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예예예”할 때, 당당히 “NO”를 말하는 김태동 교육가
[서울교육방송 교육뉴스]=국내 유일한 국정교과서 연구학교로 지정된 경북 문명고등학교가 1천만원 연구비를 지원받고, 학생들에게 역사사실 기록을 비교검토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과거사, 현대사에 대한 기록은 교과서로 표출되고, 한국의 경우 광복이후부터 이념분쟁이 극단화되면서, 좌편향 역사서술과 우편향 역사서술이 정반대로 대치해오고 있다. 이러한 역사편차는 독도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역사서술이 정반대로 갈리듯 그러했다. 단지, 역사해석을 맡은 기성 세대들이 한쪽면만 보여주는 오류를 정당화하면서 이념에 의해 편향적 역사의식으로 물들어야하는 교육의 오류가 만연화된 것이 사실이다. 이는 보수적 교과서와 진보적 교과서 모두 동일한 오류를 범했다.
조선일보 2017. 2. 21. A14 상단에 경북 문명고 김태동 교장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물론, 조선일보는 보수적 언론으로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사건에 있어서도 ‘비판적 찬성’의 기류로서 언론보도를 하고 있다. 국정 교과서에 있어서도 교육부 방침에 찬성하는 기류가 강하다. 대부분 문명고 김태동 교장에 대해서 ‘잘못된 선택’으로 보도하고 있지만, 조선일보는 김태동 교장의 목소리를 그대로 실었다. 해당 기사에는 조선일보의 의견이 전혀 들어있지 않고, 인터뷰 기사로서 ‘전교조의 협박사건’을 거론했다. 전교조는 교육부 역사교과서는 절대로 안된다는 강경 발언으로 문명고를 찾아가 ‘협박’을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연구학교 신청 다음 날인 지난 (2월) 16일 아침에 민주노총 사람 등 10여명이 ‘들어오지 말라’고 했는데 교장실에 들어왔다. 상당히 기분 나쁜 형태로 이야기해다. 그때 ‘저건 좀 아니다’고 생각했다. 자기들 의견을 이야기하는 식이면 괜잖은데 ‘(연구학교를)하면 학교에 불이익이 가고 가만 안 있을거다’라고 협박을 하더라. / 김태동 교장
조선일보 인터뷰 기사를 검토해 보더라도, 김태동 교장의 말에 설득력이 있다. 역사는 무엇인가? 하나는 옳고, 다른 하나는 틀리다는 식은 자신의 것도 틀리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에 불과하다. 내가 옳다면, 상대도 옳고, 내가 틀리면 상대도 틀린 것이다. 상호 공존의 사회에서 절대적 선(善)은 없다. 역사 해석의 기본은 정반합(正反合)이다. 그런데, 전교조는 ‘국정교과서 절대 반대’로서, ‘채택하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할 정도니, 이는 협박죄가 적용될 수도 있다. 협박죄는 형법에서 규정되어 있고, 문명고 김태동 교장이 당시 전교조(민주노총) 사람들과 만나면서 녹취를 해두었다면, 그들의 벌언에서 공포심을 느낄 구체적 협박표현이 적시되었다면, 학교의 교육자치를 위해서라도 외부단체의 외압을 차단하기 위해서 공권력의 도움을 받아야한다고 본다.
사실상, 교육부에서 역사학교 지정에 대해서 혜택을 주는 것이 많다. 민주노총에서 ‘역사학교 지정 철회’를 말하면서도, 철회할 때 교육부의 혜택에 대해서 어떻게 보상을 해줄 것인지에 대한 경쟁력있는 제안을 한 것도 없다. 학교 입장에서는 당장에 학생들의 위한 교육복지에서 100만원이 아쉬운 상황이다. 동아리 운영비만 하더라도 30만원이면 학생들을 위한 점심식사를 4~5회를 할 수가 있다. 학생들은 식대가 없어서 모임을 하는 것도 어려울 때가 많다. 그런데, 1천만원의 연구비가 나오면서, 교육부로부터 역사교육 연구학교로 지정되고, 교원들에게도 추가 점수가 부여되니, 이렇게 좋은 혜택이 또 어디에 있는가?
이것이 좋다, 저것이 나쁘다고 이미 결정짓는 것은 역사가 아니다. 역사해석도 아니다. 그러한 의식은 편견일 뿐이다. 이것이 좋다면 왜 좋은지, 저것이 나쁘다면 왜 나쁜지, 혹시 2개 모두 나쁘고, 2개 모두 좋고, 서로 장점과 단점이 각각 존재하는 것은 아닌지, 때로는 A의 나쁜점에 있어서도 사람마다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은 아닌지, A와 B는 똑같은 사건에 대해서 왜 다르게 서술했는지, 서술의 표현이 다른 역사해석의 관점차이는 도대체 무엇인지, 관점이 다르다면, 과연 어떠한 관점이 보다 합리적인지, 서로 다른 2개의 관점에 있어서 비교해서 정반합의 논리로서 서로 합쳐지는 새로운 ‘관점’을 만들 수는 없는지, 이러한 것을 연구하는 것이 역사를 대하는 학생들의 순수한 태도이다. 김태동 문명고 교장도 이러한 관점에서 역사학교 지정을 요청했다. 조선일보 인터뷰에 자세히 나와있다.
국정교과서가 기존 검정 교과서와 무엇이 좋고, 나쁜지는 꼭 연구해볼 가치가 있다. 다들 국정교과서가 잘못됐다고 하지 제대로 내용을 비교해보지는 않았다. 다른 학교들과 교사들도 검정 교과서와 국정 교과서를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 김태동 교장
박근혜 정부에서 너무 강압적으로 주도한 국정교과서가 태동부터 문제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국정교과서를 채택하려는 학교마다 찾아가서 ‘철회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강박한다면, 과연 그러한 행태가 민주적인가? 강압적으로 추진한 국정교과서에 대해서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방식으로 투쟁하는 것인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서 보복하는 것이라면, 교육부를 상대로 할 것이지, 학교자치가 보장되어야할 학교는 학교에서 결정할 일이다.
이런 이유로 나는 언론인으로서, 어떤 사건에 대해 진실을 파악하기위해 반드시, 조선일보와 한겨례를 동시에 구입해서 살펴본다. 보통은 조선일보 기사를 보는데, 특별한 사건에 대해서 연구하고, 비교하고, 사건의 은밀한 내막과 맥락을 파악하고 싶을 때는 반드시 조선일보와 한겨레를 구입해서 같은 사건에 대한 다른 관점을 비교하면서 사건을 입체적으로 살펴본다. 조선일보가 보도하지 못한 불편한 진실이 한겨례에서는 기사제목으로 뽑아져 있고, 한겨레가 보도하지 못하는 불편한 진실이 조선일보의 기사제목으로 뽑아져 있는 경우가 많다. 2개의 기사를 꼼꼼히 비교하고 검토하면, 결국 사건의 실체는 입체도형처럼 내 앞에 펼쳐진다.
아마도 김태동 문명고 교장이 추구하는 역사해석의 관점이 바로 천재교과서와 같은 진보성향 역사교과서와 국정 교과서를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비교검토하면서, 학생 스스로 역사학자가 될 수 있는 그런 역사의식을 심어주고자 하는 바램이라고 여겨진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한쪽만 옳다는 편향성이다. 양쪽의 것을 모두 살펴서 스스로 자기주도적 학습을 하는 것은 학생부 종합전형에 의한 수시전형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문명고의 학교교훈은 ‘지덕용’(智德勇)이다. 좌편향 교과서를 위해서 우편향 교과서를 절대 채택하지 말아야한다는 것은 지식도, 도덕도, 용기도 아니다. 오히려 우편향 교과서와 좌편향 교과서를 함께 비교검토하면서, 무엇이 옳고 무엇이 타당하고, 무엇이 합리적인지 학생들의 자율성으로 자기주도적 학습에 맞게 역사동아리를 구성해서 토론을 하면서 합리적인 의심을 통한 해답의 길을 걸어가는 것, 어쩌면 그것이 학생들이 살아갈 미래한국의 진정한 현대사가 아닐까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