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세프 대통령 탄핵(彈劾)
300만명 시민들이 거리로 몰려 나왔다. 2억명의 인구중에서 300만명이니, 우리나라로 말하면 100만명의 시위대가 서울을 점령했다고 봐야한다. 촛불잔치로 위기에 몰렸던 이명박 정권퇴진과 거의 비슷한 형국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경제부흥을 위해서 선출되었으나, 결국 경제를 망친 대통령으로 낙인 찍히는 오점을 남겼다.
호세프 여성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현재 브라질 경제는 최악의 상태이며, 호세프 대통령은 탄핵의 위기에 몰렸고, 하원의원과 상원의원의 재적의원 2/3 찬성으로 탄핵안이 가결된다. 탄핵을 위한 특위위원회가 꾸려졌고, 모든 정국은 ‘호세프’를 지목하고 있다.
우리의 역사로 보자면, 최영 장군과 우왕은 가장 어리석은 요동정벌(遼東征伐) 전쟁선포를 했고, 이로 인해서 백성들의 경제는 최악에 이르렀으며, 민심은 정부를 배반하면서 군권을 잡고 있던 이성계의 반역(反逆)에 명분을 준 것이다. 권력은 잡은 자의 소유물이 아니다. 오직 백성을 위한 헌신과 희생을 감당하는 자들의 면류관이다.
대통령(大統領)은 용어로 보자면, 왕권(王權)을 대신한다. 그러나, 왕권과는 완전히 다르다. 육룡이 나르샤에서도 정도전이 추구했던 왕은 단지 행정부 수반으로서 권한 행사이다. 하늘의 태양이 존재하지만, 살아가는 것은 만물이듯이 ‘왕’은 ‘신하들과 함께 논쟁하고 의논하는 존재’로서 역할이 축소된다. 민주주의 제도에서 왕은 대통령이며, 모든 백성의 심부름꾼이다. 왕권통치시절에는 왕이 백성을 다스렸다면, 민주주의 제도에서는 백성이 백성을 다스리며, 백성이 합의로서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에 불과하다. 백성은 언제든 대통령을 변경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대통령(大統領)은 크게 통치(統治)하는 명령권자인데, 엄밀히 말하자면 대통령은 ‘상징성’이다. 백성전체가 곧 ‘대통령’이다. 백성의 민심을 떠난 대통령의 권한 행사는 결국 민심을 잃게 되고, 여론추락은 결국 정권의 몰락(沒落)을 동반(同伴)한다.
탄핵(彈劾)은 탄환과 멧돼지를 말한다. 탄환으로 멧돼지를 쏴는 것이 아니다. 멧돼지는 ‘산돼지’를 말하고, 그것을 잡아서 기르다보니 집돼지가 된 것이다. 돼지는 살이 포동포동하고, 흙을 막 파는 성질이 있으며, 저돌적(猪突的)으로 돌진하는 기질이 있다. 탄핵이 그러하다.
彈은 총탄이다. 활(弓)과 그물(單)을 합쳐놓은 글자로서, 적을 사로잡는 무기이다. 총(銃)과 탄환(彈丸)은 하나의 짝이다. 彈은 곧 무기를 의미한다. 핵(劾)은 돼지 해(亥)와 힘 력(力)의 합성으로, 돼지의 힘은 곧 파헤치기이다. 탄핵소추권(彈劾訴追權)이 바로 탄핵이다. 탄핵은 한마디로 대통령을 향해서 법률로서 총알을 쏴는 것이다. 국회는 입법부이고, 정부는 행정부이다. 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이 입법부를 무시하고 법을 위반하는 행정을 할 경우, 탄핵의 대상이 된다.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현재 법률위반혐의로서 탄핵조사를 받고 있다.
# 룰라 전 대통령 비리(非理)
브라질 노동자당의 수장으로서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퇴임(退任) 당시 83%의 지지율(支持率)을 유지(維持)했다. 그러나, 국영 에너지 회사인 페트로브로스의 고위직 인사 임명과 관련해 룰라 전 대통령이 직접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경찰이 수사(搜査)에 착수(着手), 결정적 증거가 확보된 상태다.
가장 부패한 권력형 비리다. 왜 그러했을까? 노동자로서 최고의 지위에 오른 그 명예(名譽)는 전설적 영웅으로 추앙(推仰)받을 수 있었을 것인데, 결단코 영웅의 길을 버리고 돈세탁으로 얼룩진 부패 정치인으로 추락하고 말았으니, 참으로 애석(哀惜)한 일이다.
비리(非理)는 이치가 아닌 것이다. 理는 옥구슬의 표면이 매끄럽게 다듬어진 상태이다. 옥구슬은 계속 매만지면서 둥글게 만들어진다. 그처럼 인생들이 살아가는 문명과 제도는 둥글게 계속 다듬어진다. 민심도 그러하고, 국가도 그러하고, 모든 풍습도 그러하다. 삶과 풍습과 문화는 하나의 옥구슬과 비슷하다. 비리는 곧 이러한 순리에 어긋난 모든 것이다. 가장 큰 비리(非理)는 돈, 여자이다. 룰라 전 대통령은 돈과 관련해 부패혐의를 받고 있다.
그런데, 모든 경찰과 검찰과 판사가 그를 지목했는데, 이때 호세프 대통령은 멘토로 삼는 룰라 전 대통령을 수석장관으로 임명했다. 수석장관으로 임명받으면 경찰수사로부터 면책특권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법과는 사뭇 다르다. 우리나라는 국회의원은 면책특권을 받지만 각료의 면책특권은 없다. 브라질은 각료(閣僚)에 대해 지방경찰과 지방법원으로부터 수사를 면할 수 있는 혜택을 받고 있다. 이것 때문에 브라질 민심이 더 성질이 났다. 자신의 부패를 막기 위해서 수석장관을 맡은 룰라 전 대통령의 최후가 과연 어찌 될지, 참으로 암울(暗鬱)하다.
현직 대통령과 현직 대통령을 만들어준 멘토로서 룰라 전 대통령이 동시에 위기에 몰린 이번 사태는 민심을 반영하는 부패권력 척결(剔抉)의 의의가 있다.
비리(非理)는 순리(順理)의 반대말이다. 가장 높은 정점(頂點)에 올랐을 때 겸허히 수용(受容)하는 것이 좋다. 정도를 넘어서면 넘어진다. 룰라 전 대통령은 사람으로서 모든 것을 이룬 인물인데, 그 정도에서 멈췄다면 자신의 명성이 무너질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국민적 추앙을 받은 인물이 어찌 이렇게 몰락(沒落)하게 되었는지 참으로 안타깝다.
결국, 이 사회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업적을 남겼느냐, 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인격과 품성과 양심의 건축물을 위해서 어떻게 살았느냐이다. 늘상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것, 그것이야말로 자신을 영웅으로 영원히 유지하게 하는 것이다.
# 모루 판사의 결단
룰라 전 대통령의 비리 수사를 책임진 판사는 모루이다. 브라질의 정치 시스템은 참으로 독특한 것 같다. 판사의 사법권이 상당히 독립적인 듯 하다. 판사가 판결만 하지 않고 수사까지 맡는다는 뉴스를 보면서 우리나라 사법체계와 상당히 다르면서, 사법권의 독립성이 보호받는 부분이 많다는 생각도 든다. 여하튼, 모루 판사는 룰라 전 대통령의 범죄행위를 거의 입증하고, 이제 기소를 해서 판결을 받는 과정을 남겨놓은 듯 하다. 이때 룰라 전 대통령이 수석장관으로 임명된 것이다. 닭쫓던 개신세가 되버린 모루판사의 입장은 완전히 낙동강 오리알의 위치가 될 수도 있다.
만약, 이번 사태가 기간을 끌면 국민들은 자신들의 생활이 당장 급하기 때문에 ‘정의’(正義)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정의는 무엇인가? 이런 소리도 배가 고플 때나 통한다. 배가 고프지 않고 평온한 삶이 유지되면 그것이 정의다. 평화가 정의인 것이다. 브라질은 지금 매우 흉흉하다. 그러니 백성들은 돌파구를 찾아야하고, 그때 권력형 비리가 발각(發覺)된 것이다.
모루 판사는 자신의 모든 직(職)을 내걸고서 이번 사태의 본질을 파헤친 것 같다. 판사의 운명이 걸린 사건이며, 브라질의 미래 운명을 결정짓는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 비리가 있는 권력은 결국 파리떼가 들끓기 마련이다. 아무리 정의롭다고 하는 권력도 한번 썩기 시작하면 겉잡을 수 없다. 브라질의 권력이 얼마나 추악(醜惡)한 모습인지, 범죄행위를 가리기 위해서 수석장관을 맡을 정도이니, 이 정도면 이미 명운이 다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수석장관(首席長官)은 장관의 머리에 해당된다. 이미 범죄가 입증된 인물이 바로 룰라 전 대통령인데, 머리통이 되었으니 그 권력은 이미 범죄권력이 된 것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연방대법원도 룰라의 수석장관 임명에 대해서 효력정지 판결을 내려버렸다. 호세프 대통령은 탄핵소추 조사중이고, 룰라 전 대통령은 범죄자로 수사를 받다가 수석장관이 되었으나 장관직 효력정지결정이 내려졌고, 이제 호세프 대통령의 결단만 남았다. 과연 백성의 민심을 무엇으로 추수릴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