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인물인터뷰, 조정혜 한누리갈등관리조정센터장]=대한성공회는 종교단체로서 사회복지에 앞장서 왔으며 그 일환으로 교육사업을 꾸준히 실시해오고 있다. 정부에서 실시하는 사회복지 서비스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정부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사회복지 사각지대에서 대한성공회는 종교의 울타리를 벗어나서 시민의 행복과 취약계층의 인권과 복지를 위해서 복지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굵직한 교육사업만 거론해보면, 1990년대에는 어린이집 위탁운영(당곡, 마들, 성아) 사회복지관 개관(성미가엘, 사상구, 쌍용) 샬롬의 집(외국인 노동자 복지시설) 신설, 사회복지법인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사회복지재단 설립을 하였고, 2000년대에는 남양주시에 외국인다문화관 개관, 지적장애인 직업재활시설 설치, 우리마을 콩나물 공장 등을 준공하였고, 2010년대에는 일본지진피해지역에 복구지원 봉사단 파견하였고, 경기도 교육청의 의탁을 받아 가정형 WEE센터(고양-남)를 운영하고 있다. 대한성공회는 아동복지시설 및 재가 노인시설, 노숙인 보호시설을 설치운영하면서 사회복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종교기관으로서의 책무를 감당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성공회 산하의 31개 사회복지시설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갈등관리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어, 대한성공회가 주관하는 사회복지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31개 사회복지시설에 근무하는 실무자들은 총 1000여명, 실무자들의 인식 폭이 더 넓어지고, 다양해지고, 조직관리를 포함해서 자기관리, 대인관리 교육을 받게 되면서 대한성공회의 사회복지교육 서비스가 자연스럽게 향상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대한성공회 산하 복지시설은 수도권 지역에 어린이집부터 노인복지, 장애인복지에 이르기까지 40여개 사회복지사업을 펼치고 있어서, 실무진들의 역량이 강화되면 앞으로 시민들이 받게 될 복지서비스도 높아지게 된다. 일명 대한성공회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갈등관리 역량강화 교육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을 맡아 진행하고 있는 조정혜 한누리갈등관리조정센터장을 직접 만나봤다. (진행자 장창훈 보도국장, 대담자 조정혜 한누리갈등관리조정센터장)
◆ 요즘 근황은 어떠신가요?
◆ 현재 2가지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대한성공회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을 위한 갈등관리 역량강화 프로그램이고, 나머지 하나는 갈등관리전문가 3급과정(60H)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현실을 보면 알겠지만, 갈등문제는 모든 곳에 존재합니다. 갈등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는 기업경영과 정치, 교육, 가족공동체까지 모두 필요합니다. 갈등관리전문가 3급과정 교육프로그램은 갈등이 발생하는 현장에서 실제로 갈등을 관리하고, 조정하는 실무중심의 교육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대한성공회유지재단 산하 사회복지시설협의회(회장 이정호신부)에서는 오랫동안 노숙자 돌봄, 가출 청소년 교육복지, 취약계층을 위해 가장 낮은 곳에서 사회복지사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31개 사회복지시설이 대한성공회 산하 유지재단에 속해있는데, 이번에 아산사회복지재단의 후원으로 실무자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갈등관리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 비영리법인의 사회복지사업에서 발생하는 갈등관리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 조직의 문제는 사람의 문제가 아니고 구조의 문제입니다. 조직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귀결시키는 것은 또 다른 갈등으로 잠재시키는 것이 됩니다. 결국, 갈등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확산시키는 결과를 얻게 되는 것이죠. 갈등은 사람이 있는 곳에는 어느 곳에나 존재합니다. 그러므로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갈등이 어떻게 탄생하고, 이동하고, 확장되는지는 관찰을 통해서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결국, 갈등이 어디로 옮겨가고, 어떤 모습으로 숨는지 발견할 수 있다면 갈등은 관리가 가능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갈등관리란, 예방과 해결을 포함한 의미입니다. 현재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고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들이 이어지고 있다면,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예방적 갈등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일, 문제가 발생했다면 그때는 해결을 위한 조정이 가능한 때가 되겠죠. 그러므로 조정의 시점은 이미 갈등이 표면으로 드러난 상태라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대한성공회 시설복지기관 종사자중심의 갈등관리역량강화교육은 첫 해로 갈등에 대한 이해와 갈등을 알아차리는 과정입니다. 그 과정은 개인차뿐만 아니라 지역, 기관마다의 특성을 고려하여 진행되는 교육과정입니다.
올해 진행되는 교육과정을 통해서 종교기관내 사회복지기관의 갈등을 미리 발견할 수 있다면 조직은 새로운 변화를 맞을 수 있는 준비역량을 갖추게 됩니다. 종교기관에서 이런 교육 즉 ‘갈등’이라는 타이틀로 새로운 교육을 시도한다는 점에 있어 상당히 앞서가는 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종교단체과 비영리단체의 특성중 하나로 대외적으론 개방적이나 내부적으로 폐쇄적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회변화와 조직변화, 개인의 변화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이미 절반의 성공은 성취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한성공회유지재단 산하 사회복지시설협의회의 공통점은 실무진의 입장에서 행정기관과 운영기관과 각각 소통해야할 뿐만 아니라 두 기관과의 소통도 원활하도록 촉진해야 하는 상황을 직면하게 됩니다. 다양한 상황이 있겠지만, 결정권자가 2곳이라는 특수성, 자금을 투입하는 행정기관과 시설을 운영하는 단체의 기대와 요구가 언제나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이런 복잡한 질서속에 놓여진 개인은 스트레스를 위아래로 받을 뿐만 아니라 기관이용자들과의 대면관계로 이어지는 일상생활로 인해 더 많은 감정소모가 일어날 수 있어요. 그 책임과 스트레스를 개인이 떠안게 되면 신체적으로 정신적,정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죠. 이러한 스트레스는 남녀, 상하,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겪게 되는 어려움입니다. 조직내의 보이지 않는 갈등을 알아차리고 그에 따르는 갈등커뮤니케이션으로 이어가도록 촉진하는 교육과정이 이번 갈등관리 역량강화 프로그램의 핵심입니다. 결국, 모든 갈등관리의 시작은 바로 소통을 관찰하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 갈등관리 교육프로그램을 참여하고 싶은 비영리법인 사회복지시설 실무자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간략하게 갈등의 유형을 설명 부탁합니다.
◆ 우선 비영리기관의 조직특성을 이해해야합니다. 비영리기관은 일반 영리목적의 기업조직과 는 다른 소통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대부분, 공공기관에서 재정을 투입하고, 운영은 비영리 법인에서 하기 때문에, 실무자 입장에서는 행정기관과 비영리법인을 모두 상대해야 합니다. 비영리법인은 설립이념을 보다 중시하고, 행정기관은 성과와 절차를 보다 중시합니다. 두 가지 모두 중요한 가치임이 분명하지만 의사결정과정과 운영과정이 순조롭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방식의 운영이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고, 점차 바람직한 사례가 발굴되고 있는 점으로 볼 때 그 어려운 과정이 가져오는 긍정적인 부분도 분명하게 있다는 점을 잘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혀 다른 조직의 가치를 수용하면서 기관이용자와의 대면관계를 직접 수행해야하는 실무자들은 일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조직과는 다른 소통구조를 형성하게 됩니다. 이번에 진행하는 갈등관리역량강화교육프로그램에는 갈등관리자가진단으로 시작되는데요, 조직내에서 본인이 문제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소통하는지에 대한 자가점검프로그램입니다. 결국 조직운영에 대한 큰 틀을 이해하고, 자신을 관찰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조직 내에서 소속의 문제, 질서의 문제, 균형의 문제와 관련지어 자신을 스스로 관찰하고, 이해하면서부터 시작되는 교육과정이죠. 갈등은 관계의 문제이고 결국은 살아가는 과정에 누구나 경험하게 되는 감정의 문제입니다. 이번 교육과정은 자기관찰에서부터 시작하여, 상대관찰, 관계관찰, 갈등이 어떤 모습으로 변형되고 이동하는지를 관찰할 수 있는 법을 알게 되는 것이죠. 비영리기관에서 발생하고 잠재되는 갈등을 이해하려면, 가장 먼저 주변을 관찰하면서 주변 속에 존재하는 자기를 탐색하고 관찰할 수 있다면, 갈등을 해결하고 해소하는 일은 그다지 어려운 과정은 아닙니다. 결국은 비영리기관의 갈등의 핵심 또한 조직의 소통경로 관찰과 조직구성원으로서의 자기관찰입니다. 그러므로 갈등의 유형은 다양하게 나타나겠지만, 해결방법은 간단할 수 있습니다.
◆ 끝으로, 갈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갈등은 변화요청의 신호입니다. 갈등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오래된 역사입니다. 갈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경험하면서 사회적 분위기를 바꾸는 과정이 쉽지는 않을거예요. 갈등이 발생하면 우선 덮으려고 하고, 갈등이 있어도 없는 것처럼 행동하거나, 회피하려고 합니다. 갈등은 덮는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갈등은 수시로 옷을 갈아입고 이곳 저곳에서 다른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갈등이 발생했을 때 갈등의 원인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하고, 그냥 덮게 되면 그 갈등은 더 크게 확장되기도 하고 또다른 모습으로 뜻하지 않게 출현하기도 합니다. 갈등은 불편한 것이 맞습니다. 그 불편함은 변화요청의 사인입니다. 불편한 갈등이 우리 주변에 나타나는 이유를 사인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 순간, 갈등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즉, 갈등을 알아차릴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그 갈등을 통해 변화해야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소통할 수 있습니다. 예기치 않은 갈등으로 큰난관을 맞게 되는 경우도 실제로는 이미 갈등이 오랜시간 잠재되어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르게 표현한다면, 갈등은 조직이 살아움직이기를 요청하는 신호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숨결이 느껴지는 조직이 바로 모두 소망하는 일터가 아닐까 합니다. 갈등은 변화요청의 신호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