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드라마 비평]=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의 인기 드라마가 끝나고, 바톤을 이어받은 ‘아버지가 이상해’가 대박 조짐, 1회부터 선정적이지 않으면서도 시청률을 사로잡는다. 그 이유는 가족간 갈등문제가 흔히 일어나는 문제들이면서도, 그 해결법까지 알려주면서 톡톡 튀는 법률상식까지 등장한다. 사랑 때문에 울고 짜는 그런 묵직한 주제도 아니다. 여자 주인공은 “독신주의자”로서 결혼은 카스트 제도의 천민 수드라로 정의할 정도로 남성혐오주의자다. 뭔가 자신만의 아픈 과거 상처가 있는 듯 하지만, 잘 나가는 법무법인에서 여자 변호사로 활동하는 매력녀다. 김영철, 김해숙, 류수영, 이유리….. 배우진도 쟁쟁하다. 이 드라마, 사람과 사람의 소통에 대해서, 갈등에 대해서, 갈등관리에 대해서 상당히 긍정적인 정보를 담고 있다. 본방사수 추천 1순위 드라마다.
인기가 있는 드라마는 그 이유가 있다. 여론은 조작해도 시청률은 조작할 수가 없다. 드라마는 재미없으면 변덕이 심한 채널은 금새 돌아가버린다. 재미가 정말로 있어야, 소문은 채널을 돌리게 한다. 시청률이 그렇다. jtbc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의 예가 그렇다. 4%에서 6%로, 이제 8%를 넘어섰다. 재밌기 때문이다. 게다가 설정과 함께 코믹과 공포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추리극으로서 두뇌활동에 촉매제를 제공한다. 무겁지 않는 추리극으로서 jtbc 힘쎈여자 도봉순은 아마도 10%를 훌쩍 넘어설 것 같다. 종합편성채널로서 10%면, 지상파 방송의 30%와 맞먹는다. 요즘은 방송사와 상관없이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자극하면 금방 반응한다. 아마도 네이버 덕분이 클 것 같다. 네이버TV에서 제공하는 다운로드 시스템은 다시보기 유료결재 시스템을 가동해서, 재밌는 드라마는 시청률로 금방 뒤바뀐다. ‘아버지가 이상해’ 프로그램도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의 인기의 후광을 이어받아서, 드라마 자체가 갖고 있는 매력이 풍성하다.
시작은 김밥집, 50개 도시락을 싸는 아버지(변한수)의 평범한 모습에서 시작한다. 어떤 선정적인 장면, 시청자들의 눈을 끌어당기려는 자극적인 말도, 행동도 없다. 그냥 평범한 삶인데, 지루할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다. 사건이 불쑥 불쑥 개입한다. 손님이 주문한 도시락을 싸는데, 단수(斷水)다. 채소를 다듬어야하는데, 갑작스런 난감, 정수기 물이라도 가져와야하나? 이 가족은 단수상태를 ‘긴급상황’으로 규정하고 방법을 찾는데, 편의점에서 생수를 사서 해결한다.
가족의 온화한 식사자리, 어머니 나영실은 막내딸에게 “생활비 15만원 입금”을 통보한다. 충분히 가능한 어머니로서 직장이 있는 딸에게 요청할 상황이다. 직장 다니는 막내딸은 15만원에서 5만원을 깍으면서 너무 많다는 논리를 편다. 월급에 비해서 15만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너무 크다는 것, 아버지 변한수에게 이야기하니까, 5만원을 깍아달라고 부인에게 넌지시 동조, 그러나 나영실은 약속은 약속이니, 15만원에서 전혀 양보가 없다. 막내딸은 갑자기 자기 오빠를 걸고 넘어진다. 어머니의 기준이 불공평하다는 것, 5년째 공무원 준비를 하고 있는 오빠는 생활비를 전혀 내지 않는데, 오빠가 내면 자기도 내겠다고 버티니, 오빠는 엉겹결에 화살받이, 내년에 취직을 하면 내겠다고 곤란한 입장, 어머니는 직장 다니는 막내딸에게, 변호사인 큰 딸은 몇배 더 많은 돈을 생활비로 내고, 장남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으니 학생이라서 면제고, 셋째딸은 취직을 준비하고 있지만 평소 가게에서 일을 돕고 있으니 생활비가 면제라고 기준을 정하니, 셋째 딸은 결국 입을 다문다.
이 가족은 자녀가 넷, 남자1, 딸셋이다. 제일 큰딸은 변호사, 그다음은 취준생, 막내딸은 직장에 다닌다. 제일큰딸과 막내딸이 서로 앙숙이면서 의견충돌이 잣다. 큰오빠는 큰딸과 친하고, 막내딸은 둘째언니와 친하다.
가족에 찾아든 갑작스런 대혼란, 변혜영이 오랜만에 동창화에 화려하게 차려입고서 나타났다가, 舊남친을 만나서 8년만에 인사를 나누긴 나누는데….. 씁쓸한 느낌, 변혜영의 독특한 습관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녹음기를 꺼내서 녹음하는 버릇, 동창회를 마치고 나오면서 녹음기에 “8년만에 구남친을 만났다. 구남친은 절대 다시 만나는 것이 아님”이라고 녹음, 그 장면이 참으로 독특하고, 시크한 연기력이다. 집에 돌아오는 길, 동네 까페에서 막내딸을 순간 마주쳤는데, ‘자기 명풍가방’을 들고 있다. 변혜영은 막내딸에게 자기 물건을 손데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이미 경고를 했었다. 그런데 기분이 너무 안좋은 시점에, 딱 걸린 것이다. 까페에 들어가서 “왜 가방에 손댔냐”고 따질줄 알았는데, 변혜영은 그냥 집으로 돌아오더니, 막내딸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실크옷을 들고서 화장실 욕조에 던져버린다. 막내딸은 뭔가 불안해서 까페에서 급히 집에 돌아와보니, 글쎄 자기의 가장 좋아하는 실크옷이 물에 흥건하다. 복수혈전!!! 서로 머리채를 잡고서 뒹굴면서 싸우는데, 오빠는 큰딸을 말리고, 둘째는 셋째를 말리고, 온 집안이 갑자기 싸움판이 되버린다. 변한수와 나영실은 집에 들어와서 기겁을 한다. 다 큰 어른들이 서로 머리채를 잡고서 싸우고 있으니 부모로서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부모는 자식들을 무릎을 꿇게 하고, 싸운 이유를 하나씩 따져 물어본다. 이유는 분명하다. 셋째딸은 언니 것 흠집 내는 것도 아니고 조금 들었을 뿐이다. 큰 딸은 자기 물건에 대한 자기 결정권이 있는데, 내 취향 헌법에도 보장하는 행복추구권이 있는데, 나의 허락을 받지 않고 나의 물건을 손덴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논리를 전개하니, 부모도 할 말이 없다. 이때, 나영실이 “이것은 나이의 문제가 아니다. 인간성 미성숙의 문제다. 숙성이 아직 덜 돼서, 다 큰 어른들이 애들처럼 싸운 것이다”면서 옥상으로 모두 데려간다. 그곳에 난장이 의자 4개가 놓여있다. 일명, 생각의자, 옥상에서 가만히 앉아서 생각하면서 서로 있게 하는 것인데, 큰딸과 막내딸을 그곳에 앉게 하더니, 큰오빠와 둘째딸도 같이 앉게 한다. 큰오빠는 장남으로서 싸움을 제대로 말리지 못한 죄, 둘째딸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4명이 10분 정도 앉아있으니, 금새 서로가 성질이 누그러지면서, 웃음을 터뜨린다. 가족은 가족이다. 변한수와 나열실은 다시 옥상문을 멀리서 열어보면서, 형제들이 서로 화목을 찾는 모습에서 흐믓한 미소를 짓는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형제들끼리 싸우든, 혹은 서로를 챙겨주든, 가장 중요한 것은 갈등이 발생했을 때 갈등을 관리하는 부모의 역할이다. 부모는 자녀들에게 싸운 이유를 물으면서도, 체벌은 생각의자에 앉게 하면서 옥상에서 서로의 존재를 다시 생각하는 그런 시간을 갖게 한 것이다. 잘못을 스스로 인정하지도, 깨닫지도 못한 상태에서 부모가 자녀를 때리거나 윽박지르면서 부모의 화풀이 대상으로 자녀를 샌드백삼는 아동학대가 심한 요즘에, 이 드라마는 자녀들의 갈등문제도 자녀들끼리 해결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조성하고, 부모가 중간자 역할은 할지라도 결국 갈등해결의 주체는 자녀들 스스로 하도록 하는 내용은 의미있는 방법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