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드라마 비평, 괜찮아 사랑이야]=갈등은 장재열 작가와 지해수 의사 사이에 불꽃처럼 튀었다. 와인을 위로주로 마시자는 장재열 작가에게 와인을 있는 그대로 뿌리자, 장재열 작가도 그대로 복수한다. 옷을 갈아입는, 거꾸로 잠옷을 입은, 지해수는 비상벨을 울리고, 모든 멤버가 모였다. 다수결 원칙에 따라서 모두가 거수하면 규칙이 실현된다. 장재열 작가가 나가는 것으로 모두 동의, 장재열 작가는 OK 동의, 여기서 반전이다. 나가는 대신에, 집 빼세요. 그러니까 전세로 사는 사람들이 나가야하는 상황이다.
노희경 작가의 줄거리 전개흐름은 이렇게 파도가 출렁출렁 거리듯 반전에 반전을 주고 있다. 어쩌면 이렇게 맛깔스러울 수가 있을까? 이런 내용은 도대체 어디서 샘솟는 것일까? 무지 궁금하다. 재료가 있어야 요리를 할텐데 어느 시장에서 이야기의 재료를 얻을까? 드라마, 일상생활, 신문??? 친구???
장면전환, 최호 PD가 비를 홀짝 맞으면서 문을 두드린다. 애절한 마음, 간절한 마음, 남자의 지고지순한 그런 사랑을 비와 함께 표현, 300일을 참으면서 오직 그날만을 기다린 최호 PD, 잠자리를 하지 않으면서 여기저기 그냥 놀러만 다닌 그 고통, 키스는 되는데 섹스는 안된다는 그 황당함에 항의하는 최호 PD, 지해수는 “나는 평생 기다릴 수도 있다”라고 잘라 말한다. 마지막 작별통고, 우산은 땅에 처박히고…. 방에 들어오자, 모든 것을 지켜봤던 장재열 작가는 자기의 수건 3장을 문밖에 놓고서 애정을 표현한다.
다음날, 생각지도 않게 장재열 작가는 일찍 일어나서 ‘볶음밥’으로 동거하는 멤버들에게 마음을 표현하는데,,,,, 지해수만 아직 뾰루퉁한다. 나머지는 그대로 살게 해달라는 눈빛,,,,, 장재열 작가는 “마지막 이별의 아침밥이니, 드시고 나가주세요”라고 하니, 모두 황당, 장재열 작가는 절대로 안지는 스타일, 지해수 의사가 고자세로 나오면 자신도 고자세다.
고양이 목에 누가 방울을 달까? 쫓겨날 판국에 지해수, 조동민, 박수광이 가위바위보로 결정하고, 지해수가 걸렸다. 문을 똑똑똑 두드리는데….. 사과해본 적이 없는 지해수에게 ‘긴다는 것’은 천성이 아니다. 결국, ‘성기 그리는 환자’에 대한 문제점의 자문을 구하는데……. 대답은 너무 간단하다. “왜요? 그림일 뿐인데?? 그게 어때서요?”
지해수는 본인의 의식이 잘못된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성기를 그린 것 뿐이다. 그건 그림일 뿐이다. 뭐가 문젠가? 문제라고 생각한 것이 더 큰 문제였다. 생각을 바꾸니 문제가 뭔지 정확히 보였다. 환자를 이해하지 않았던 그것, 환자를 문제시 했던 그것이 문제였다. 성기를 그리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왜 그러한 그림을 그리도록 했는지, 그것을 알아가는데 마음의 문을 열었더니, 환자가 문을 열었다. 추리소설 작가로만 알려진 장재열이 알고보면 사람의 심리를 정확히 꿰뚫어보는 전문가였다.
“저녁에 술 한잔 어때?” – 지해수가 보낸 카톡 문자, 장재열에게
아침에는 공동 식사, 저녁에는 공동 술파티를 하면서 3회에서 4명의 서로 다른 인물들이 하나의 공통점을 갖게 된다. 아직 어떤 본질의 갈등은 표면화되지 않았다. 지해수의 어린 시절은 조금씩 조금씩 환자를 통해서 나타난다. 성기를 그리는 환자, 자신을 학대하는 성전환 수술 환자를 통해서 지해수의 문제점이 치유되고 있다. 간접화법을 통해서 노희경 작가는 지해수가 환자를 치료하는 것 같지만, 지해수의 문제가 사실은 그 환자와 동일한 마음의 문제임을 말하는 듯 하다.
술마시다가, 박수광의 ‘폰번호 따기’가 딱 걸렸다. 바로 시비(是非)가 붙었는데, 뚜렛 증후군에 걸린 박수광은 호흡이 가빠지면서 이상한 틱증상을 보이고, 장애인처럼 발작을 일으킨다. 조동민과 지해수는 박수광을 진정시키려고 손과 발을 동동 구르는데…. 낯선 자들은 장애인 취급하면서 폭력을 행사한다. 장재열이 주먹을 쓰면서 한방에 날리고, 곧장 튄다. 경찰이 떴다고 해서 이로울 것은 없다. 장재열이 유명인이라서 그렇다. 도망치다보니 어느새 장재열의 원래 집까지 와버렸다.
60분의 그 짧은 시간속에 이렇게 완벽한 스토리 전개를 진행할 수 있을까? 지해수의 방문앞에서 와인을 서로 엎지르던 그들이, 마지막 장면에서는 장재열의 방에서 기습키스를 나누면서 끝낫다. 물론 와인을 엎지르듯 4회에서 지해수의 뺨때리기로 시작되겠지만, 서로가 매우 가까워지는 심리변화가 엿보인다. 장재열 작가가 방송에서 “마음의 병은 감기처럼 온다”는 말이 마음에 와 닿는다. 감기 걸리듯 감정도 감기에 걸리는 것이다. 그때마다 사랑으로 치료하면 된다. 감기약 먹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