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교육칼럼 / 장창훈]=논술(論述)은 논리적으로 기술하는 것이다. 論은 두루마리 책으로 옛날에는 대나무로 만들어졌고, 述은 나무의 뿌리가 땅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논술(論述)은 나무가 뿌리 내리듯, 대나무 두루마리처럼 정리정돈해서 쓰는 것이다. 논술을 잘 하려면, 평소 ‘전달의 표현법’을 익힐 수 있어야한다. 영화를 보고, 그것을 요약해서 친구에게 말하기, 가족들과 소풍을 가서 가장 좋았던 내용을 친구에게 말하기…. 현장에 없는 사람에게 그 내용을 어떻게 잘 전달할까, 그것을 고민하면 표현법이 확 늘어난다.
“오늘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어?”
이 질문 하나가 아이의 표현력을 확장한다. 관심의 촉매제는 “정말?” “그래서?” “그 다음은?” “우와~~” 라는 맞장구로서 아이가 말할 수 있도록 해줘야한다. 그냥 형식적으로 듣게 되면 아이는 말문을 닫게 되고, 맞장구를 쳐주면서 관심을 갖게 되면 아이는 신이 나서 계속 말한다. 이때 말의 내용을 절대로 제단해서는 안된다. 그냥 말하게 하면, 그러한 능력이 스스로 표현법을 정리하게 된다. 하루에 10분씩, 아이에게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어?”라고 묻는다면, 그 아이는 논리적 체계를 스스로 구축하게 된다.
부모 : 오늘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어?
아이 : 오늘 밥이 정말 맛있었어요?
부모 : 밥이 맛있었어? 좋았겠다. 어땠는데?
…….
이렇게 아이가 던진 말에 대해 관심을 갖고, 그 말에 대해 계속 구체적으로 물어주면 된다.
부모 : 오늘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어?
아이 : 오늘 밥이 정말 맛있었어요?
부모 : 밥먹는 것밖에 없었어!!
부모가 이렇게 말을 하면, 아이의 표현력을 자르는 것이다. 절대로 해서는 안된다. 아이의 입장에서 신나게 말하면, 그것은 신나는 일이다. 듣는 부모의 생각이 판단을 하면 안된다. 그냥 귀를 빌려주는 것이다. 들으면서 아이의 마음속에 있는 것들을 끄집어 내주는 역할만 하면 된다. 아이는 책가방에서 책을 꺼내듯이, 관심을 보이면 마음의 책가방에서 생각들을 꺼내놓는다. 그것을 날마다 훈련하면, 아이는 금새 단어로 표현하고, 문장으로 논리를 전개할 줄 안다. 많이 할수록 실력이 늘게 된다. 간단하다.
글짓기를 잘하려면 3가지가 꼭 필요하다. 삼다(三多)라고 하는데,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이다. 송나라 때 문장가 구양수가 글쓰기 비법 3가지를 설명했는데, 삼다(三多)라고 알려져 있다.
다독(多讀)은 많이 읽는 것이다. 좋은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정말로 좋다. 좋은 음식을 먹으면 몸이 건강해지듯이 좋은 책을 읽으면 문장력이 스스로 갖춰진다. 명작이 좋은 책이다. 대학논문과 같은 책은 읽으면 논리가 파괴된다. 길고 복잡한 문장으로 된 책은 읽게 하면 안된다.
다작(多作)은 많이 써보는 것이다. 일기가 가장 좋다. 그 다음이 에세이다. 일기와 에세이는 차이가 없다. 그냥 느낌대로 쓰는 것이 ‘글’이다. 무형식이 형식인 문학장르가 바로 ‘에세이’다. 날마다 자주 많이 써보는 것이 글짓기에 최고로 좋다.
다상량(多商量)은 많이 생각하는 것이다. 깊게 곰곰이 생각하는 것이 문장력을 키워준다. 상상과 명상은 전혀 다르다. 어떤 사건을 깊게 생각하기, 역사책을 읽으면서 단어와 단어가 묘사하는 사건을 실제로 떠올리는 것이 바로 다상량이다. “오늘 무슨 일이 있었니?”라고 묻는 것이 바로 다상량 훈련법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로서 ‘너라면 어떻게 했겠니?“라고 묻는 것도 다상량이다. 그러한 질문을 통해서 아이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주면 아이는 무한한 상상력을 펼친다. 이러한 상상력을 꺼내놓을 때, 정답은 없다. 꺼내놓는 그것이 정답이다. 상(商)은 장사할 상(商)이다. 장사는 실제로 장사를 했을 때 어떻게 물건을 팔지, 어떻게 손님에게 말할지 상상력을 발휘해서 조건을 갖춰야한다. 무작정 장사를 하면 낭패를 당한다. 장사의 기본은 사전답사이고, 무한한 상상력과 함께 연구와 고민이다. 다상량은 엄청나게 혼자서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즉, 다상량은 고독의 사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