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한자칼럼 | 장창훈]=사람은 뇌속 생각이 결정하고, 가방속 물건이 결정한다. 자신이 어떠한 사람인지 자신이 확인할 수 있다. 가방속에 어떤 물건이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면 그것이 자신이다.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셍각하는 것들이 가방속에 들어있고,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명사가 머릿속에 존재한다. 자주 떠오르는 사람의 이름은 소중한 사람이다. ‘들어있음’은 곧 ‘담음’의 그릇과 같다. 뇌(腦)는 月川囟의 합성인데, 사람의 몸(月)에서 머리털(川)이 있고, 글(文)을 담는 그릇을 의미한다. 머리는 곧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잉크통은 잉크를 담는 그릇, 필통(筆筒)은 붓을 담는 그릇, 쓰레기통은 쓰레기를 담는 그릇이다.
시간의 그릇은 과거다. 과거의 가방을 찬찬히 열어보면 자신이 보인다. 미래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과거를 살펴야한다. 과거는 가방과 같다. 가방속에 무엇이 있는지 살펴야, 불필요한 물건이라면 버려야하고, 필요한 물건이라면 더 보완해야한다. 또한, 지금 현재 중요한 물건이 빠져있다면 그것을 채워넣어야한다. 이러한 글자를 잘 표현해주는 글자 4개가 匠医匱凶이다.
匠(장인 장)은 도끼를 가방속에 가지고 다니는 사람으로, 장인(匠人)이다. 장인은 뭔가를 만드는 사람이다. 工은 ‘만들 공’인데, 간혹 ‘장인 공’이라고도 한다. 이때 ‘장인’이 만드는 사람을 의미한다. 장인들은 도끼를 들고서 나무를 잘라서 상자를 만들고 집을 만든다. 장인에게 도끼가 없는 것은 군인에게 총이 없는 것과 같다.
医(의사 의)는 의사를 말한다. 医는 약자로서 중국 간체자이고, 본래는 醫이다. 의사들은 가방속에 화살과 술을 가지고 다녔다. 화살은 수술용 칼이고, 술은 마취제였다. 가방속 물건이 직업을 말하고, 자신의 재능과 특기를 뜻한다. 가방속에 오락기를 제일 먼저 챙긴다면 그 사람은 시간을 허비하는 사람이 되거나 프로 게이머가 될 것이다. 하루를 시작할 때 제일 먼저 챙기는 물건이 무엇인지 자신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제일 먼저 챙기는 것이 과연 자신의 인생목표와 연결된 것인지, 그것을 살펴야 인생을 성공할 수 있다.
匱(상자 궤)는 귀할 귀(貴)가 상자속에 담겨있는 모습이다. 귀한 물건을 보관하는 상자를 말한다.
凶(흉할 흉)은 함정속에 빠진 사람의 모습이다. 가방속에 불필요한 것들이 담겨있다면 그것이 곧 함정에 빠진 것이다. 함정은 불필요한 일을 행하는 모든 것이다.
匠을 보면 알 수 있듯, 가방속에 도끼가 있으니, 뭔가를 만드는 장인이다. 가방속에 무엇이 있느냐가 본인의 직업을 결정한다. 야구선수의 가방속에는 야구공과 글러브가 있고, 음악가의 가방속에는 악기와 악보가 있다. 미래를 꿈꾸는 사람의 가방속에는 미래의 씨앗들이 들어있다. 가방을 열어보면, 그것이 미래의 청사진이 된다. 바라는 꿈과 가방속 물건이 불일치한다면 꿈을 조정하던지, 가방속을 정리하던지 결정해야한다.
머릿속에 무엇이 있느냐가 운명을 결정한다. 자신의 살아온 과거는 자신의 가방이다. 과거의 가방속에 어떤 업적들이 있는지, 혹시 버려야할 쓰레기는 없는지 항상 살펴야한다. 큰 가방은 방을 뜻한다. 방을 확대하면 집이다. 자신의 살아온 평생의 업적은 곧 자서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