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있었던 교회를 떠난지 70일 정도 지났다. 2018년 11월에 떠났으니, 벌써 2년째다. 옛날 교회를 벗어나면 내가 잘 살 수 있을까, 공포와 두려움이 지뢰처럼 마음밭에 깔렸다. 십자가는 그 자체로 공동묘지였다. 그런데, 돌아보니 어느새 십자가는 내 가치관으로 자리잡았다. 30년동안 멸시했던 그 십자가로 나는 살아간다. 베드로도 젊어서 반대했던 그 십자가에 거꾸로 메달려 승복했다.
2018년 2월 나는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다. 성경을 깊게 알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놀랍게도 그 기도가 지난 70일동안 성취되었다. 30년동안 성경은 항상 내게 멀리 있었는데, 이제는 성경을 즐기면서 하루를 살아간다. 신문보다 성경이 더 좋다. 신문도 본다. 그러나, 성경을 통해서 뉴스를 쳐다보는 신앙적 관점을 갖게 됐다. 나의 예기치 않는 변화에 나도 당혹스럽다.
이미 죽은 목숨으로 결정된 아기 모세를 갈대상자에 담아서 보내듯, 내 인생은 종교탐방의 상자에 담겨서 그곳을 떠났다. 어디로 가야할지 예측할 수 없는 험난한 갈등속에서 주님은 주님의 손길로 나를 인도하셨다. 건져냄을 받은 지난 70일의 안식이었다. 성령께서 계심을 믿음으로 고백한다. 새롭게 도착한 교회에 잘 정착해서 신앙의 뿌리가 견고해지길 간구한다.
지난 30년은 30일처럼 짧았고, 지난 70일은 70년처럼 길었다. 영원히 잊지 못할 내 인생의 새로운 태동이다. 예수님께서 니고데모에게 성령으로 거듭나야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지난 70일이 내게 진정 그러했다. 말씀의 모태에 쌓여서 나는 두려움의 공포를 참아냈다. 이단을 벗어나는 것은 태양을 바꾸는 반역의 고통을 감내해야한다. 많이 슬프고, 많이 아프고, 많이 애닯고, 많이 고독했다.
처음엔 구원의 상실감에 허탈했다.
다음엔 진리의 거짓됨에 분노했다.
다음엔 주님의 진실함에 안심했다.
다음엔 나의 거짓됨에 회개했다.
지금은 70일의 기적이 꿈만 같다. 꿈이 아닌 현실이다. 2천년전 그 예수님이 내게 부활하시다니, 이것은 기적중 기적이다. 2천년만의 부활이다. 내 인생에 나타난 부활의 주님이다. 내가 떠난 그곳에서 말하길, “3일만에 부활한 것이 크냐, 10년만에 부활한 것이 크냐”고 했다. 나는 말한다. “10년만에 부활한 것이 크냐, 2천년만에 부활한 것이 크냐.”
아!! 내 인생이 그곳을 떠났을 때, 무신론의 파도에 휩쓸려 난파당할 수도 있었는데…. 나를 건져주신 주님께 진실로 감사드린다. 내 인생이 향후 어떻게 펼쳐질지, 사뭇 태양의 희망을 품어본다. 그동안 많이 어두웠으므로 의로운 태양이 떠오를 것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