家 宀(집) 豕(돼지)
族 方(방향) 人(사람) 矢(화살)
[서울교육방송 한자칼럼]=가족(家族)은 우선 같은 집에 사는 공동체이다. 집 가(家)가 사용되었다. 같은 집에 살면 같은 가족으로 여겨진다. 물론, 가족이 아니어도 집에 살 수도 있다. 그럴 경우 가족처럼 음식공동체, 문화공동체를 형성하면서 가족애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가족은 집에 함께 사는 사람들이다.
집은 곧 공간의 제한을 뜻하고, 공간의 보호를 의미한다. 집이 있다는 것은 외부로부터 침략을 막을 수 있고, 내부에서 외부로 나가는 것이 제한된다. 상대성이다. 가족은 서로 의지하고 함께 살아가는 존재이므로, 집은 감옥보다는 보호막이며, 울타리이고, 함께 살아가는 쉼터이다.
家는 집 면(宀)과 돼지 시(豕)가 합쳐졌다. 돼지는 옛날 반지하 움집에서 뱀을 잡기 위해 길렀다. 지금도 그 흔적으로 제주 흑돼지가 있다. 돼지와 뱀은 서로 천적(天敵)이다. 지금 현대사회에 家는 집에서 삼겹살을 구워먹는다라고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집에서 애완견은 길러도 돼지는 기르지 않는다.
族은 민족(民族)을 뜻한다. 족(族)은 방향 방(方)과 사람 인(人)과 화살 시(矢)가 합쳐졌다. 㫃(언)은 깃발을 뜻한다. 方은 쟁기를 뜻하기도 하고, 깃발 모양을 뜻하기도 한다. 모두 방향을 의미한다. 쟁기는 밭을 가는 방향, 깃발은 군대가 나아갈 방향이다. 민족 족(族)은 깃발을 세우고 화살을 들고 모인 집단이다. 여기서 화살은 국방력을 뜻한다.
가족에서 족(族)은 현대사회에서 화살과 깃발을 달지 않는다. 현충일에 태극기도 잘 달지 않으니, 깃발 언(㫃)도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 지금 시대에 㫃은 가족이 추구하는 공동의 목표를 상징한다. 깃발처럼 항상 세워놓고 바라보는 ‘가훈’을 말한다. 화살 시(矢)는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각자의 노력이다.(화살은 하늘로 쏘아 올리므로) 이러한 해석은 인문학적 재해석이다.
가족(家族)의 두 글자로 본다면, 가족은 어떤 것을 지키기 위함이다. 돼지는 뱀으로부터 가족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고, 화살도 외적의 침략을 대비하는 것이다. 지킴과 보호가 가족의 핵심이다. 그래서 울타리도 있고, 문도 있다. 가족은 외부인의 침입을 막고, 내적으로 어떠한 가치와 목표를 지키는 것이다. 그 지킴의 대상이 무엇인지는 가족 구성원들이 결정할 몫이다.
가족의 핵심 주체는 부모다. 父(아버지 부, father)는 손에 회초리를 들고 가족의 군기를 잡았던 아버지의 모습을 본떴다. 아버지는 때렸고, 어머니(母)는 보듬았다. 아버지가 회초리를 들었다고 자녀들에게 엄한 것만은 아니다. 요즘은 부드러운 아버지도 많고, 더불어 아버지가 손에 무기를 들고 있었던 것은 외부의 침입자로부터 가족을 지키기 위한 것도 있다.
母(어머니 모)는 女에 풍만한 가슴을 표현한 글자이다. 여자는 자식을 낳은 후에 비로소 여자로 다시 태어난다. 어머니는 자식을 기르면서 비로서 여인으로서 강해진다. 여자는 약해도 엄마는 강한 법. 그 이유는 자식 때문이다. 어머니는 자식을 잉태해서 산고를 통해 생명을 낳기 때문에 ‘근원’의 뜻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