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링으로 ‘글쓰기’를 묻는 사람들이 많다. 아이들에서 어른들에 이르기까지 공통된 질문은 “글을 어떻게 쓰죠?”라고 묻는다. 이런 질문에 대해서 멘토링이 정말로 어렵다. 먼저, 나도 글을 잘 쓰는 사람에 비하면 그렇게 글을 잘 쓰는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글쓰기는 각자의 훈련에 따라 달라져서 그렇다.
그래도 묻는다면, 나는 화가처럼 글을 쓰라고 조언하곤 한다. 이게 바로 4문장 글쓰기 비법이다.
말은 물과 같다고 한다. 발음도 비슷하고, 침을 튀기며 말하듯 물이 흘러서 그런 것도 있고, 물이 깊은 곳에서 샘솟듯 나오듯 말은 뇌의 깊은 곳에서 샘솟듯 흘러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말은 물과 같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이 말도 순서있게 흘러간다. 말과 글은 약간의 모양만 다를 뿐, 근원은 같다. 뇌에서 출발하므로, 말은 입으로 흘러가는 것이고, 글은 손으로 흘러가는 것이다. 출발지는 같고, 뻗어가는 강줄기가 다른 것이다. 말 잘하면 글도 잘 쓴다.
말과 글을 비교하면, 약간 성격이 다르다. 말을 잘하는 사람이 왜 글을 못쓰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일까? 그것은 본인이 잘 안다. 가령, 말하는 사람들은 말하는 상대방을 ‘감각적으로’ 의식하면서 뇌에 압박해서 논리를 전개하는데, 혼자 있을 때는 뇌를 압박할 줄 몰라서 그런 것이다. 그렇다면, 상대방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스스로 상대방이 되어서 질문을 던지면서 글을 써보면 된다. 글과 말은 같으므로, 혼자 있을 때 상대가 있다고 생각하고 글을 쓰면 글이 잘 나온다.
화가처럼 글을 쓴다는 것은 ‘윤곽’을 잡고서 구체화시키는 것을 뜻한다. 윤곽은 ‘제목’을 의미한다. 내가 무슨 글을 쓴다는 것은 어딘가로 여행을 가는 것과 같다. 거기 가서 뭘할까? 준비물을 챙기면서 그곳에 도착해서 ‘길을 따라’ 배경을 즐기면서 사진을 촬영하고 여행속으로 자신을 일체시킨다. 이처럼, 글도 ‘제목’의 여행지를 선정한 다음에 그곳을 어떻게 탐방할지 대략적인 논리의 길을 머릿속에 그려놓고서 ‘글의 길’을 떠나는 것이다.
** 가령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이 칼럼을 예로 들어보자. 나는 글쓰는 전략에 대해서 글을 써야겠다고 드메인 까페(de main)에 앉았다. 이 제목은 점심식사하면서 ‘글쓰기 전략’에 대한 질문을 받고서 ‘칼럼’을 써야겠다고 마음을 먹었고, 이제야 시간이 되어서 노트북을 펼쳤다. 머릿속에는 대체적으로 ‘4문장 글쓰기, 화가처럼 윤곽과 형상’의 논리전개를 해야겠다고 생각이 왔고, 글을 풀어가고 있는 것이다. 글쓰기는 이렇게 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4문장 글쓰기’이다. 이 칼럼을 보면 ‘각 단락’이 4~5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단락은 같은 생각의 묶음들이다. 생각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으면서 문장들을 단문과 복문을 반복하면서 각각의 단락의 형체를 구체화하고 있다. 마치 화가가 얼굴을 그려놓고서 그곳을 집중적으로 형상화하듯이 ‘4문장 글쓰기’로서 그 단락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구체화가 끝났다면 다음 단락으로 넘어가고, 구체화가 부족하면 다음 단락에서도 앞의 단락을 더 세밀화하면 된다.
이러한 단락이 10개 정도면 원고지 10매에 해당하고 훌륭한 칼럼이 탄생하게 된다. 원고지 10매 정도면 종이신문의 사설이 하나 나오는 것과 같다. 원고지 4매 정도여도 자신이 말하고 싶은 주장은 충분히 펼칠 수가 있다. 10매 정도면 ‘책 1권’을 압축하듯이 팽팽한 긴장감과 함께 ‘집한채’를 완성하듯 논리를 전개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글쓰기를 집짓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래도 어려운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글을 써보지 않아서 그런 것이다. 글은 계속 써보면서 늘어나는 것이다. 글이 글을 낳는다는 말이 있다. 말이 말을 낳듯이 그렇다. 소가 소를 낳고 말(馬)이 말(馬)을 낳고, 말(言)이 말(言)을 낳고, 글(書)이 글(書)을 낳으므로, 손가락으로 자판을 두드리다보면 금새 자신도 모르게 글쟁이가 되어있을 수도 있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가 먼 곳에 있지 않고, 스스로 날마다 습관을 들인다면 글쓰기든, 사업이든, 원하는 모든 꿈이 실현되지 않을까? 꿈이 무엇이든, 꿈을 꾸고, 그 꿈을 현실에서 실행하며 열심을 다한다면 꿈이 훗날 반드시 열매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