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드라마 칼럼]=미스터 션샤인은 가슴을 저밀도록 깊은 감동을 전한다. 참 깊다. 내용이, 깊다. 노예로 태어나 버려짐을 당해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인이 되기 위해 미국 해병대가 되었던 유진 최,(최유진) 그리고 양반댁 명문집안의 1등 신부감 고애신, 둘의 사랑은 결코 이뤄질 수 없는 운명적 만남이다. 고애신이 결국 미국 해병대 최유진을 사랑하기로 결정하자, 집안이 발칵 뒤집혔고, 국가의 장벽과 신분의 장변의 2가지 돌발변수는 고애신의 사랑이 이뤄질 수 없는 현실의 상황을 말해줄 뿐이다.
최유진이 고종 황제의 명을 받들어, 무관학교 외국인 강사로 임명받았다. 그때 고애신도 궁궐에 들어올 상황이 되었다. 우연히 둘이 궁궐에서 만났고, 상황은 배꽃이 떨어지는 중이다. 고애신은 다른 상궁의 안내를 받고 가는 중이다. 둘의 사랑이 들켜서는 안되는데, 너무나 반가운 상황인지라, 기쁜 내색을 할 수 없지만 해야하는 그런 상황….. 최유진이 멈춰서서 그 상궁을 향해 자신의 소속과 이름을 차분하게 말한다. 그리고 배꽃의 휘날림을 담담히 묘사하면서 인사를 한다. 그 장면이 날 뭉클하게 한다. 보여지는 것은 분명 최유진과 상궁의 대화다. 그러나, 고애신은 최유진의 말이 자신을 향해서 말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상궁은 보여지는 액면으로만 듣고, 그저 혼자서 좋아할 뿐, 최유진의 마음은 고애신을 향하고 있었다. 말하는 방향, 말하는 상대가 분명 보여지는 상궁이지만, 그 내용은 말의 내용을 깨닫는 고애신을 향한 것이다. 이것이 깊은 비유다. 비유는 깨닫는 자가 주인이다.
최유진 : 궁에서 이리 우연히 만나니, 매우 아름다워, 감짝 놀랐오. 이것은 오얏꽃, 황실의 문양이라, 4계절 내내 볼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고 실없는 생각도 했었오.
이 말에 상궁은 얼굴이 붉어지지만, 최유진의 속마음은 고애신을 향할 뿐이다. 오얏꽃(배꽃)이 황실의 문양이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비유다. 고애신을 향한 자신의 사랑을 오얏꽃에 비유해서, 고애신을 4계절 내내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마음을 배꽃에 비유한 것이다. 이것은 그 사랑을 받는 고애신만 아는 사랑의 밀어다. 이것이 비유의 깊은 세계다. 이 드라마의 매력은 비유의 구조를 상당히 깊게 만들어놨다. 생활속에서 우리가 자주 접하는 평범한 상황도 비유의 구조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고애신의 할아버지가 이미 정혼한 고애신이 다른 남자를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노발대발, 그 장본인을 만나보니, 미군이요, 노비출신이니, 대성통곡의 사태가 발발했다. 그리고 최유진(이병헌)은 담담히 자신의 위치로 돌아갔다. 그때 고애신은 담을 뛰어 넘어서 최유진을 만나러 가는데, 다른 드라마는 선정적인 연출로서 흐르겠으나, 이 드라마는 완전히 다르다. 급하게 달려와 멈춰선 고애신을 향해 최유진은 벗겨진 신발을 주워서 무릎을 꿇고서 흙묻은 버선을 털고, 신발을 신긴다. 그 마음이 고마워서 고애신은 눈물이 흐른다. 깊은 사랑이다. 현실의 운명앞에서 사랑을 증명해가는 그 시대 사람들의 아름다운 삶이 그대로 연출되었다. 신발을 신기는 그 장면은 참으로 아름답고, 뭉클한 감동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