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부+언론+학계+현장이 융합한 다문화 정책 포럼

(좌측에서) 정지윤 명지대 교수, 홍문기 한세대 교수, 신숙자 협회장, 최진희 대표, 조영관 변호사, 강세창 교장, 조강태 다문화TV 부사장

[서울교육방송 현장탐방 / 장창훈 보도국장]=다문화 가정과 자녀와 이주노동자가 급증해 300만 시대에 돌입한 지금, 국회에서 의미심장한 포럼이 열렸다. 신상진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다문화 TV가 주관, 정지윤 명지대 산업대학원 교수와 홍문기 한세대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교수가 발제한 ‘한국과 다문화 시대 다문화 방송의 역할’의 포럼이다. (사)한국경제사회회연구소 부설 한국다문화포럼에서 기획, 주관했다. 포럼 사회는 김일명 광주여대 교수가 맡았다.
이번 행사에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다문화와 관련된 국회의원들이 대거 참석해 다문화 문제 해결을 위한 미디어 역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관련 법안의 제도화에 적극 협력할 뜻을 비쳤다. 또한 다문화 정책은 특성상 귀납법적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성이 있어서, 밑에서 위로 올라가는 정책도입이 불가피하다. 현장의 목소리가 국회의 법률제정까지 반영되는 뜻깊은 포럼이었다. 서울교육방송이 현장에 직접 참석해 다양한 목소리를 청취했다.
전체 행사는 ▲기조 발제 한국과 다문화 시대(정지윤 교수) ▲제2 발제 다문화방송의 역할(홍문기 교수) 전문가 발제로 ▲다문화 TV : 조강태 부사장 ▲국제결혼가정 : 신숙자 협회장 ▲이주여성 : 최진희 아시안 허브 대표 ▲외국인 근로자와 난민 : 조영관 변호사 ▲다문화 학생 및 중도 입국자 : 강세창 교장이 진행했다.
이번 행사가 국회에서 열리는 근본 이유는 다문화 정책이 법률제정과 밀접하게 연결되기 때문이다. 소수계층을 넘어서서 이제는 한국의 일부가 되버린 다문화 가정과 자녀들이 당하는 차별과 편견은 ‘다문화 인식개선’을 비롯해서 다양한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 그 중에서도 방송의 역할이 특별히 대두된다. 국회의원들이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만 법률제정에 ‘다문화 가정과 이주 노동자’의 입장이 반영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 행사에는 10여명이 넘는 국회의원들이 참석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피력했다. 그것만으로도 성공한 행사인 셈.
신상진 국회의원은 특히 성남시 지역구 의원으로서, 의사로서 동네를 위해 헌신한 인물인데, 이주노동자들을 위해 수년동안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병원을 운영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만큼 현장에서 이주노동자의 삶을 본 사람으로서 다문화 정책의 새로운 변화를 인식한 인물이기도 하다. 국회의원으로서 신상진 의원이 다문화 정책에 대해 심도깊게 접근하고 있고, 학계에서는 다문화 학과를 최초로 만든 명지대 산업대학원 정지윤 교수가 직접 발제하고, 다문화 TV가 만들어질 때부터 관여한 홍문기 한세대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교수도 다문화 프로그램의 현실적 제약에 대해 법률을 통해 증명했다. 현장에서도 강세창 서울휘봉초 교장, 최진희 아시안허브 대표, 신숙자 한국다문화가족건강지원센터 협회 회장이 전문가 발제로 참여했다.
이주영 국회 부의장은 “현재 다문화방송과 관련된 법률이 발의된 것으로 알고 있다. 다문화 가정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데, 한국사회가 이들을 차별하지 않고 포용할 수 있도록 인식개선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다문화 방송이 법률로 제정되면 다문화 문제를 해결하는데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성북구가 지역구인 유승희 국회의원은 “300만 다문화 시대에 돌입했다. 매년 20만명씩 다문화 이웃이 생긴다. 한국의 미래사회에 다문화는 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불편한 이방인들을 어떻게 포용할지, 다문화 포럼을 통해서 아픔을 품는 다양한 방법이 모색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신상진 국회의원은 “92년도 성남에서 동네의원을 개업하면서 이주 노동자들을 많이 진료했었다. 그때 문화가 다른 우리나라에 정착하는 사람들의 고충을 직접 보았고, 내국인의 배려가 정말로 필요하다고 인식했는데, 다문화 TV를 포함해서 현장의 목소리가 하나로 뭉친 오늘의 포럼이 만들어져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명수 국회의원은 “지역구인 충남 아산에도 공장이 많아서 외국인 노동자와 결혼 이주여성이 많다. 다문화 시대는 통합과 협력의 시대인데, 위에서 만든 제도로는 역부족이다.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다문화 정책이 만들어져야한다. 다문화 제도는 농촌 총각 결혼 프로젝트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의 다문화는 그때와는 많이 다르다. 정책이 변해야한다”라고 말했다.
정용기 국회의원은 “다문화 인식개선이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서 가장 절실할 것이다. 다문하TV의 역할이 다문화 인식개선에 밑거름이 되고, 포용하는 한국사회를 만드는데 반드시 필요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순례 국회의원은 “최근 발생한 중학생 추락사건의 당사자가 다문화 자녀인 것으로 보도됐다. 집단 따돌림은 가슴 아픈 사건이다. 미국에서도 인종차별이 피부색으로 발생해서 흑인들의 슬럼화가 교육차별로 발생하는데, 한국도 다문화 자녀들이 교육의 슬럼화를 겪게 되면 한국의 미래사회에 큰 장애물이 될 것이다. 우리 품을 찾아온 그들을 우리가 품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장영선 다문화TV 대표는 “지난 11월 방통위에서 다문화 TV의 공익성을 인정하면서 공익채널로 선정했다. 사회적 사명감의 책무가 크게 느껴진다.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되는 다문화 컨텐츠를 개발 보급해서 다문화TV의 공익성과 다양성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종근 한국경제사회연구소 명예이사장은 “한국은 다문화 사회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다문화 사회는 대한민국의 시대적 사명이 되었고, 그래서 지난해부터 한국다문화포럼을 창설해서 운영하게 됐다. 다문화 정책들을 세밀하게 살펴보고 전달하고 구체화되어서 정책이 만들어지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엄기호 성령교회 담임목사는 “다문화TV라는 매체의 도움을 기반으로 정기적인 포럼을 통해서 사회실정에 맞는 다문화 정책이 개발되어 다문화 사회의 환경이 잘 조성되고, 인적 물적 협력체계를 구축해서 세계화 시대의 긴요한 성장 동력으로 육성되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한국다문화센터 상임고문인 무원 스님(천태종 소속)은 “한국의 산업성장과 문화향상을 끌어온 동력이 교통과 통신의 발달이고, 인터넷과 스마트폰 시대의 생활문화를 견인하는 것은 방송의 힘이다. 이러한 시대에 다문화 정책에서 방송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다양한 의견들이 하나로 융합하는 포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대선 교무(원다문화센터 원장)는 “다문화 사회는 한 국가나 한 사회속에 다른 인종, 민족, 계급 등 여러 집단이 지닌 문화가 함께 존재하는 사회를 말하듯 다문화는 민족마다 다른 다양한 문화나 언어를 단일의 문화나 언어로 동화시키지 않고 공존시켜 서로 존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상과 운동이다. 지구촌이 세계화가 되어가면서 단일한 민족 국가가 지닌 다양한 문화를 서로 인정하고 교류하는 시대가 되었고, 그렇게 하려면 협력과 소통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김일명 한국다문화포럼 공동회장은 “민주사회는 다양화가 존중되는 사회이다. 틀림이 아닌 다름으로 각자의 개성이 한국사회에 펼쳐질 때, 건강하고 활력이 넘치는 아름다운 사회가 될 것이다. 21C는 경쟁이 아니라 협력의 시대이다. 분리가 아니라 통합의 시대다. 다양성이 스며들어 하나로 융합하는 시대다. 이러한 시대에 다문화 포럼은 다문화 문제를 진단해서 해결책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순백 한국다문화포럼 공동회장은 “십수년 전부터 외국인 노동자들을 채용해서 함께 일을 하면서 그들의 애환은 조금이나마 알 수가 있었다. 힘든 노동보다 문화적 차별에서 오는 소외감과 외로움이 그들을 가장 힘들게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문화TV를 통해 다문화 문제가 잘 해결되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이금희 한국다문화포럼 공동회장은 “한국의 다문화 정책은 아직도 이주민의 복지, 건강, 인권 등의 기본권에서 매우 미흡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문화나 언어가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현저하게 부족한 상태다. 다문화 포럼을 통해서 우리 사회가 ‘타문화’가 아닌 진정한 ‘다문화 시대’로 통합하고 공존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장창훈 보도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