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크리스천에게 못박히다’를 읽고 있다. 살다보니, 이런 책도 있구나. 십자가를 놓고, 이렇게 해석하는 책도 있구나. 교리로 알던 십자가는 사라지고, 살아있는 십자가에 메달리는 느낌? ‘십자가’라는 3음절에 나는 그동안 속았었다. “십자가”는 언어로 표현될 수 없고, 내 인생가운데 수백번, 수천번, 십자가의 사건이 지나갔지만, 나는 구경꾼처럼, 옷을 나누는 로마병정처럼, 치욕을 저주로 맞서는 좌측강도처럼, 그렇게 살았던 것 같다. 십자가에 못박힌 적이 없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십자가 군병은 ‘십자가에 메달린 죄수’이지, 로마 병정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왜 십자가를 들고, ‘성공의 승리’를 원할까? 실패와 저주와 치욕과 불명예와 찔림과 채찍과 부당함과 상처의 십자가를 거부했을까? 나는 예수님이 가신 그 길, ‘정관사 THE’가 붙은 바로 그 길을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