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장창훈 / 자유칼럼]=오늘 나는 사진으로 그림을 그렸다. 초콜릿 예술 수채화이다. 한국쇼콜라티에협회에 취재차 방문했다가 선물로 받은 초콜릿을 감히 먹지 못하고 머뭇거려야했다. 하나 하나 예술적 붓터치 색감이 아름답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꽃을 연상하게 펼쳐져 있을 뿐만 아니라, 초콜릿이 담겨있는 그릇들도 예술 자체다. 나는 눈을 비비면서, 예술작품인지, 먹을 수 있을지, 먹어도 미안하지 않은지, 걱정의 기우(杞憂)를 해야했다.
나는 초콜릿의 이런 면이 무척 좋다. 핫쵸코로 만들었다면, 1컵 분량에 해당할 듯 한데, 어쩌면 나의 오늘 그 시간에 그런 예술작품을 만날 수 있게 했는지, 물론 나는 식용으로 말끔히 소화시켰지만, 핸드폰 덕분에 예술작품을 남기게 되었다. 오늘 있었던 나의 소중한 추억의 한 장면이다. 어쩌면 기쁨은 이렇게 사소한 즐거움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두달전, 나는 로봇 청소기를 구입했다. 구입하기전에는 그 가격이 DSLR 카메라 수준이어서 지갑이 쉽게 열리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사고싶었는데, 그때 현금을 손에 들고서 대리점에서 눈여겨 봤던 그 제품을 현장구매했다. 지금 돌아보면, 정말로 잘한 일이다. 그 청소기 덕분에 방안 구석구석 깔끔해졌다. 나의 기대 이상이다. 로봇 청소기가 나 대신에 빗자루질을 하는 내도록 나는 일상의 소중함이 얼마나 큰지, 생활속 먼지를 제거하는 것이 얼마나 건강에 유익한지, 날마다 숨쉬며 살아가는 기쁨의 가치를 깨닫는다. 이 로봇청소기는 아침에 청소하고, 예약청소로 4시간후 혼자 집안을 반드시 청소한다.
그냥 대충 누가 본다고, 그렇게 생각하며 살았던 나의 인생에 초콜릿은 ‘색감’과 ‘품격’을 알려줬다. 초콜릿처럼 내가 추구해온 집필과 출판의 업무에서도 상당한 발전이 있었다. 스스로 괄목상대(刮目相對)라고 표현하기엔 ‘자화자찬(自畵自讚)’일 수도 있겠지만, 좀 더 멋있게, 좀 더 맛있게, 좀 더 세련되게 발전하는 변화의 방향으로 나도 나아지는 듯 하다.
산맥을 따라 마을이 형성되고, 인맥을 따라 소중한 사람들과 사연과 추억이 강물처럼 흘러가는 듯 하다. 중년의 나이를 지나가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었고, 만나고, 또 만날 것이다. 초콜릿은 언제나 나에게 사연을 담은 인연의 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