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장창훈 보도국장]=미디어, 언론은 어떤 사건을 보도하고, 비판하고, 해석하는 관점이다. 독자는 그 관점을 통해서 사건을 바라본다. 미디어가 다양해지면서, 지금은 미디어를 보는 관점이 필요하다. 관점을 보는 관점의 시대이다. 조선일보, 한겨레는 같은 사건을 두고 정반대의 해석을 할 때가 많다. 어떤 것이 진실이냐, 거짓이냐, 이러한 인식관보다 어떠한 관점이냐를 논해야한다. 조선일보는 보수적 관점, 한겨레는 진보적 관점, 그 관점을 보는 관점을 가져야한다. 이것이 ‘독자의 미디어’이다.
조선일보 1면,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주한유럽상공회의소 기자회견을 1면에 다뤘다. 누가 봐도 전투적 모습이다. 9명의 유럽 대표자들이 한국정부의 규제를 지적하는 내용이다. ‘갈라파고스’를 비유했다. 문재인 정부는 갈라파고스가 되고 말았다. 사진 1장이 이처럼 무섭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왜 저 사진을 여기에 배치했을까? 조선일보를 보는 관점을 갖게 되면 보다 사실에 접근하게 된다. A6면에 가면 진실이 드러난다.
1면의 사진이 과대포장된 것을 알 수 있다. 1면 사진은 엄청난 스테일로 회의가 진행된 것처럼 인물을 꽉 채웠으나, 실상 작은 공간에서 열린 것이다. 과연 이들의 목소리가 모든 외국기업들을 대표할 수 있을까? 더불어 외국기업의 불편함이 한국정부의 규제강화로 단정할 수 있을까? 오히려 이들의 목소리가 ‘갈라파고스’와 같다. 조선일보가 볼 때 외국기업의 기자회견이 보수적 이념과 같다고 판단한 것이다. 조선일보가 사실을 보도했다면, 독자들에게 현장의 분위기를 명확히 소개했어야 하는데, 1면에서는 인물을 과도하게 부과해서 엄청난 이슈인 것처럼 묘사했다. 6면에서는 작은 소회의실에서 진행된 사건임을 알 수 있다. 언론을 보는 관점이 바로 이러한 것이다.
재건축재개발 현장에 가보면, 조합 집행부와 비대위가 같은 사건을 두고서 정반대로 해석한다. 누구 말이 옳은지 따지려면 관점을 먼저 봐야한다. 왜 비대위는 그런가, 왜 조합은 그런가. 관점을 먼저 파악하면 누구의 말이 보다 사실에 가까운지 명확히 알 수 있다. 비대위 중에서 신념을 가지고 투쟁하는 부류는 거의 없다. 대부분 업자들이 뒤에서 조정한다. 비대위는 거의 꼭두각시다.
문재인 정권은 친노동적이다. 이러한 사실은 불변한다. 정권의 기반이 그러하므로, 당연하다. 그렇다고 기업 자체를 공산주의처럼 무너뜨리는 것은 아니다. 노동자들에게 기업을 점령하도록 법령을 제정하는 것도 아니다. 자본주의를 인정하면서 법률을 통해서 상호 이익을 조정할 뿐이다.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KBS, MBS, SBS 등등 모든 언론을 바라볼 때 우리는 언론에 중독되지 않도록 항상 ‘관점을 보는 관점’의 미디어 훈련을 해야한다. 그래야 사건의 내막을 보다 명확히 들여다 볼 수 있다. 관점의 속임수가 가장 강한 것이 PD수첩같은 ‘탐사 프로그램’이다. 탐사 프로그램은 앵글이 매우 복잡하면서 흡인력이 너무 강하다. 그것을 인지하고 본다면, 탐사 프로그램의 허구성도 파악하면서 독자 스스로 사실을 찾아내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