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고 대변혁(사회통합전형 50%까지)
[서울교육방송 장창훈 기자]=서울교육청 조희연 교육감은 서울국제고등학교의 신입생 선발기준에 ‘혁명적 수술’을 진행했다. 사회통합전형 선발 확대실이다. 기존 20%에서 현재 30%로 확대하면서,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서울국제고등학교 입학기회를 부여했다. 장학금 혜택은 각 지자체의 후원 및 민간단체(환경재단 등)의 협력으로 진행된다. 환경재단은 사회통합전형으로 선발될 학생들에게 장학금 지원에 함께 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로 인해 서울국제고등학교는 교육불평등으로 문제시되는 사회적 문제가 학교안에 흡수되면서, 교육갈등은 불가피하겠지만, 훗날 한국의 미래교육에 있어서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될 예정이다. 조희연 교육감은 “정의로운 차등”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면서, 영국의 귀족학교 이튼스쿨(Eton School)을 모델로 제시하면서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교육 복지 실현을 해야한다는 명문을 제시했다.
그러나, 교육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찬물과 뜨거운 물을 섞으면 따뜻한 온수(溫水)가 되겠지만, 교육격차가 심한 학생들을 함께 섞게 되면 교육수준 차등으로 인해, 학교 내에서 결국 교육분리 정책이 실시될 위험성이 높고, 저소득층 학생들의 장학금 지원에도 불구하고, 교육격차로 인한 학교 부적응이 새로운 사회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조희연 교육감의 정책이 서울국제고에 정착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기가 필요해 보인다. 게다가 장학금 재원마련도 상당히 부족한 상태이며, 1인당 30만원이 장학금으로 지원된다고 하더라도 학교안에서 소요되는 다양한 비용(학원비 포함)은 자력해결을 해야하므로, 일반학생들과 저소득층 학생들의 격차간극은 더 벌어질 확률이 높아진다.
서울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은 ‘서울국제고등학교 사회통합전형 선발 대폭 확대 계획’을 수립하고, 2018학년도 신입생 선발(현 중2학년 학생 대상, 2017년 전형요강 승인)부터 사회통합전형 선발 비율 확대를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서울국제고등학교의 사회통합전형 선발 확대 계획’의 핵심 내용은 사회통합전형 선발의 비율을 현재 20%(30명)에서 2018학년도 입학생부터는 30%(45명)로 확대하여 선발하고, 그 후 운영결과를 검토, 평가한 후 최종적으로 2022학년도에는 50%(75명)까지 확대 선발한다는 것이다.
확대된 사회통합전형의 인원 중 일정 인원은 ‘서울지역기회균등전형’을 도입하여 다음과 같이 선발한다. ‘서울지역기회균등전형’은 서울의 각 자치구 별로 저소득층 학생 중 기회균등전형으로 선발할 인원을 배정하고, 경제적으로 어렵지만 학업능력이 우수한 인재를 선발한다. 2018학년도 45명(30%)으로 확대하여 모집할 때는 서울시 자치구별 1명씩 총 25명을 선발하고, 최종적으로 2022학년도 75명(50%)으로 확대할 때는 서울시 자치구별 2명씩 총 5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서울지역기회균등전형’으로 선발된 저소득층 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생활지원 장학금’ 및 ‘기타 경제적 후원’을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먼저,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시 25개 구청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이를 토대로 서울국제고에 입학한 지역 내 학생들에게 생활지원 장학금을 지원한다. 현재 구로구, 금천구, 도봉구, 성북구, 은평구, 노원구, 동대문구, 강북구와 합의하였고 다른 구청도 협의를 통해 참여를 유도할 예정이다.
환경재단(대표 최열)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미래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예: ‘피스&그린보트’, ‘선상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 등)과 장학사업(지원모금 사업)으로 후원을 받을 예정이다. 향후 저소득층 학생들을 확대 선발하는 것뿐만 아니라 입학 전, 재학 중, 졸업 후 대학 진학, 대학 진학 이후(국외 대학 입학도 포함하여)까지 통합돌봄서비스(Full-Care-Service)를 하는 종합적인 지원 계획을 목표로 추진한다. 후원은 국가, 민간, 개인이 모두 참여할 수 있고, 장학 사업과 기부사업을 모두 포함하고 있으며, 관심과 뜻이 있는 분들은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서울국제고의 사회통합전형 확대 조치와 실질적인 후원이 우리 사회의 고착적인 교육불평등 해소와 교육의 공공성 제고의 전환적 계기가 되기를 희망하며, 능력만 있으면 경제적 걱정 없이 학업에만 전념하여 개인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열린 교육 사회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희연 교육감, 서울국제고 사회통합전형 확대 기자회견문
교육의 불평등 해소를 위한 사회통합전형 확대
서울국제고, 정의로운 차등 프로젝트 시작
안녕하십니까. 서울시교육감 조희연입니다. 저는 오늘 교육의 불평등 해소를 위한 서울시 교육청의 작은 노력, 작은 한걸음, 작은 씨앗, 작은 불꽃을 국민들에게 소개하고 싶어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아시다시피, 한국 사회는 부모 세대의 소득격차가 자녀 세대의 교육격차로 이어지고,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이 그대로 대물림되어 사회적 계층이 고착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경제적 격차에 따른 교육기회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잘사는 집안의 아이는 없는 재능도 만들어내고, 못사는 집안의 아이는 가지고 있는 재능도 개발하지 못합니다. 점점 우리 사회는 희망이 없고, 절망하는 ‘병목사회’로 점점 변해가고 있습니다. 이런 구조적인 ‘병목’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사회의 희망이 되고, 교육이 사회 불평등 해소의 디딤돌 역할을 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현재 교육은 그러지 못하고 오히려 사회 불평등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저는 평소에 “태어난 집은 달라도 배우는 교육은 같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여 왔습니다. 재능이 있으면서도 경제적인 원인으로 자신의 재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능력이 있다면 경제적으로 어려운 저소득층의 학생들도 사회적 리더가 될 수 있어야 하고, 더 나아가 국제 글로벌 리더도 될 수 있어야 합니다. 학업성적이 뛰어난 저소득층 학생들이 경제적 걱정 없이 학업에만 전념하여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열린 교육 환경이 조성되어야 합니다.
지난 2008년, 영국의 귀족학교 이튼스쿨(Eton School)이, 개교 550년 이래 최대의 혁명적 조치를 취하였는데, 저소득층 학생에게 최대 40%까지 대폭적으로 문호를 개방하고,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약 5천만 파운드의 장학금을 조성하여 지원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런 사례가 우리 사회에도 필요하고, 그 시작의 첫 걸음을 공립 특목고인 서울국제고등학교에서, 그리고 공교육의 책무인 사회통합전형 확대를 통해 구현해보려고 합니다. 오늘 말씀드리는 ‘서울국제고등학교 사회통합전형 확대’는 우리사회 교육불평등 해소의 시작일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서울국제고등학교는 명문 공립 국제고등학교로 ‘지ㆍ덕ㆍ체를 겸비한 국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학교입니다. 이 학교에는 1, 2, 3학년 총 18개 학급 450명의 재학생이 전원 기숙사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한 학년으로 보면 6개 학급 150명의 학생들이 있고, 매년 약 10%의 졸업생들이 국내를 넘어 국외 대학으로 진학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뿐 아니라 전국에서 많은 학생들이 서울국제고등학교로 진학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고, 해마다 150명의 학생들이 서울국제고 자기주도학습전형을 통하여 입학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국제고의 자기주도학습전형은 일반전형과 사회통합전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중 사회통합전형의 비율은 정원 150명의 20%로서 30명이 선발됩니다.
우리교육청에서는 이 사회통합전형의 비율을 2018년도 입학생(현 중학교 2학년 학생)부터는 30%, 45명으로 확대하여 선발하고, 그 후 운영성과를 평가한 후 최종적으로 50%, 75명까지 파격적으로 확대 선발하고자 합니다. 즉, 서울국제고 입학생 150명의 50%, 75명까지 사회통합전형으로 선발하는 것이 우리교육청의 목표입니다.
그리고 확대된 사회통합전형의 인원 중 일정 인원을, 2018학년도의 경우 30%로 확대할 때, 서울 자치구별로 1명씩 총 25명을 선발하고, 2022학년도 50%로 확대할 때에는 자치구별로 2명씩 총 50명을 할당하여 선발하는 ‘서울지역기회균등전형’을 도입하려고 합니다.
이 ‘서울지역기회균등전형’은 자치구의 저소득층 중 학업능력이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여, 합격한 학생들에 대하여는 서울시 지자체 또는 개인 후원자와 연결시켜 경제적 지원까지 보장하는 방향으로 설계될 것입니다. 일종의 저소득층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민ㆍ관협치의 경제적 후원 모델입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사회통합전형으로 선발된 저소득층 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생활지원 장학금’을 다음과 같은 두가지 방식으로 지원하게 될 것입니다. 먼저, 지역기회균형전형으로 선발되는 학생들에 대하여 서울시내 25개 구청과의 MOU에 기초한 지원이 있습니다. 서울시내 구청장들께서는 다양한 교육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그런 다양한 지원의 연장선상에서 서울국제고에 입학한 지역 소속 학생들에게 생활지원 장학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하게 될 것입니다. 이미 구로구, 금천구, 도봉구, 성북구, 은평구, 노원구, 동대문구, 강북구의 구청장님과는 합의를 했고, 다른 구청과도 협의를 해서, MOU를 체결토록 노력할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환경재단(대표 최열)과의 MOU에 기초한 지원입니다. 환경재단은 기후변화 등 글로벌 환경위기에 대응하여 미래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과 장학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우리 사업에 적극 공감하여, 이들에 대한 지원 모금사업에 적극 나서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피스&그린보트’, ‘선상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등에 저소득층 합격생들을 초대하는 계획까지 갖고 있습니다. 이것은 환경재단이 서울국제고에 입학하는 저소득층 학생들이 단지 일류대학에 가는 것이 아니라, 이타적 관심을 갖는 미래지향적인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것을 기대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저는 서울국제고의 사회통합전형확대를 감히 ‘정의로운 차등’이라 표현하고 싶습니다. 서구에서 이른바 affirmative action(긍정적인 차별상쇄 정책, 사회적 약자 우대 정책)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되는 정책들도 진정한 의미는 이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계획이 완성되면 서울국제고는 사회통합전형으로 정원의 50%를 선발하는 특별한 학교가 될 것입니다.
물론 이런 정책 추진에는 서울국제고의 세칭 학력저하에 대한 우려, 우수한 일반 학생의 기회를 박탈하지 않는가하는 역차별에 대한 우려, 50%를 모두 충원할 수 있을까하는 미달에 대한 우려 등이 제기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얼마든지 미래지향적으로 풀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계획하는 이 ‘희망의 통로’가 널리 알려지고, 저소득층 아이들이 희망을 갖고 노력하며, 지자체를 포함하여 우리 사회모두가 협력한다면, 60년대 산업화 시대 우리 사회가 그랬던 것처럼‘어려운 집 아이들이 공부를 잘한다’라는 말도, 오늘의 현실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이제 이런 정책 추진으로 여러 부담들을 갖게 되는 서울국제고에 대하여는 선택과 집중에 의한 다양한 지원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우선 2018년 개교 10주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서울국제고 2.0시대’를 준비하는 중ㆍ장기 발전계획이 수립될 것입니다. 외국어 구사능력이 우수한 교사의 초빙을 확대하고, 사회통합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적응을 돕는 다양한 브릿지(Bridge)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등 실질적 지원 방안들을 찾기 위해 학교 공동체 구성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나갈 예정입니다.
오늘 우리가 시작하는 서울국제고 사회통합전형확대도, 우리 사회의 교육 불평등에 도전하고 해소하려는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을 기대합니다. 시작은 작은 한걸음으로 내딛지만, 이 작은 한걸음이 커다란 행진으로 나아가길 기대합니다.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6. 8. 25.
서울특별시교육감 조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