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監)은 세숫물을 가만히 내려다보는 신하(臣下)를 뜻한다. 살핀다는 것은 얼굴을 보듯 보는 것이다. 감독(監督)에도 감(監)이 사용되었다. 성경을 가만히 살펴보면, 그곳에 참된 교훈이 있고, 지혜가 있고, 자신의 내면이 드러나 보인다. 영혼의 거울이 곧 성경이다. 신비한 책이다.
요즘 나는 지난 2달간 들었던 설교말씀 요약노트를 자주 꺼내서 본다. 30년동안 성경을 배웠던 것과 2달동안 성경을 배웠던 것을 비교해보니, 부끄럽게도 30년 성경공부는 ‘말짱 도루묵’이고, 2달 성경공부가 황금이다. 나로서는 믿기지 않는 진실이다. 사실확인의 저널리즘에 입각해서, 확인하고 확인한 신앙고백이다. 성경말씀을 토대로 비교한 것이다. 내게 과거 단체로 돌아가라고 하면, 야곱에게 라반의 직장에 다시 가라고 하는 것과 같고, 이집트 종살이를 하러 가라고 하는 것과 같고, 아브라함에게 갈대아 우르로 가라고 하는 것과 같고, 루터에게 보름스 국회에서 “교황을 인정하라”고 하는 것과 같다. 벌거벗은 임금의 벌거벗음을 보았는데, 어찌 거짓을 말하랴!!
인생은 결국 하나님께 예속된다. 아멘!! 야곱이 아버지 이삭을 속여서 에서의 목소리를 흉내내면서 장자권을 뺏었다. 놀랍게도 야곱은 7년간 데릴사위를 하면서 라반을 섬겼는데, 첫날밤에 레아가 라헬의 목소리로 흉내내면서 얼굴을 가리고 결혼식을 올렸다. 이삭이 야곱을 에서로 착각하고 축복하듯, 야곱은 레아를 라헬로 착각하고 달콤한 첫날밤을 보냈다. 그런데, 아침이 되니 레아였다. 행한대로 받는 것이다. 라반의 변명이 가관이다. 레아를 처리하려고 꼼수를 부린 것인데, “풍습이 그러하다”라고 조카를 속였다.
20년이 흘렀다. 야곱은 라반을 피해 도망치듯 양떼를 몰고 달아났다. 야곱의 지혜로움은 여전했다. 계산이 상당히 빠른 야곱이었다. 그때 라헬이 드라빔을 숨겨서 가지고 나왔다. 그 드라빔은 라반이 애지중지하는 보물이다. 보물을 잃었으니, 그 심경이 오죽하랴!! 그런데, 라헬이 치마밑에 숨기고서 “생리중”이라고 속였다. 당시 풍습에는 생리중인 여자는 가까이하면 부정이 탄다고 했다. 풍습 때문에 라반이 라헬에게 속은 것이다. 눈앞에 드라빔이 있는데도 라반은 라헬에게 속아서 드라빔을 찾지 못한다. 라헬을 속였던 댓가를 라반도 제대로 치른 것이다. 인생의 새옹지마(塞翁之馬) 그 끝을 누가 알 수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