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드라마 칼럼 / 장창훈]=최수종 탤런트와 유이 탤런트가 연기하는 ‘하나뿐인 내 편’은 시청률 30%를 육박하는 인기 드라마이다. 이 드라마의 주요 특징은 ‘종교의 본질’을 묻는 것이다. 배경은 천주교 성당이며, 운전기사의 눈으로 바라보는 대기업의 가족사를 보여준다. 운전수 역할은 최수종, 극중 이름은 강수일이다.
“성당은 상처받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예요. 빵 봉사를 하러 오셨는데, 서로 좋은 친구로 어울려보세요”
베드로 신부님이 강수일 탤런트에게 새로운 사람을 소개하는 장면이다. ‘상처받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으로 성당을 정의하는 그 문구가 내 마음을 울린다. 과연, 종교는 무엇인가? 과연, 종교는 무엇인가? 하나님과 신을 숭배하기 위해 만든 성당, 사찰, 교회, 서당 등등 모든 신당은 그 목적이 무엇인가?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모임이다’는 신학적 정의도 결국 ‘하나님과 사람의 만남’을 뜻할 것이다.
내가 처음 만났던 예수 그리스도는 중학교 때였다. 시골 출신이었던 내게 예수님은 어떤 동네 형을 통해서 찾아왔다. 교회에 다녀보라고 권유했던 그 손길을 따라, 이스라엘 청년의 삶을 배웠고, 십자가에서 죽었다가 살아났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참 힘들게 살다가 가셨구나…”라고 나는 그때 생각했다.
나의 아버지가 내게 물었다. “아버지가 왜 둘이냐”고. 교회에 다니면,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니, 도무지 용납할 수 없었던 내 육신의 아버지가 물었던 질문이다. “그러게요?”라고 얼버무렸으나, 훗날 하나님은 영혼의 아버지이고, 성령님은 영혼의 어머니라고 배우게 되었다. 그렇다. 종교는 축소하면 가족이고, 가족을 확대하면 종교다. 가족을 더 축소하면 어머니의 품이다. 사랑이다.
끝없는 슬픔으로 누군가를 위해 울었던 적이 있다. 또한, 나는 누군가의 애절한 기도로 사람이 되었음을 고백한다. 상처받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곧 천주교 성당이라고 ‘하나뿐인 내편’의 극작가는 정의를 했는데, 우리가 우리의 아픔과 슬픔을 느끼지 못하고, 보듬지 못한다면, 참으로 애석할 것이다. 종교의 본질, 교회의 본질, 신앙의 본질이 무엇일까?
유이가 맡은 역할은 김도란, 강수일의 딸이지만, 어려서 강수일이 감옥에 가면서 버려져 다른 사람의 손에 양육되었다. 계모를 통해 살다보니, 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해서 늘 사랑 결핍증에 걸렸다. 상처받은 영혼으로 살았던 것이다. 그래서 더욱 심성이 착하다. 대기업의 왕 사모님이 치매증상에 걸려서 김도란을 찾을 때, 김도란은 ‘상처받은 왕 사모님’이 웃는 그 모습만 생각한다. 아픔, 슬픔, 상처, 고통을 헤아리는 그 마음, 하나님의 마음과 멀지 않을 것이다.
내가 다니는 교회도 ‘상처받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 상처받은 사람들이 가야할 곳은 술집도 아니고, 배회하는 거리도 아니고, 교회에서 하나님을 만나 위로를 받고, 삶의 지표를 찾는 것이리라. 부드럽고, 감성적인 드라마 ‘하나뿐인 내편’을 보면서, 종교가 추구해야할 그 본질을 조금 느끼게 되어 행복한 주일 저녁이다.
10년전, 내가 다녔던 어떤 교회에서 주일예배가 끝나고, 생명이 죽을 뻔한 사건이 있었다. 누군가 탁구대를 펼치는 그 순간, 아이가 1cm의 간발의 차이로 위기를 모면했다. 내가 찰나에 그것을 목격했는데, 나는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
더 큰 충격은 다음에 있었다. 아이가 다치지 않으니까,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탁구를 치는 것이다. 생명이 죽을 뻔했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었는데, 정말이지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그렇게 무미건조하게 탁구를 하는 모습에서 나는 상황을 인식시키면서 물었다.
“생명이 죽을 뻔 했는데, 아무 일이 없는 것처럼 그렇게 탁구를 할 수 있나요?”
내가 따지니, 사람들이 말하길,
“하나님의 은혜로 죽지 않았으니, 감사하죠. 주일날 교회에서 그렇게 큰 소리를 치시면 안돼죠.”
그들이 정녕 하나님의 은혜로 한 생명이 죽지 않았음을 깨달았다면, 탁구를 치지 않았으리라. 살인사건이 발생할 뻔한 위기가 모면되었음을 진정 알았다면, 한가롭게 탁구를 치지는 않았으리라. 모르니까, 그러한 것이다. 모르니까, 입으로만 ‘하나님의 은혜로 죽지 않았다’고 말한 것이다. 진정 깨달았다면, 최소한 그 아이의 어머니를 찾아가서 백번 사죄하고 용서를 구했을 것이다. 그것이 사람이 살아갈 최소한의 양심이므로.
10년 동안 나는 그 사건이 잊혀지지 않는다. 감정이 나무토막처럼 죽은 자들의 모습이 그러함을 보았기에, 나는 혹여 내 마음이 그렇게 변질될까, 항상 우려한다. 최소한 하나님은 연약한 아이의 생명을 살리시는데 함께 하시지, 무미건조하게 탁구치는데는 함께 하지 않음을 확신한다.
<독자반응>
**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니~~~~ 어린 아이에게 한 것이 주님에게 한 것임을 모르는 무지하고 불쌍한 영혼들이네요~~
** 너무너무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하나뿐인 내편, 종교의 본질을 묻다 (다시 보는 드라마)
글쓴이 : 서울교육방송
책가격 : 4900원
책종류 : PDF
출판사 : 미디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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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해당 도서는 서울교육방송에 보도된 드라마 에세이 모음집이다.
작가소개 | 서울교육방송
서울교육방송(www.ebsnews.co.kr)은 서울교육청을 출입하는 인터넷교육방송으로서, 서울시를 통해 문화관광부에 등록한 언론방송이다. 서울교육방송은 매년 가장 아름다운 인물들을 선정 발표하고 있으며, 문학 공모전으로서 서울문학상을 운영하고 있다.
순서
1. 하나뿐인 내편, 종교의 본질을 묻다
2. 독불장군 vs 상대존중 (백일의 낭군님)
3. 적인가 동지인가 (미스터 션샤인)
4. 격변하는 조선과 지금 (미스터 션샤인)
5. 피와 살이 있는 로봇 (너도 인간이니)
6. 법의학과 구더기 (검법남녀)
7. 비밀수첩 (무법 변호사)
8. 비밀의 무게 (같이 살래요)
9. 사람을 처음 보았어요 (나의 아저씨)
10. 은밀하게 위대하게 (영화 후기)
11. 지금 만나러 갑니다 (영화 후기)
12. 다시 보는 드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