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교육뉴스 / 장창훈]=도도카드의 매력은 손끝에서 만져지는 촉감에 있다. 디지털 혁명은 무형의 확산이다. 무형은 시각의 자유를 선포한 대신, 촉각의 제한을 가져왔다. 아날로그는 손끝에서 만져지는 전달감이다. 촉각(觸覺)은 소유권과 직접 연결된다. 친구를 만나면 악수하고, 손을 잡고서 길을 걷는 것, 그것은 촉각이다. 선물을 주고받는 것도 촉각이다. 지우개를 빌려달라고 해서, 친구가 지우개를 빌려주면, 그 지우개를 받는 그 순간 친구의 마음이 형상으로 전달되는 것이다. 이것도 촉각이다. 언어게임을 카드놀이로 하게 되면, 새로운 두뇌활동을 경험하게 된다. 머릿속에만 있던 단어들이 손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그런 기분이다.
연관검색어 게임도 글쓰기 방법이다. 여러 명 있을 때 이것을 활용하면 좋다. 도도카드 중에서 가치카드만 구별하고, 그 카드를 교육생들에게 펼친다. 그 중에서 그날 수업에 직접 연결된 단어를 하나 고른다. 그날의 수업이 “학교폭력”이라고 한다면, 카드에서 선정해 ‘우정’을 뽑을 수도 있다.
‘우정’의 키워드 카드를 돌려가면서, 순서대로 그것을 보면서 자신의 생각, 우정에 대한 자신만의 정의를 짧게 이야기하고, 친구가 이야기할 때 그것을 노트에 기록한다. 가령 다정이가 “우정은 함께 하는 것이다”라고 하고, 소정이가 “우정은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다”라고 했다면,
– 우정은 함께 하는 것이다. (다정이)
– 우정은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다. (소정이)
라고 적는다.
5명의 친구가 함께 있다면, 5개의 새로운 문장이 만들어지면서, 그 문장들은 학생들과 교사가 함께 만든 문장이어서 매우 의미가 깊다. 사람은 누구나 ‘소유권’의 감정이 있어서, 자신이 만든 것에 대해서는 애착이 깊다. 시작은 이제부터다. 나머지 카드를 모두 펼쳐놓고, ‘우정’과 연결되는 연관검색어를 3개씩 고르는 것이다. 내가 고르면 상대가 고를 수 없으므로, 포스팃을 활용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
5명이 모여있으니, 모두 15개의 가치키워드를 고른 것이고, 이 중에는 중복된 것도 있겠지만 상관없다. 키워드는 중복되어도 생각은 전혀 다르다.
차례대로 먼저 뽑은 가치키워드에 대해 왜 우정과 연결되는지 선정한 이유를 말한다. 그리고, 같은 키워드를 선정한 친구가 있는지 물어본다. 만약 있다고 한다면 그 친구의 말도 함께 들어본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친구들의 말을 들으면서 기록하는 것이다. 만약, 다정이가 ‘책임’의 키워드를 뽑고서 “책임이 없으면 우정은 쉽게 금이 가고, 믿을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고, 소정이가 ‘행복’의 키워드를 뽑고서 “우정을 통해 행복을 얻을 수 있고, 친구와 함께 있으면 가장 행복합니다”라고 말했다면,
– 책임이 없으면 우정은 쉽게 금이 간다. (다정이)
– 친구와 함께 있으면 가장 행복하다. (소정이)
라고 적는다. 적는 내용은 물론 각자 노트에 자신이 듣고 느낀대로 적는 것이다.
이렇게 차례대로 연관검색어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되면 1시간도 부족하다. 이때 중요한 것은 한사람마다 3개의 키워드를 뽑았지만, 반드시 1개만 이야기하고 옆으로 순서를 넘겨야한다. 한 사람이 너무 길게 말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다. 또한, 말한 것에 대해서 적는 훈련도 필요하다. 그냥 듣고 있다보면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진행을 맡은 교사는 학생의 말이 끝날 때마다 그것을 거의 동일하게 반복해서 확인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과정이 끝나면, 15개의 문장이 적혀 있을 것이다. 시계방향 또는 반시계방향으로 첫 번째 문장부터 차례로 읽는다. 15*5=75이므로, 75개의 문장을 서로 읽으면서 공유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문장을 읽을 때는 빠르게 읽는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연관검색어를 통해 핵심 키워드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게 되고, 입체적으로 조명할 수 있게 된다. 모든 과정이 끝나고, 마지막 프로그램은 “나의 소중한 단어 우정”에 대한 주제로 글을 쓰도록 한다. 그러면, 학생들의 글은 상당히 풍성해질 것이다.
** 수업시간과 교육생들의 생각속도를 계산하면서, 새로운 핵심키워드를 하나 더 할 수도 있고, 혹은 연관검색어를 고를 때 3개에서 2개로 줄일 수도 있다.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조절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