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대전 터미널 커피창고.
전문가는 뭔가 다르다. 숙련된 기술자는 1초를 계산하면서 모든 문제를 처리한다. 임팩트. 커피창고에 5명의 손님이 우르르르 몰렸는데, 순식간에 모든 주문을 처리한다.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가격이 얼마인지 명확하다. “영수증은 버려드릴께요”라고 말함으로 시간을 또 단축한다. 일처리를 아는 사람이다. 나는 이런 전문가를 만나면 대견하다고 칭찬한다. 얼마나 많은 커피를 만들면 그렇게 될까? 얼마나 커피를 사랑하면 그 단계에 도달할까?
내가 가끔 가는 커피숍에서 종업원은 “머그잔에 드릴까요? 테이크 아웃 잔에 드릴까요?”라고 묻는다. 또 그 종업원은 “현금영수증을 어떻게 할까요?”라고 한다. 그냥 커피 한잔 마시러 간 것인데 시험보는 질문에 봉착하면 대략난감이다. 손님은 대접받고싶은 것이 아니다. 그냥 커피한잔 마시고 싶은 것이다.
모든 분야에서 전문가 정신으로 살리라고 다짐하고 월명동에서 서울로 출발했다. 직접 전지하시는 정명석 목사님의 모습을 보면서, 어느 단체 지도자와 다른 품격있는 생활 멘토링을 보면서, 청년 예수가 허리에 수건을 두르고 제자들의 발을 씻긴 장면이 생각났다. 실제로 행하므로 “너희도 이와같이 하라”는 그 말씀은 행위의 교육이다. 나는 4시 즈음 내려왔다. 그때까지 산속 S형 소나무는 조경 예술가들의 전지가 진행됐다. 일반 가지치기와 다르다. 소나무를 세워놓고,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은밀한 중에 ‘보는 자와 일하는 자’에게 깨닫게 하신다.
“선생님. 소나무 어디까지 자를까요?”
옆 소나무 꼭대기에서 조경 전문가가 외쳤다. 의사전달을 받은 그 조경전문가는 “예.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하더니, 그렇게 잘랐다. 소나무의 중요한 부분을 전지하는 상황이었다.
때론, 인생의 중요한 문제를 결정할 때, 소나무 꼭대기처럼 가파른 삶의 끝자락에서 우리는 하나님을 간절히 갈망한다. 그때마다 하늘은 외면하지 않고,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는 지혜를 허락하셨고, 허락하실 것이라는 느낌이 왔다.
소나무 전지는 정명석 목사님을 중심으로 조경 전문가 6~7명이 함께 진행했다. 도자기를 굽는 예술혼을 보는 집념으로 모두 작업에 전념했다. 숨쉬는 소리도 들리지 않고, 청중도 소나무와 작업과정을 묵묵히 지켜보았다. 모두 자신의 삶속에 묵직한 가지들을 자르겠노라 마음 먹으면서….
내가 있던 곳을 배경으로 사진작가가 정명석 목사님을 사진촬영했다. 얼마나 반갑던지, 그 찰나, 정명석 목사님이 직접 카메라를 들었다. 찰칵!! 찰칵!! 나무처럼 서있던 청중은 금새 함박꽃이 피었다. 나도 그 카메라에 찍혔다.
오늘 나는 많은 교육을 받았다. 모든 나무를 가지치기해야하듯, 모든 인생은 가지치기가 필요하다는 것. 가지치기는 가지끝까지 손을 뻗어 잘라야한다는 것. 내가 홀로 나의 나무를 손질하는 것 같아도, 하나님은 협력하는 전문가를 보내서 돕는다는 것. 나는 마음으로 깊게 깨달았다.
이번주 토요일과 다음주 월요일에 또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