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관리+늘찬병원+UHRD
– 세계평화여성연합(서울북부)+(사)내부장애인협회
[서울교육방송 현장탐방 / 글_장창훈 / 사진_윤정기]=11월 24일 대설주의보, 첫눈이 폭탄같다. 내복과 외투를 껴입고 연탄봉사 취재를 나섰다. 내심, ‘함박눈에 봉사날짜가 연기되나?’싶었지만, 기우였다. 눈은 더욱 세차게 몰려왔고, 땅에 쌓인 눈이 솜이불같다는 표현은 문학의 사치, 모든 차들은 길에 얼어붙었다. 정릉동 대우아파트에 도달하자, 비옷을 눈옷으로 입은 봉사대원들이 100명 넘게(최종 200명) 밀집해 있다. 연탄배달을 위해 낀 빨간장갑에서 벌써 따뜻한 온기가 느껴진다.
‘따뜻한 겨울나기’로 진행된 이번 연탄봉사는 ㈜ 아주관리 김창현 회장이 후원하고, ㈜아주관리와 늘찬병원과 UHRD와 세계평화여성연합 서울북부지부와 (사)내부장애인협회가 함께 했다. 연탄 5천장을 달동네 비탈길로 배달하는 봉사활동이다. ㈜아주관리 직원 전체가 참여했고, 협력사에서 모인 봉사자들은 모두 200명 남짓, 일심동체가 되어서 연탄봉사에 참여했다. 언론취재 봉사에는 장창훈 보도국장, 사진촬영의 재능봉사는 윤정기 사진전문기자가 함께 동참했다.
김창현 ㈜아주관리 회장은 “기업인으로서 사회의 그늘에서 살고 있는 분들을 위해 작은 정성을 나눌 수 있는 봉사의 기회를 갖게 된 것에 먼저 감사드린다”면서 “공동체를 위한 나눔과 봉사는 기업인의 사회적 책무이며, 그래서 직원 전체가 스스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했다”라고 말했다.
황정희 (사)내부장애인협회 이사장은 “봉사에는 경제를 후원하거나, 실제 몸으로 참여하거나, 재능으로 함께 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면서 “모든 봉사활동이 사회를 따뜻하게 하는 온기가 된다. 연탄봉사는 매년 꾸준히 비탈길 위에 살고 계시는 독거노인의 겨울나기를 위해서 2만장 연탄봉사를 하고 있고, 오늘은 5천장 연탄 나눔 봉사가 진행된다. 추운 날씨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와줘서 정말 힘이 난다”라고 말했다.
정릉동 대우아파트에서 한참 걸어서 올라가니 연탄 5천장이 쌓여있다. 눈은 아직 멈추지 않았다. 두 사람이 겨우 다닐 수 있는 비탈골목길은 구부정하게 틀어져 있었고, 내린 눈에 미끌려서 사람들이 올라갔다. 연탄은 비탈길 위쪽까지 나란히 나란히 배달해야한다.
눈이 앃이면 반드시 쓸어야 다닐 수 있는 골목 비탈길에서 봉사자들은 2열 종대로 길게 늘어섰다. 이렇게 높은 곳에 낮은 사람들이 있을 줄이야. 모두 낮은 마음의 자세로 연탄을 조심스럽게 받쳐 들었다. 미끌려 넘어지면 연탄이 깨지니, 조심조심 이어달리기 바톤 터치다. 연탄이 비탈길을 올라간다. 웃음꽃은 함박눈과 함께 피었다.
2열로 늘어선 비탈길을 따라서 올라가 봤다. 과연 연탄이 제대로 전달되었을까? 웬걸, 꼭대기에 가보니 새로운 비탈길이 더 높게 있었고, 연탄은 중간에 놓여서 다시 배달되어야한다. 산보다 높은 곳에 집들이 여러채 있었고, 할머니 한분이 오삽을 들고서 눈을 치우고 있었다.
“연탄봉사하시는 분들 보시면 어떠세요?”
내가 물었다.
“매년, 정말로 고맙고, 감사하죠. 산꼭대기에 집이 있으니까 공기는 정말 좋은데, 겨울에는 추워서 힘들죠. 연탄덕분에 겨울을 정말 따뜻하게 보내요.”
검은 연탄을 위로 배달하는 천사들의 합장은 즐겁게 금새 마쳤다. 다소 위험할 수도 있는 골목 비탈길의 눈길에서도 봉사자들은 안전교육을 철저히 지키면서 자신의 위치에서 연탄을 배달함으로 협력의 가치를 스스로 깨닫는 기회가 되었다. 꼭대기에서 내려다본 달동네 풍경은 나눔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알게 한다. 언 손가락 비비다가 얼굴에 연탄이 묻어도 함박 웃음이 터지는 연탄봉사활동이다.
서은호 늘찬병원 대표원장은 “평소 진료를 하면서 환자들에게 정성을 다하는 것이 봉사활동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몸으로 직접하는 봉사활동도 꼭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오늘 드디어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면서 “첫눈이 오는 날 이렇게 봉사활동을 하고, 많은 것을 깨닫고 배우는 시간이었다. 오늘 배운 봉사의 자세로 의사의 소임을 다하겠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석관고등학교를 다니는 홍관용 학생은 “부모님을 따라서 봉사활동에 참여했는데, 같은 서울에 비탈진 골목길이 이렇게 높은 곳은 처음 와본다”면서 “연탄을 직접 나르고, 연탄이 독거 어르신들의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게 해준다고 하니 정말로 보람있었다. 동아리 활동과 교육열이 높은 석관고등학교에서 학생으로서 본분에 충실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