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가(家)는 집속에 돼지(豕)가 있고, 편안할 안(安)은 집속에 여자(女)가 있고, 종교 종(宗)에는 보일 시(示)가 있다. 집 면(宀)은 요즘은 쓰이지 않지만, 조선시대에는 ‘집’을 뜻하는 한자어였다.
멧돼지를 잡아서 키우면, 그것이 집돼지다. 늑대를 잡아서 길들이면, 그것이 개다. 길들이지 못하면 짐승이고, 길들이면 가축이 된다. 家는 길들여진 돼지를 집에서 키우는 보통의 집을 뜻한다. 요즘은 개 견(犬)을 넣어서 집을 표시하겠지만, 아주 옛날에는 돼지를 키움으로 뱀의 위험을 차단했다.
安은 집의 살림은 여자가 맡았다는 뜻이며, 남자는 밭을 맡았다. 男은 밭에서 일하는 남자를 의미한다. 집의 소유권은 여자에게 있었다.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모계사회를 의미한다. 중국의 고대사회에 등장하는 요임금과 순임금은 가부장적 제도가 아니고 모계사회로 이어진 것을 알 수 있다. 순임금은 요임금의 사위였다.
宗은 제사와 관련있다. 示는 제사항을 뜻한다. 小는 밥상 다리, 二는 제사상과 그위에 올려진 제물을 의미한다. 示가 ‘보일 시’가 된 것은 제물을 보임으로 하나님께 나가는 것을 뜻한다. 돼지머리, 각종 맛있는 제사음식은 示다. 제사상은 보통 집의 마루에 차려놓는데, 宗은 제사상을 모신 집을 의미한다.
유대인은 공동으로 제사상을 모시는 곳을 ‘성전’이라고 했다. 기독교는 제물의 제사의식을 ‘사람’으로 대체하고, 자신을 제물로 하나님께 나가는 새로운 제사법을 선포했다. 그래서 기독교는 각 사람을 ‘교회’라고 해석한다. 1사람이 교회이고, 건물의 교회는 각 개인의 교회들이 모이는 공동체다.
이러한 개념이 가능한 것은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 덕분이다. 예수님이 스스로 제물이 되어서 인류의 죄를 대속하는 십자가 사건에서 대제사장이 되었고, 단 한번의 제사를 통해서 인생은 그리스도를 영접함으로 스스로 교회가 될 수 있다. 宗에서 示는 자신의 마음과 몸이다.
示는 곧 神(하나님)이다. 神을 귀신 신이라고 하지만, 하나님 신도 된다. 보이는 육체, 생각하는 마음, 그 위에 존재하는 영혼이 바로 ‘신’이다. 죽음 이후에 영원히 존재하는 초월적 능력자가 바로 ‘신’이며, ‘영혼’이다. 예수님도 죽음 이후에 부활의 주님이 되어서 사도들과 사도바울과 인류문명과 함께 출현해서 역사하셨다. 宗은 곧 마음속에 주님을 모신 것이다.
인생은 충분히 움직이는 집이요, 건축물이다. 그 속에 무엇을 모시고 사느냐가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한다. 유대인들은 성전속에 언약궤를 두고서 말씀을 중심했다. 그 말씀이 구약이며, 하나님의 거룩한 말씀이다. 유대인은 곧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는 종교인들이고, 기독교인도 동일하다. 단지, 하나님의 말씀을 지킨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까지 지키는 종교인이 기독교인이다.
유대인과 기독교인을 어떻게 구분할까? 예수 그리스도가 기준이다. 유대인적 성향이 짙은 사람은 차별성이 강하다. 반면, 참된 그리스도인은 차별이 없다. 예수님의 가장 위대한 정신은 ‘평등 사상’이다. 예수님은 마태복음 5장 산산수훈을 통해서 이사야가 예언한 이상세계를 ‘빈부귀천을 없앤 평등사회’로 선포했다. 예수님의 초기헌법이 제대로 지켜지는 시대가 있었고, 그 헌법이 점점점 퇴색한 시대도 있었으나, 근본은 평등사회다. 노예와 귀족, 남자와 여자, 흑인과 백인, 노인과 아이, 성직자와 평신도, 권력자와 백성이 그리스도 안에서는 모두 평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