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 진행된 5번째 선미라 기호학 박사의 인터뷰는 ‘유럽 문명의 문화적 가치’에 대해서였다. 프랑스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선미라 박사는 독일, 프랑스, 이태리를 ‘고구려, 백제, 신라’로 비유해서 문화재해석을 펼쳤다. if로 시작되는 ‘만약 삼국통일이 없었다면’, 한국은 어찌 되었을까?
비빔밥만 하더라도 그 재료가 다양하다. 하물며 인류 문명이 단 하나의 사건이 틀어진다고 해서 어찌 달라질까? 또한 통일과 분립은 유럽과 중국을 명확히 구분하는 거대한 ‘기준’이며, 연역법과 귀납법의 논리체계처럼 명확히 구분되면서 현존하는 문명의 흐름이어서 ‘옳고 그름’은 따질 수 없겠으나, 선미라 박사는 “분립을 통한 경쟁과 협력”으로서 ‘유럽의 나눔’을 선호했다.
“유럽은 마치 고구려 백제 신라처럼 서로 나뉘어져 있어요. 중국은 거대한 하나이지만, 유럽은 그렇지 않아요. 프랑스, 독일, 이태리는 서로 다른 정치체제, 문화체제, 사상체제를 역사적으로 유지하면서 분립을 통한 협력관계로서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어요. 무지개처럼 고유의 색깔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 유럽이 잘사는 이유와 변수는 다양하겠지만, 경쟁을 통한 발전도 중요한 원인이라고 생각해요. 프랑스, 이태리, 독일은 각각 전문성으로 전혀 다른 색깔로서 나뉘어져 있어요. 서로 섞일 수 없다면 분립해서 각각 독립체로 성장해서 이후에 협력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죠. 하나 될 수가 없는데 서로 섞여 있다면 늘 싸우다가 일을 못하거든요”
선미라 박사는 ‘문명발전의 매우 중요한 부분’을 지적했다. 진시황제의 천하통일에 대해서 부정적인,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하나의 중국은 그 자체로 위대하지만, 몸집이 너무 큰 공룡과 같아서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유럽과 중국은 문명발전의 방향이 완전히 정반대로 진행됐다. 유럽은 나뉨으로 경쟁속에 공동체를 형성한 것이고, 중국은 춘추전국시대를 끝으로 하나의 중국으로서 지금까지 발전해오고 있다. 현재 지구 공동체에서 가장 큰 영향력은 EU이다. 또한 중국과 미국이 강대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누가 더 낫다고 평가할 수 없는 역사의 과정속에 있지만, 발전을 위해서는 ‘나뉨과 경쟁’이 필요하다는 선미라 박사의 지적은 한국정치사에도 필요해 보인다.
선미라 박사에 따르면, 프랑스와 독일과 이태리의 발전방향은 이와 같다.
프랑스 : 유럽은 크게 3나라로 나뉜다. 프랑스는 천부인권사상이 매우 발달했고, 태어나면서부터 각자 고유한 개성과 능력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프랑스는 개인의 전문성에 집중한다. 70억 인구가 각자 고유한 색깔과 재능이 있다. 프랑스에서는 개인의 전문성을 살리는 것이 최고의 가치다. 그 사람의 신분과 학벌은 부수적인 것이다. 프랑스는 누구를 막론하고 개인의 사상적 표출, 표현방식과 관련된 예술성과 문화적 가치를 중요시한다. 프랑스 파리를 이런 이유로 문화예술공장이라고 부른다. 문화예술발전소로서 파리는 지금도 가동되고 있다.
독일 : 독일은 기본교육을 중요시하고, 공동체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둔다. 공동체가 중요하기 때문에 독일은 질서와 법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법과 법에 대한 준법정신이 독일에서는 사람으로서 가져야할 덕목이다. 인간이라면 최소한 상대방을 존중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그 의견에 대해서 자신의 견해를 표현할 수 있어야하다. 이러한 대화법은 사회질서 유지와도 관련있다. 독일은 형사법이 매우 발전해 있고, 구체적인 사항까지 법률조항에 들어있다. 사회질서 유지를 위해서는 ‘법’이 매우 중요하고, 독일에서는 ‘법’과 ‘질서’와 ‘공동체’를 중요한 덕목으로 여긴다. 독일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서 1년동안 사회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교육 과정을 밟는다. 사회경험을 토대로 대학에서 자신이 원하는 전공분야를 선택하도록 하려는 이유다.
이태리 : 이태리는 로마로서, 고대 유산이 모여있는 공간이다. 이태리는 창조성을 강조하는데, 창조는 과거로부터 출발한다고 믿는 나라이다. 과거는 현재와 미래를 위한 뿌리와 같다. 이태리는 과거를 통한 현실의 발전을 매우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 현재 이태리는 관광수입이 매우 발달해 있다. 이태리는 역사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선미라 박사는 “유럽 삼국인 프랑스, 독일, 이태리가 서로 다른 전문성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정치적, 문화적 독립국가를 이뤘기때문이다”면서 “독립국가로서 사상적으로 서로 나뉘어서, 내부적으로 싸우지 않고, 각자 자기 전문분야를 발전시키면서 현재의 강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