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신앙칼럼 / 장창훈]=마태복음에, J의 복음이 나온다. 많은 말씀중에 나는 4가지 밭비유 말씀이 좋다. 한자성경으로 보면, 田과 氏가 사용된 것은 아니다. 氏 대신에 種, 田 대신에 土가 사용되었다. 밭은 곧 흙이고, 씨앗은 종자와 같으니, 나는 그냥 씨앗과 밭으로 재해석해, 사자성어를 만들어봤다. 생각의 씨앗과 4가지 밭으로 ‘사씨사전’이다.
물론, 4가지 밭에 자신이 어디에 해당되는지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 몹쓸 성격이라고 해서 가시나무가 있다고 할 수도 없고, 착하고 온순한 성격이라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옥토밭이라고 할 수도 없다. 어떤 씨앗이냐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비유는 융통성과 흐름이 있어서 각 상황에 맞게 적용되어서 답을 찾는 묘미가 있다.
나는 생각의 씨앗에 초점을 맞췄다. 생각의 씨앗은 곧 영감과 같다. 좋은 씨앗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류문명이 발전했던 과정도 보면 아주 작은 씨앗에서 시작되었다. 나무도 씨앗에서 시작하고, 사람의 씨앗이 가장 작고도 작은데, 그 씨앗이 성장해서 훗날 지구를 변화시킨다. 트럼프도, 김정은도, 문재인 대통령도 모두 사소한 유전자였었고, 지금은 사람으로서 국가를 통치하고 다스린다. 씨앗이 성장해 나무가 된다.
생각의 작은 씨앗이 자신의 두뇌에 떨어지면 그것이 성장하도록 가꾸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생각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이 좋은 씨앗인지, 아닌지, 분별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보면 충분히 알 수 있다. 느낌으로 보면 뭔가 느껴지는 그런 생각, 그것이 좋은 씨앗이다. 그 씨앗을 성장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성장하려면 시간이 필요하고, 스스로 씨앗을 품고서 연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씨사전의 비유에 따르면, 3가지 방해꾼이 있다. 좋은 씨앗이 성장하는데 방해하는 3가지는 외부의 적, 새(鳥)다. 내부의 적, 가시나무(棘)다. 끝으로 자신의 모순인 돌(石)이다. 조극석(鳥棘石) 3가지가 없다면 씨앗은 무럭무럭 자라게 된다.
새는 옆의 사람이다. 자신이 뭔가 해보려는데, 옆의 사람이 만약 비판적인 인물이라면, 그는 생각의 씨앗을 쪼아버린다. 새가 부리로 쪼면 씨앗은 그냥 죽어버린다. 비판적 사고를 가진 인물을 경계해야한다. 무조건 부정적인 인물에게는 씨앗이 나무가 되기전에는 생각의 의향을 말해서는 안된다. 씨앗이 성장한 후에 나무가 되면 새는 나무를 쫄 수 없으니 가지에 앉아서 놀다가 간다. 그러나 씨앗은 새가 쪼아 먹어버린다. 자신의 옆에 누가 있는지, 항상 살펴볼 필요가 있다.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사람이 옆에 있다면 좋은 생각의 씨앗은 공유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씨앗을 꺼내자마자 비판적인 생각에 사라질 것이 불보듯 뻔하므로.
다음은 가시나무다. 가시나무는 자신에게 자라고 있는 나무로서, 어떤 씨앗이 뿌려지면 그것이 뿌리내리기에 부적절한 자신의 환경이다. 무슨 좋은 일을 하려고 해도 이미 하고 있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불가능하다. 시간도 마찬가지다. 하고 있는 일이 많다면 새로운 일을 시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가령, 자신의 책상위에 책들이 즐비하면 다른 책을 올려놓는 것이 불가능하다. 내가 지금 영화를 보고 있다면, 책을 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책을 보려면 영화관을 반드시 나와야한다. 좋은 씨앗이 머리에 뿌려지면 기존에 하던 것을 끊어내야한다. 좋은 씨앗이 성장하는데 방해되는 기존의 것이 바로 가시나무다. 이는 상대적인 것이다. 좋은 씨앗의 성장을 방해하면 그것은 가시나무, 씨앗의 성장을 돕는다면 그것은 옥토밭이다.
나머지 하나는 돌이다. 나는 어린시절 시골에서 밭을 많이 갈았다. 아버지가 쟁기를 경운기에 메달아서 땅을 갈아엎을 때, 뒤에서 졸졸졸 따라다니면서 돌을 주워 버렸다. 돌은 정말로 많이 나왔다. 돌을 버려야 논이 옥토밭이 된다. 사람의 성격, 생각, 삶의 습관 등에 모순의 돌이 많다. 자신이 스스로 겸비하지 않으면 누가 돌을 없애주겠는가? 모순의 돌맹이를 스스로 버리지 않으면 자신의 논은 돌짝밭 투성이다. 돌짝밭에서는 씨앗이 제대로 뿌리내릴 수가 없다. 씨앗은 부드러운 흙에서 뿌리를 내리고, 뿌리가 내려야 싹을 틔워도 햇빛에 마르지 않는다. 뿌리없는 식물은 햇빛에 금방 시들고 만다.
새가 쪼는 길밭, 돌밭, 가시밭, 그리고 옥토밭이다. 옥토밭은 본래 옥토밭이 아니다. 돌밭이었고, 길밭이었고, 가시밭이었으나 갈아엎으면서 지속적으로 관리를 하다보니 옥토밭이 된 것이다. 옥토밭이 된 사람은 좋은 생각의 씨앗이 삶속에 뿌려지면 금방 결실을 이룬다. 좋은 씨앗은 좋은 생각이고, 좋은 아이디어이고, 좋은 아이템이고, 좋은 사람이다. 좋은 것을 만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본인 스스로 좋은 밭이 되는 것이다. 옥토밭이 되지 못하면 좋은 씨앗이 뿌려진다고 해도 결국 결실을 이루지 못한다는 것이 사씨사전의 깊은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