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난 기적에서 지점장 송현철의 아내가 선전포고를 한다. “우리 이혼해요, 그리고 다시 시작해요”라고. 그 말이 송현철의 마음을 그냥 흔들어버린다. 누가 마음을 잡느냐의 문제다. 김현주(선혜진 역)과 라미란(조연화 역)은 처음엔 서로의 몸을 뺏으려고 했지만, 이제는 서로의 마음을 뺏으려고 서로 쟁탈전이다. 몸보다 마음이다.
◆ 당신을 위한 아침밥
송현철은 주방장 시절 식구를 위한 아침밥에 늘 신경썼다. 아침밥은 곧 신의 선물이다. 송현철의 아이콘이다. 지수가 그 말을 송강호에게 하니, 송강호는 그냥 놀래버린다. 왜냐면 자신의 아버지, 새롭게 살아난 아버지가 늘상 그렇게 말했기 때문이다. 현실속에서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초현실적 사건, 다른 사람의 영혼이 빙의되어 살아가는 송현철의 존재를 알게 되는 새로운 사람이다. 이로서 양쪽 집안은 모두 송현철의 모습에 대해 사태를 파악했다. 그러나, 누구도 송현철이 누군지 제대로 정의를 내리는 사람이 없었다. 수호천사도 마찬가지다. 운명이 어디로 기울지 누구도 모르는 상황이다.
“베게 불편해?”
“아니”
:이집 불편해?“
“아니”
“나 불편해”
“아니”
송현철이 분명 조연하에게 “아니”라고 하지만, “아니”가 “그래”로 인식되는 조연화, 불편하냐고 묻는 것은 낯선 송현철 때문이다. 사는 것이 사는 것이 아니다. 몸속에 송현철이 둘이 있으니, 조연화는 그것을 도무지 받아드릴 수 없는 것이고, 특히 지점장 송현철의 기억과 성격까지 함께 존재하니, 조연화는 갈등에 빠진다. 그리고 결심한다. 헤어지기로. 불편하냐고 물었던 것은 본인이 불편해서 그런 것이다. 불편하면 떠나는 것이다.
반면, 지점장 송현철로서도 살아가는 송현철은 선혜진을 만나서 새로운 마음, 두근거림을 갖는다. 누구든 자신을 받아주고, 자신의 현재 모습, 지금의 송현철을 인정해주는 그 사람과 함께 나머지 인생을 살기로 송현철을 점점점 마음을 먹고 있다. 지점장 송현철과 주방장 송현철의 두가지 모습을 모두 인정해주는 사람, 바로 지금의 송현철을 사랑해주는 사람이다. 선혜진이 운명의 주사위를 던졌다.
“우리 이혼해요. 그리고 다시 시작해요”라고. 아!!! 얼마나 멋진 표현인가? 지점장 송현철과 이혼하고, 지점장이면서 주방장인 송현철과 다시 재혼을 하겠다는 선혜진의 당당한 선택은 ‘사랑의 새출발’이다. 사랑은 변하는 것이니, 그것을 인정한 것이다.
반면, 조연화는 “나는 당신이 불편해, 당신은 가!! 익숙한 곳으로, 있었던 곳으로 가!! 나는 당신이 행복하면 돼!! 나는 나를 연화라고 불러주고, 세상에서 나만 예쁘다고 하던 그 철없고 순진하던 송현철을 사랑했어. 지금의 송현철을 사랑한 것은 아니야”라고 말하면서, 송현철을 거부했다. 사랑은 서로의 인식으로 맺어지는 결합관계임을 알려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