서, 글로 변환하고 있다. 지난 5년동안 그렇게 신앙칼럼을 썼고, 지난 5개월동안 또한 그러했다. 주일설교를 듣고 집에 돌아오면, 나는 노트를 꺼내서 되새김질을 한다. 그렇게 하고나면, 말씀이 새롭게 각인된다. 모두 주옥같은 설교말씀이다. 벌써 3권 분량의 설교말씀(십자가 복음)을 듣고, 수시로 꺼내서 읽어본다.
나는 성경구절에서 창세기 1장 2절이 가장 좋고, 복음서 곳곳에서 “한적한 곳에서 기도하셨다”는 기록이 마음에 와 닿는다. 광풍과 공허와 흑암이 깊은 곳에서 고요의 적막함으로 기도하시는 예수님이다. 아무도 찾지 않는 쓸쓸한 곳에 기도하는 주님이 계신다. 주일예배를 마치고, 나의 책상은 한적하다. 필기한 노트를 꺼내서, 한줄 한줄 꼼꼼히 읽어본다. 나의 노트에 기록된 단어와 문장은 ‘설교의 말씀’으로 다시 울려 퍼진다. 이러한 멍에가 내게 있어서, 즐겁고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