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드라마 비평]=또 오해영 드라마에서는 3커플의 이야기가 나온다. 박도경-오해영, 박수경-이진상, 박훈-유안나 커플이다. 3커플은 그 색깔이 완전히 다르다. 박도경과 오해영은 결혼직전 파혼을 당하고, 과거에 연연하지 않는 그런 스타일이다. 지금 내가 만나는 이 사람이 너무나 좋고 행복하다. 박수경과 이진상 커플에서 박수경은 과거에 얽매인 사랑을 한다. 지고지순한 사랑인데도 겉으로는 앙탈이 심하게 보인다. 박훈-유안나 커플은 자유분방하지만 생각과 개념이 불필요하다. 언제든 갈아탈 수는 있는데 지금 현재 가장 안정적인 커플이다. 또 오해영 드라마의 주인공은 박도경과 그냥 오해영이다.
기습키스는 모든 상황을 헝클어놨다. 사랑의 인감도장과 같은 그 10초의 격렬한 벽치기 기습키스, 그런데 무슨 생각인지 박도경은 첫키스이후 사라져버렸다. 그 마음을 도무지 알수가 없으니, 오해영은 심리적 갈등을 일으킨다. 갈등의 표현은 2가지다. 핸드폰과 이불이다. 보기에도 깨끗한 이불을 마당에 꺼내서 발로 짓밟으면서 박도경을 생각하고, 핸드폰을 보면서 절대로 먼저 전화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쉬워 보일 수 있으니까….. 기다리는 전화는 안오고 한태진에게만 전화가 온다. 밥먹자고!!!
박도경이 갈등을 일으키는 이유는 사랑과 죽음의 경계선 때문이다. 박도경은 분명 오해영을 사랑한다. 그런데, 자신도 모르게 보여지는 온갖 환상들, 그리고 자신에 대한 미래의 암시적 사건, 하늘을 쳐다보면서 피를 흘리는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 이해되지 않고 혹여나 오해영 때문에 엮인 운명의 수레바퀴라면, 자신은 피하고싶다는 마음이 든다. 왜 우린 엮였을까?
정신분석학적으로 정신과 의사의 소견은 “마음은 시간을 초월한다. 그래서 시간의 개념이 없는 것과 같다. 육신은 시간을 따라 가지만 마음은 시간의 구속이 없으므로 미래와 현재와 과거는 동일한 평면이며, 어느 시점이든 그것을 보여줄 수 있다”이다. 하늘을 쳐다보면서 과거를 회상했던 장면들이 바로 오해영에 대한 것이다. 박도경이 마지막으로 본 모습은 자신에 대한 미래환영이라는 것. 죽음을 앞둔 영적 능력자의 현실도피가 시작된 것이다. 과연 박도경은 죽음을 피할 수 있을까?
심리적 갈등을 해소하는 요소로 박도경의 아버지가 등장한다. 박도경의 아버지는 도경과 함께 산에 음향촬영을 하러 갔다가 사고를 당했다. 녹음장비를 절벽에 설치했는데 바람이 불어서 장비가 떨어졌고 그것을 잡으려다가 불상사를 당한 것이다. 도경은 너무 어려서 아버지를 살리려고 엄청난 노력을 했다는데…. 전화기가 없었을까? 전화기 사용을 할줄 몰랐다는 것이 이해가 되질 않는다. 아버지를 끌어서 자동차까지 밀어다가 자동차를 밀면서 갔다는 그런 내용인데, 전화기가 없었다는 그런 설정의 복선이 없으니 이해가 되질 않는다.
“소리는 사라져. 사라지는 것은 소중한 것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단다” – 박도경 아버지
아버지가 사라질 줄은 전혀 몰랐다. 박도경의 아버지가 죽은 그 사건은 인생의 가장 큰 절벽이 되었고, 도경이 마음을 닫고 자신에게 갇힌 충격이었다. 산에서 바위가 굴러떨어질 정도의 파괴력이 가슴을 쳤다. 그 고통스런 추억을 다시 들추어내야하는 도경으로서는, 자신이 애닯게 사랑하는 그냥 오해영이 사라질까봐, 자신의 죽음이 아무리 무섭다고해도 그 사랑이 사라질까봐, 자기암시의 환영이 설령 맞든 틀리든 그 사랑을 잃고 싶지 않아서 갈등을 극복하고 전화를 한다.
“와줘. 보고싶어” – 박도경
이 한마디에 모든 것을 풀어버린 그냥 오해영, 그녀는 쉬운 여자였다. 쉬워지는 여자이다. 이제 박도경과 완전히 마음으로 만난 그냐 오해영은 이번 기회를 완전히 잡기로 작정한다. 언제부터 박도경은 그냥 오해영이 좋아지기 시작했을까? 그것은 오해영이 반장선거에서 1표가 자기가 썼다는 것을 말한 때부터다. 쪽팔리는 것을 쪽팔리다고 말할 수 있는 그 자신감에 박도경은 오해영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박도경의 어머니가 삼겹살을 구우면서 고기를 얹어줄 때, 그때 마음이 너무 행복했다.
사랑을 위해서 자신의 목숨도 두렵지 않을 수 있을까? 영적 초월자로서 자신의 미래를 미리 보게된다는 이 숙명론과 같은 운명의 수레바퀴에 맞물린 박도경이 그냥 오해영과 사랑을 끝까지 가기로 작정했으니, 사랑의 운명이 어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