十은 십자가, 寸은 삼촌과 사촌에 사용된다. 1촌은 3cm 정도다. 우리는 주님과 몇 촌 관계인가? 무촌(無寸)은 2가지 의미다. 아무 상관없는 촌수로서 무관계, 간극이 없을 정도로 가까운 부부관계다. 부부는 무촌이다. 부부 일심동체가 바로 그것이다. 베드로가 예수님과 반대방향으로 갔을 때, 도망갔을 때, 北가 되고, 등을 돌린 관계는 친구든, 부부든, 남남이다. 회심하고 돌아서서 얼굴과 얼굴이 마주보면, 하나가 된다. 주님은 베드로를 ‘친구’라고 불렀다. 왕이신 주님께서 구원받을 베드로에게 ‘친구’의 호칭을 허락하시니, 얼마나 인격적인 배려인가? 애제자(愛弟子)인 사도 요한은 친구의 관계를 넘어서, 부부보다 더 가까운 ‘포도나무 일체관계’를 말하고 있다. 이 관계는 수학의 집합관계에서 ‘상등’(相等)과 같다. 상등은 “A=B ⇔ A ⊂ B이고 B ⊂ A, A와 B는 상등”이다. 요한복음 15장에 나온다. 주님께 우리는 원소에 불과한데, 원소인 우리에게 집합의 ‘집’을 허락하시며, 우리안에 주님이 계시고, 주님안에 우리가 계시니, 얼마나 아름답고 행복한 관계인가? 나를 집합으로 만들어주신 주님께 오늘도 감사를 드린다.
[요한복음 15:4~5] 내 안에 거하라 나도 너희 안에 거하리라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아니하면 절로 과실을 맺을 수 없음 같이 너희도 내 안에 있지 아니하면 그러하리라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니 저가 내 안에, 내가 저 안에 있으면 이 사람은 과실을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이라
十 (열 십)
十은 一과 l(송곳)의 합성이다. 일의 자리와 송곳의 합성이므로, 1의 자리 숫자가 끝났다는 뜻이다. 십진수로서, 10의 자리가 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장 끝수는 ‘9’이므로, 10은 새로운 시작인 것이다. 十위에 모자를 쓴 숫자가 바로 1000이다. 千은 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十은 씨앗을 본뜬 모양도 된다. 씨앗은 땅에서 올라오는 것이며, 모든 씨앗은 ‘十’모양으로 표시할 수 있다. 田도 씨앗이 뿌려진 네모(口)의 땅을 말한다. 氏도 씨앗이 땅에서 올라오는 모습이다. 씨앗은 대부분 열매에서 열리는 것이니, ‘열’과 ‘열매’의 발음도 비슷하다. 또한, 十은 두 팔의 10손가락이다.
寸 (마디 촌)
마디 촌(寸)은 ‘마디’를 말한다. “말 한마디 할게”, “대나무 마디가 굵다”, “뼈마디가 시리다”는 뜻에서 사용된다. 마디는 손목에서 맥박이 뛰는 곳까지 거리를 뜻한다. ‘ㅡ’이 손목, ‘ㅣ’이 손과 팔, ‘丶’이 맥박이다.
사람의 손목에 표시된 굵은 줄(一)처럼 굵은 마디가 대나무에도 규칙적으로 표시되어 있다. 마치 맥박이 규칙적으로 뛰듯이 대나무 마디도 그렇다. 마디 촌(寸)은 열 십(十)과 점이 표시된 모양으로, 10분의 1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렇게 작은 ‘길이’라는 뜻이다.
삼촌은 삼촌만큼 떨어진 사이이고, 사촌은 사촌만큼 떨어진 사이다. 보통 1촌은 3cm를 말한다. 그러니까 삼촌은 9cm정도 떨어진 거리인 것이다. 무촌은 부부사이이고, 1촌은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이다. 자식과 부모가 아무리 가까워도 좁혀질 수 없는 그 간격은 ‘일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