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교육우수도서 선정위원회 / 장창훈]=교육우수도서로 ‘사회의 교육체계’(니클라스 루만, 이철 박여성 옮김)를 선정합니다. 해당 도서는 현재 서울교육 및 한국교육이 겪고 있는 교육행정의 대혼란에 대해 방향과 이정표를 제시해줄 ‘깊은 관점’이 내재해 있고, 특히 독일의 저명한 사회학자로 활동한 니클라스 루만은 평생 사회학을 연구했고, 그의 사회학 이론(기능구조 체계이론)은 모든 학과에 적용, 응용되고 있을 정도로 유럽의 사회구조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브렉시트 이후, EU는 독일과 프랑스가 주도하고 있고, 독일이 사실상 EU의 중심국가이며, 독일교육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니클라스 루만의 명저, ‘사회의 교육체계’는 학교 교사 및 교육청 장학사들이 반드시 봐야할 필독서로서 적극 추천합니다.
교육부에서 얼마전 ‘국정 교과서 연구학교 지정’을 발표했고, 결국 경북 문정고등학교만 국정 교과서 연구학교로 지정되고, 모든 학교는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진보교육과 보수교육의 상징물인 국정교과서와 검정교과서의 싸움에 대해서, 니클라스 루만은 전혀 새로운 해법을 제시합니다. “보수와 진보의 정치적 논쟁은 현실적으로 교육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니클라스 루만의 관점은 단순합니다. 교육은 교육자와 교육행정가들의 두 축으로 진행되는데, 교육행정가들이 아무리 교육개혁을 부르짖는다고 하더라도, ‘교육의 소통의 부재’에 막혀서 교육체계는 결국 제자리 걸음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진보교육감, 진보교육감과 경쟁하는 보수 교육부, 고래같은 두 교육행정기관에 낀 학교의 행정기관은 니클라스 루만의 교육체계이론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연 지금 현재 무엇이 보다 유용한가? 교육의 본질은 무엇인가? 교육과 사회는 서로 어떠한 연결구조로 소통하는가? 교실에서 학생과 교사와 학교 행정가들의 역할은 각각 무엇인가?
우리는 주입식 교육을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합니다. 20년 전에도 그러했고, 10년전에도 그러했고, 1년전에도 그러했습니다. 주입식 교육은 20년전부터 하지 말아야한다고 했는데, 왜 20년동안 주입식 교육이 실시되고 있을까요? 주입식 교육이 없어졌다면, 주입식 교육을 해서는 안된다는 말이 사라졌겠는데, 여전히 주입식 교육의 폐단을 말하고 있으니, 주입식 교육은 지금도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니클라스 루만의 교육체계이론에 의하면, 단지 피상적인 기술을 도입할 것이 아니고, 교실에서 일어나는 교육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해서, 구성주의적 관점으로 교육을 이해해야한다고 권유합니다. 관점의 전환, 마치 태양이 돌고 있지만 저 태양이 돌지 않고 지구가 돈다고 주장했던 코페르니쿠수적 전환처럼, 니클라스 루만의 교육체계이론을 이해하면 교실에서 일어나는 교육의 모든 상황에 대해 전혀 새로운 관점이 보이면서, 학생과 교사가 모두 어떻게 해야할지 방법을 찾을 수 있는 방향이 이 책에 들어있습니다.(들어있다고 판단됩니다.)
‘사회의 교육체계’라는 책 제목이 의미하듯, 교육과 사회는 서로 분리해서 정의할 수 없습니다. 학생부종합전형(입학사정관 제도)이 도입된 근본 취지도 진로에 맞는 학과 선택, 학과에 맞는 직업선택을 해서, 사회체계에서 행복한 인생을 살도록 학교 교육이 사회에 맞게 진행되도록 한 것입니다. 마을교육공동체도 학교와 사회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줍니다.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이슈와 논점 제1269호(마을교육공동체의 운영 현황 및 개선 과제)에서 “학생, 학부모 및 지역사회의 참여를 기반으로 하는 교육 주체의 변화와 역할 강화를 통해 학교교육의 한계에 대한 대안으로 교육공동체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고 설명하면서 “마을교육공동체는 지역 교육청 또는 교육지원청 등 다양한 교육단체와의 협업이 부족하며, 마을과 학교를 연결짓는 주체가 부재한 실정이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마을교육공동체도 결국 학교교육의 연장선이며, 방과후학교의 확장입니다. 학생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으로도 매우 중요한데, 교육주체가 부재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보수와 진보의 패러다임을 벗어나서, 학생 교육을 책임진 학교에서 학교교사와 교육행정가들이 고민하고 해결해야할 과제가 되었습니다. 니클라스 루만의 교육체계 이론을 파악하고 교실의 교육에 접목해서, 자기주도적 학생들로 성장할 수 있는 교육행정이 만들어지길 기대합니다.
인간, 교육, 사회를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모습 그대로 기술해냄으로써, 진보와 보수가, 학부모와 교사가, 교사와 교육행정이 머리를 맞대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최선의 교육이 어떤 모습인지를 함께 논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고 있다. / 서평 중에서
*** 사회의 교육체계에 대한 실무교육을 받는 것도 교육현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이론출판사 서평 및 보도자료]=니클라스 루만의 사회의 교육체계 국역본 출간
독일의 사회학자 니클라스 루만의 『사회의 교육체계』의 번역본(이론출판)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2002년 루만의 유고에서 출간된 것으로서, 이철 교수(동양대 행정경찰학부)와 박여성 교수(제주대 독일학과)의 번역을 이론출판사에서 출간하였다. 『사회의 교육체계』가 출간됨으로써, 『사회체계이론(사회적 체계들)』(한길사), 『사회의 사회』(새물결), 『예술체계이론(사회의 예술)』(한길사), 『사회의 법』(새물결)에 이어 다섯 번째 루만의 주저가 출간된 셈이다.
루만의 체계이론은 현재 독일어권에서 모든 인문사회과학 분과에서 초학제적인 패러다임으로 떠오르고 있다. 체계이론은 인간과 사회를, 체계의 작동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분석하는 파격적인 관점을 취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이 관점은 독일에서 인간, 사회, 교육을 다루는 교육학에 적용되었을 때 근본적인 논란과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인간을 관찰의 주도자로 보는 것이 아니라 관찰의 대상으로 보는 이러한 탈인본주의적 이론은 다음과 같은 새로우면서도 급진적인 주장을 내용을 담고 있다.
첫째, 『사회의 교육체계』는 독특한 관점의 “교육에 관한 사회이론”을 제안하고 있다. 루만은 근대사회에서 교육 영역이 경제, 정치, 학문, 예술 영역처럼 독자적으로 분리되어 나왔다고 본다. 그런데 사회로부터 분리된 교육은 자신의 성과에 대해 어떤 평가도 받지 않으면서, 맹목적으로 교육에만 몰두하며 모든 인구에 대해 관할권을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그래서 교육과 사회의 관계의 균형을 회복하는 것을 시급한 문제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학과 교육사회학의 책무는 교육과 연대하여 인간완성이나 인간해방을 실현하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급변하는 시대에 사회의 요구에 부합하는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교육을 안내하는 데에 있다.
둘째, 이 책에서는 교육이 경제, 정치, 행정, 학부모, 학생 등과의 관계하지 않은 채 유지될 수 없으며, 그 관계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를 추상적이며 급진적인 관점들을 통해 보여준다. 체계이론적 관점에서는 놀랍게도 아동을 교육의 매체로 보는 특이한 관점을 시도하고 있다. 이 관점은 교육이 피교육자들에게 능력이나 기술을 중개할 가능성이 있는지의 관점에서만 아동을 바라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인본주의자들이 우려할 인간 경시의 표현이 아니라, 교육소통과 아동의 관계를 탈인본주의적이며 실용주의적 관점에서 분석하겠다는 관점을 추구한 결과이다.
셋째, 이 책은 또한 진보와 보수 사이의 정치적인 논쟁이 현실적으로 교육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교육체계는 교육자들이 선호하는 교육과 교육행정가들이 선호하는 선별의 두 축에 의존하는데, 현실적인 교육소통은 이 둘 사이를 오가며 역설을 미래로 미루기만 할 뿐이다. 그래서 교육을 개혁을 통해 개선하려는 모든 노력은 교육의 근간을 이루는 기존의 교육소통에 막혀 결실을 맺지 못한다.
넷째, 교육은 온 국민이 관심을 기울이는 동시에 이해관계가 서로 충돌하는 사회 영역이다. 현재 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 현장에서는 주로 교수학습에 관련된 “구성주의 학습”을 기반으로 하여, 문제기반 학습, 프로젝트 기반 학습, 팀 기반 학습, 거꾸로 교실 등의 실험이 시도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사회의 교육 현실을 교육 현장의 교수방법의 기술적인 개선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다. 교육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 현상 자체를 구성주의적 관점에서 성찰하는 이론적 관점이 필요한데, 루만의 사회의 교육체계가 바로 이 관점을 견지하고 있다. 이 책은 구성주의적 관점을 가지고 교육 현실을 사회 이론적으로 설명한 역작으로서, 교육현실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고민하는 교사, 교육학자, 교육행정가들에게 번득이는 발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책이다.
종합하면, 이 책은 교육의 문제를 인간계몽, 인간해방 등의 가치추구의 관점에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보다는 인간, 교육, 사회를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모습 그대로 기술해냄으로써, 진보와 보수가, 학부모와 교사가, 교사와 교육행정이 머리를 맞대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최선의 교육이 어떤 모습인지를 함께 논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고 있다고 하겠다. 또한 이 책은 체계이론을 통해 구체적이며 일반적인 사회 현상을 설명하고 있어서, 체계이론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그동안 파악하기 어려웠던 체계이론의 구체적인 윤곽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역자들은 특별히 이러한 독자들을 위해, 체계이론의 인식론적 토대와 핵심 개념들을 소개하는 해제를 썼다.
이 책은 인간과 사회, 사회화와 교육, 매체와 형식, 상호작용과 수업, 교육체계의 독립분화, 재특화: 전문직과 조직, (교육체계의) 자기기술의 모두 일곱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을 출간한 이론출판은 지난 6월 니클라스 루만의 마지막 강의녹취록인, <사회이론입문>을 출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