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과 박신혜가 출연하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증강현실 게임의 미래사회를 드라마로 보여준다. 11회에서 유진우가 해임됐다. 김의성이 맡은 차병준 역할이 뭔가 항상 미지수다. 성경으로 보면 ‘옛뱀’의 역할같다. 하나님이 되게 해주겠다면서 선악과를 먹게 한 존재, 선악지식의 나무 열매를 먹는 댓가는 생명나무의 길로 가지 못한 것이다. 김의성은 결국 게임회사를 만드는데 돈을 투자하고, 그 투자금으로 게임회사의 주인이 될 욕심을 가지고 있다. 무서운 존재다.
버려질 때는 뱀의 말을 듣을 때,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때, 모두 비슷한 것 같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뱀의 말을 들으면 끝없는 추방과 하나님의 세계와 단절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면 예수님처럼 십자가의 길을 가는 추락이지만, 그곳에서 부활이 있다. 지옥같지만, 천국이다. 너무나 아이러니한 세계가 하나님의 섭리다. 십자가의 문으로 들어서면 모든 세계가 좌표변동이 일어난다. 마치 거울같다.
유진우는 예수님처럼 외면받았다. 예수님은 당신을 보낸 아버지의 외면을 받고, 결국 제물이 되었다. 독생자,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어찌 십자가에 버려질 수 있는가? 그것은 예수님 스스로 반문일 수도 있다. 하나님께 버려지고, 백성에게 버려지고, 제자에게 버려지고, 이방인에게도 버려지고….. 유진우도 아버지처럼 따른 김의성에게 버려지고, 아내에게 버려지고, 믿은 친구에게 버려지고, 믿고 투자한 게임에게 버려지고, 비서에게 버려지고….. 유진우 옆에 있으면 모두 죽거나 망하거나 추락한다. 친구 차형석이 죽었고, 비서가 죽었고, 개발자 정세주가 행방불명으로 죽은 것으로 알려졌고, 죽은 차형석과 비서가 유령처럼 게임속에 등장하니, 과연 누가 미친 것인가? 게임이 미쳤던지, 유진우가 미쳤던지, 그 정도로 게임중독에 걸렸으나, 어쩌면 게임초월의 너머 세계를 예견하는 깊은 메시지를 던진다.
예수님도 그러했다. 당신을 증거한 세례요한이 죽었고, 양아버지 요셉도 일찍 죽었고, 가장 믿었던 엘리트 정치인 제자 가룟 유다도 변심해서 떠났고, 스스로 남겨져 기도밖에 할 수 없었던 예수님, 그런데, 가장 믿었던 하나님마저 구사일생의 기적을 주지 않았으니, 아브라함에게는 이삭 대신에 다른 제물을 주셨건만, 다른 방법이 있을 것으로 믿고서 십자가 길을 걸어갔지만, 죽기까지 다른 방법이 없었다. 어린양은 곧 예수님이었다. 아브라함과 전혀 달랐다. 왜 다른 제물을 예비하지 않고서, 예수님을 죽여야했을까? 버려짐의 존재가 된다는 것, 끔찍하고 참혹하다. 하이데거의 말처럼, 인생은 홀로 내던져진 핏덩이라고 했지만, 가혹한 형벌은 그 자체로 괴롭다. 가학적 고통이 어찌 아름다울 수 있던가.
그런 유진우 옆에 정희주가 있어서, “저는 당신을 떠나지 않아요”라고 약속하는 믿음의 나무로 서있다. 이 장면은 정말로 감동적이다. 그리스도앞에 인생이 어찌 살아야하는지, 잔잔한 파도가 일 듯 알게 한다. 우산까지 버려진 마지막 장면은 압권이었다. 그리스도앞에 신앙은 박신혜가 연기하는 정희주처럼 해야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