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교육칼럼 / 장창훈]=풍수지리는 바람 풍(風) 물 수(水)로 이뤄진 ‘자연과 인간의 공간학’을 의미한다. 사람은 공기와 물이 가장 중요하고, 공기는 바람이며, 물은 냇물과 강물이다. 산(山)은 바람과 물의 길을 바꾼다. 만약, 산(山)이 없다면 풍수지리도 없다. 평면이라서 그렇다. 산(山)은 물길과 바람길을 다르게 만든다.
풍수(風水)는 장풍득수(藏風得水)의 줄임말이다. 시베리아 바람을 막아주는 높은 산, 맑은 물이 흐르는 것, 2가지 조건을 갖춘 곳은 풍수가 좋은 곳이며, 명당이라고 불린다. 월명동은 대둔산과 인대산으로 둘러쌓여서 바람의 보호를 받고, 산속 깊은 곳에 약수가 흐르니, 정말로 좋은 풍수조건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풍수지리를 공부하려면, 먼저는 ‘풍수지리’에 대한 오해부터 풀어야한다. 풍수지리는 ‘죽은 자들의 명당찾기’가 아니다. 그것 때문에 풍수지리가 오해를 받은 것이다. 죽은 자는 죽은 자의 세계로 갈 뿐이다. 묘자리를 잘 써서 후손이 잘 되었다는 식의 주장은 미련하기 그지 없다. 묘자리를 잘 써서 잘 되었다면, 왜 왕조는 바뀌는가? 모든 왕들이 가장 좋은 묘자리를 썼을텐데, 왕자의 난은 왜 일어나는가? 부모의 묘는 1곳인데 형제가 형제를 죽이는 일이 발생하면, 그것은 묘자리를 잘 써서인가? 잘못 써서인가? 이것만 보더라도, 명당의 묘자리와 후손의 연결은 크게 작용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죽은 자는 죽은 자이고, 산 자는 산 자이다.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부모가 살아서 전화통화도 하고, 경제적으로 후원도 하는 때가 자식은 좋은 것이지, 죽은 이후에 묘터를 잘 써서 잘되길 바라는 그런 생각은 허망한 기복신앙의 신기루인 것이다. 풍수지리학자들은 ‘동기감응’(同氣感應)으로 묘터의 효력을 주장하는데, 과학적으로 종교적으로 입증할 수 없는 이론이다. 동기감응 이론 때문에 풍수지리학이 미신(迷信)이라는 오해를 받은 것이다.
풍수지리의 근본은 묘터잡기가 아니다.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풍수’의 핵심이다. 명당(明堂)은 ‘죽은 자의 묘터’로 인식되는데, 밝을 명(明)과 집 당(堂)이다. 세찬 바람을 막아주고, 맑은 물이 흐르는 곳, 그곳을 명당이라고 한다. 죽은 자는 묘속에 있어서 햇빛을 볼 수도 없고, 물을 마실 수도 없다. 명당의 효력은 산 자들에게 적용됨은 지극히 상식이다.
명당에 앉는 것은 영화관에서 스크린과 적당히 떨어진 중간열에 앉는 것과 같다. 너무 가까우면 고개가 아프고, 너무 멀면 작아 보인다. 적당한 거리에서 스크린을 보면 웅장함이 음향과 함께 연결되면서 감동은 배(倍)가 된다. 근접학 이론에 따르면, 사람과 대화를 나눌 때도 친밀감에 따라 거리의 명당자리가 있다. 눈의 살짝 아래를 보면서, 매우 친근할 경우에는 30cm까지 근접거리에서, 어느 정도 아는 사이라면 1m 정도의 거리에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최고의 명당자리다. 까페도 마찬가지다. 까페는 옆의 사람의 말이 들리지 않으면서 음악소리도 적당한 곳, 그런 곳이 명당이다. ‘명당’의 다른 말은 ‘좋은 장소’이다.
자식을 갖고 있는 학부모에게 최고의 명당은 학군이 좋은 강남지역 아파트이다. 지극히 당연하다. 주소지로 학교가 배정되는 정책때문이고, 거리가 가까울수록 공부도 더 잘할 수 있어서이다. 교육명당인 셈이다. 교통의 명당도 있다. ‘지하철의 입지조건’은 아파트값을 2~3억까지 상승시킨다. 지하철에서 가까울수록 평당 땅값은 급상승한다. 지하철 출입구가 땅값에 직접 영향을 미친 것이다. 어떤 위치가 더 좋은가? 그것을 결정하고 판단하는 것이 바로 ‘풍수의 핵심’인 것이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이미 풍수의 상식을 가지고 살아가는데, ‘묘터’로 잘못 오해하면서 풍수의 이치를 간파하지 못한 것이다.
풍수는 곧 공기와 물을 뜻한다. 여름에는 에어콘과 시원한 음료수가 풍수로 작용한다. 때론 선풍기와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풍수의 조건이 될 수 있다. 스타벅스를 찾는 이유는 대화하기에 좋은 편안함과 음료수 때문이다. 이것이 풍수인 것이다. 집에서도 마찬가지다. 더울 때는 공기를 따뜻하게 하려고 보일러를 튼다. 따뜻한 유자차를 마신다. 풍수다. 풍수는 바로 사람의 몸을 최적의 조건으로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산이 겹겹이 쌓여있으면 특정 지역이 북서풍의 시베리아 강풍을 막아줘서 겨울을 보내기에 좋을 것이고, 물이 흘러야 농사를 짓고 마실 물을 마실 수 있다. 사람이 살아가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 그곳을 풍수가 좋은 명당으로 봤던 것이다.
도로(道路)는 사람이 다니는 길이다. 교통(交通)은 직선거리가 최고다. 차(車)는 곡선이 좋지 않다. 반면, 공기와 물은 직선을 좋아하지 않는다. 구불구불해야 공기도 물도 흐른다. 자연의 풍수(風水)는 곡선이 핵심인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산이 직선이면, 보기에 좋지 않다. 곡선이어야 보기에도 좋고, 공기와 물도 자연스럽게 흐르게 된다. 너무 높고 가파른 산도 아찔해 보인다. 풍수가 좋다고 할 수 없다. 공기와 물이 흐르듯, 풍수지리학은 산도 산맥을 타고 흐른다고 본다. 공간적으로 정지되어 있지만, 산맥을 따라 곡선의 흐름이 흐른다고 해석하는 것이다.
또한, 풍수지리를 말할 때 가장 중요한 개념은 ‘관점’이다. 관점(觀點)은 관찰자의 시점(視點)을 줄인 말이다. 월명동에 성자바위가 있다. 현재 9가지 형상이 그곳에서 발견되었다. 성자얼굴, 독수리형상, 하나님 형상, 성령님 형상, 치타 형상, 팬텀기 형상, 맨발 형상, 세계적 복서 알리 형상, 호랑이 형상 등이다. 이 모든 형상은 어떤 위치에서 보느냐로 달라진다. 그 위치가 중요하다.
가령, 월명동은 인대산에서 볼 때 왕좌 형상이다. 인대산(人大山)은 큰 사람과 같은 산이며, 세계적인 큰 인물이 태어난다는 전설이 있다. 인대산에서 볼 때, 왕좌의 형상이 월명동이므로, 인대산의 전설이 월명동에 흐르는 것이다. 이것이 곧 풍수지리의 맥락이다. 그 위치에서 봤을 때 그렇게 보이면, 그 위치의 전설이 그곳에 적용된다. 월명동은 하늘에서 봤을 때 ‘별터’이고, 인대산에서 봤을 때 왕좌 형상이다. 하늘에서 북극성과 같은 지역의 별터를 월명동으로 지정한 것이고, 인대산이 ‘세계적 인물이 태어나는’ 그 전설의 장소로 왕좌 형상인 월명동을 지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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