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미디어비평]=지난 2월 9일 충암고 졸업식장에서 이홍식 前 충암고 이사장이 ‘부동산 투기’와 관련해 축사를 하면서, 당시 현장에 참석한 어떤 학부모가 녹취를 해서 언론사에 제보하면서 문제가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러나, 경향신문 언론보도를 꼼꼼히 검토해본 결과, 언론보도의 전체적 방향에 문제점이 상당부분 포착된다. 경향신문은 ‘부동산 투기’에서 ‘투기’에 방점을 찍고서, 마치 이홍식 충암고 이사장이 부동산 투기를 독려하는 듯한 이상한 프레임을 형성해서 보도했지만, 이홍식 이사장의 발언에는 경제적 조언으로서 큰 문제가 없다. 게다가 거시적 관점에서 경제감각은 매우 중요한데, 잘못된 이론적 경제관념(저축하면 부자된다는 식)을 알려줘서, 그대로 실행했는데 만약 부자가 되지 못하면 그 책임은 누가 져야할까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필요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사회현장에 진출하거나 대학에 가서 사회진출을 위한 본격적인 자기실력의 길을 걷게 되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관념은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는 이론이 아니라 실전이다. 이홍식 이사장의 당시 발언(경향신문 보도)은 아래와 같다.
지금 물가가 아주 올라가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아무리 은행에다 착실하게 저축한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가면 불리하다. 요즘 부동산 투기라고 해서 많이 욕 먹기도 하지만… 앞으로 값어치가 많이 올라갈 수 있는 대도시 주변의 부동산이라든가 또는 기타 다른 그러한 것에다 여러분들이 꾸준히 해가지고(투자해서) 장래에 대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 이홍식 이사장 발언
조선일보 (2017.3.2) B7면 조선경제 ‘금융정보’ 섹션에서는 ‘ISA 1년만에 찬밥’, 상품 절반이 수익률 1%도 안돼라는 제목의 기사를 다뤘다. ISA는 돼지저금통 사진과 함께 게재됐다. ISA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말한다. 저축은 돼지저금통처럼 금융습관을 길러줄 수는 있어도, 그것이 경제적 부유함에 이르게 하는 직접적 첩경은 되지 못한다. 아무리 저축해도, 집을 장만하는 것은 샐러리맨에게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부동산 가격이 너무 높아서 그렇다. 그렇다면, 그 부동산을 매매할 수 있는 경제전략이 있다면 학생들이 선행적으로 금융감각을 익힐 필요가 있다. 이홍식 이사장은 ‘금융’과 ‘부동산’의 분명한 차이점을 알려주면서, 금융의 가치보다 부동산의 가치가 장기적으로 상승할 수 밖에 없다는 불편한 진실을 말해준 것이다. 과연 이것을 “투기”(投機)라고 매도할 수 있는가? 본래, 투기(投機)는 기회에 투자하는 것으로 나쁜 표현이 아닌데, 장기적인 투자전략없이 돈놓고 돈버는 식의 잘못된 투자방식이 유행하다보니 ‘투기’의 뜻이 변질된 측면도 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2100600035&code=940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