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선구이 아침밥을 먹으면서….
[서울교육방송 교육칼럼 / 장창훈]=내가 언젠가 누구에게 “저는 장창훈입니다. 제 이름에 책임을 지는 인물입니다”라고 말했다. 신앙이 있던 그 사람은 내가 교만하다고 했다. 내가 내 이름을 내세웠다는 이유다. 나는 지금도 그 사건을 곰곰이 생각한다. 과연 내가 교만한가? 교만하다면, 자기 이름에 책임지지 않으면서 하나님의 이름으로 무책임하게 사는 것은 하나님의 뜻인가?
누군가 내게 “하나님의 뜻”을 주장하면, 나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 그렇게 뜻을 따라 살았던 수많은 세월에 ‘염증’(厭症)이 내게 아직도 남아있으니, 과연 뜻은 있는가? 그래서, 나는 내게 주어진 사회적 책임, 양심적 책임을 다하려고 노력할 뿐이다. 그 표현법이 “나는 장창훈입니다”였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모든 것이 용납될 수 있을까? 구원은 무엇일까? 영혼의 영원성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믿음의 본질은 누구를 향함인가? 몇일전, 몇해전 내가 행한 몇가지 일이 떠올랐다. S종교에 소속된 어떤 신도와 사상전쟁을 했던 것이 과연 정의로운 행위였을까? 나는 하나님께 진지하게 물었다. 내 양심의 발로에서 행한 그 일이 과연 IS와 무엇이 다른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그녀에게 내가 행한 정죄는 과연 정당한가? 그리하여, 명함을 꺼내서 언제라도 정중히 용서를 구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젊은 날, 나는 평온한 가정을 가지길 원했으나, 나는 폭풍의 언덕에 위치했던 것인지, 쉽지 않은 비탈진 삶을 살아갔다. 그 때는 옳았다고 믿은 것들이 지나고 나서 후회로 남는 것들이 많다. 과연 옳음은 무엇인가? 때론, 확신이 지나쳐 비느하스의 분노로서 정의로운 칼을 휘두를지나, 그 칼이 과연 신의 뜻인가? 신의 뜻이라면, 인류는 IS를 용납해야할 것이다. 그들의 본질도 그러하므로. IS가 인류문명에서 용납될 수 없듯이, 모든 종교는 사회적 책임에 침묵해서는 안된다. 종교가 칼을 들기 시작하면 지구는 전쟁의 불바다에 휩쌓이고, 그것이 지옥이다. 모든 종교가 사랑과 평화의 이름으로 성전(聖戰)을 일으키면, 지옥은 지구에 있다.
용납은 먼 곳에 있지 않다. 왜, 나만의 것이 옳다고 확신하는가? 왜 내가 틀리면 안되는가? 내가 틀릴 수 있고, 내가 실수할 수 있고, 내가 교만할 수 있고, 내가 옳지 않을 수 있으니, 그러한 자신을 용납한다면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겸허하게 용서를 구할 수 있어야한다. 사람은 누구나 불완전하며, 그래서 완전을 향한다. 완전하다면, 그것은 완전한 것까지 완전한 것이다.
예수님은 부활후, 가장 먼저 흩어진 제자들에게 갔다. 낙향하러 떠나는 엠마오 제자들을 붙들었고, 낙향한 사도들을 찾아서 디베랴 호수로 갔다. 예수님은 생선구이에 아침밥을 함께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을 것이다. 누가 누구를 정죄할 수 있으랴. 누가 누구를 비난할 수 있으랴. 아!! 그 부활의 예수님이 그립다. 사랑으로 내게 다가오는 예수님이 그립다. 인생이 새롭게 부활한다면, 부활의 심령, 부활의 양심, 부활의 성령을 품는다면, 요한복음 21장의 역사가 펼쳐질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요한복음 21장
그 후에 예수께서 디베랴 바다에서 또 제자들에게 자기를 나타내셨으니 나타내신 일이 이러하니라 시몬 베드로와 디두모라 하는 도마와 갈릴리 가나 사람 나다나엘과 세베대의 아들들과 또 다른 제자 둘이 함께 있더니 시몬 베드로가 나는 물고기 잡으러 가노라 하매 저희가 우리도 함께 가겠다 하고 나가서 배에 올랐으나 이 밤에 아무 것도 잡지 못하였더니 날이 새어갈 때에 예수께서 바닷가에 서셨으나 제자들이 예수신줄 알지 못하는지라 예수께서 이르시되 얘들아 너희에게 고기가 있느냐 대답하되 없나이다
가라사대 그물을 배 오른편에 던지라 그리하면 얻으리라 하신대 이에 던졌더니 고기가 많아 그물을 들 수 없더라 예수의 사랑하시는 그 제자가 베드로에게 이르되 주시라 하니 시몬 베드로가 벗고 있다가 주라 하는 말을 듣고 겉옷을 두른 후에 바다로 뛰어 내리더라 다른 제자들은 육지에서 상거가 불과 한 오십 간쯤 되므로 작은 배를 타고 고기든 그물을 끌고 와서 육지에 올라보니 숯불이 있는데 그 위에 생선이 놓였고 떡도 있더라 예수께서 가라사대 지금 잡은 생선을 좀 가져오라 하신대
시몬 베드로가 올라가서 그물을 육지에 끌어 올리니 가득히 찬 큰 고기가 일백 쉰 세 마리라 이같이 많으나 그물이 찢어지지 아니하였더라 예수께서 가라사대 와서 조반을 먹으라 하시니 제자들이 주신줄 아는 고로 당신이 누구냐 감히 묻는 자가 없더라 예수께서 가셔서 떡을 가져다가 저희에게 주시고 생선도 그와 같이 하시니라 이것은 예수께서 죽은자 가운데서 살아나신 후에 세 번째로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것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