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측에서) 선미라 기호학 박사, 장창훈 보도국장
9월 1일 인사동에서 열린 생각하는 뇌(조성일 작가) 전시회에 선미라 기호학 박사와 함께 관람했다. 선미라 박사를 통해 재해석된 뇌의 예술세계는 우주와 일체되는 새로운 코드로서, 그 의미가 깊다고 했다. 인사동에 열리는 수많은 전시회가 ‘형식적 전시’로 흐르는 경향이 짙은데, 조성일 화백의 ‘생각하는 뇌’ 전시회는 철학적이고, 독창적이고, 과학과 예술과 종교가 합일점을 찾는 코드를 구성했다고 평가했다.
예술의 문외한인 나는 기호학적 관점을 듣고서, 다시 그림세계를 찬찬히 들여다봤다. 평범한 그림같은데, 뭔가 생각할 코드가 들어있는 것 같았고, 일반적인 뇌사진과는 상당히 차별적이면서, 작가의 혼이 들어있는 것 같았다. 조성일 화백이 마지막 잎새를 연상케 하는 그림앞에서 ‘마지막 잎새가 뇌의 뉴런 끝에 메달린 것’을 그렸다면서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다. 뭉클했다.
뇌는 곧 ‘나’다. 나의 중심에는 뇌가 있고, 뇌의 중심에는 ‘해마’의 코드가 있다고 조성일 화백은 여러번 강조하는 것 같았다. (내가 듣기에 그러했다. 여기서 해마는 뇌속에 있는 해마이다.) 해마는 곧 뇌의 핵심열쇠와 같은 듯 하다. 내 인생의 해마는 과연 무엇인가? 성경 계시록에는 ‘다윗의 열쇠를 가진 자’라는 표현도 있는데, 뇌의 문은 곧 해마인데, 그 문을 열 열쇠는 무엇인가? 이와 같이 코드는 신비하고, 깊은 것 같다. 오늘 조성일 화백의 뇌속을 다녀온 것 같다. 뇌속에는 그림의 다양한 영역들이 있었고, 뇌속에는 조성일 화백 본인의 형상도 들어있었고, 그리하여 꿈속에서 누군가 만나듯 그가 말하는 것을 들으면서, 한 사람의 뇌를 경험하는 것이 얼마나 신비로운지, 현실세계에서 경험한 영적인 예술체험의 시간이었다.
전시회 도중에 배선희 시인의 시낭송도 있었는데, 참으로 감동적이었다.
선미라 박사는 ‘기호학 탐방 시리즈’로 ‘뇌의 기호학’ 관점에서 조성일 화백의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어떤 글이 나올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