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 몸을 누인다. 고단한 하루는 지하철 출입구처럼 닫히고, 내게 주어진 안식은 좌석이다. 평창동에서 오전 취재, 구로동에서 미팅, 하루가 쉴 틈없이 흘러갔다. 요한복음 11장 나사로의 부활사건이 가끔 기억났다. 구로동에서 순고 선배님을 만났다. 경기도 교육감에 출마했었던 진로파파 정종희 선배님과 5년 남짓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함께 동석한 분들과도 인사를 나누고, 한국의 시민사회는 아직 살만한 정감이 있고,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하고, 미래를 걱정하며, 종교적 관념과 정치이념이 달라도 인격적 존중을 하는 민주주의다. 처음 만난 분들과 색채가 다른 이야기로 서로 공감할 수 있다는 게 참 놀랍다.
나는 가끔 생각한다. 공간과 시간의 좌표에서 새로운 Z축은 인식이 아닐까. 마음의 세계는 폭풍과 고요를 반복하고, 열정과 우울이 겹치며, 분노와 침묵이 혼재하고, 소통과 분쟁이 섞인다. 전쟁과 평화는 인식에서 씨앗처럼 뿌려진다. 내 마음밭에 천국의 씨앗이 오늘도 뿌려졌다. 그 씨앗이 어떻게 되었나? 길가밭처럼 짓밟았나? 돌밭처럼 눌렀나? 가시밭처럼 덮었나? 나도 모르게 나를 보고 가신 창조주의 사랑스러움이 내 맘에 스친다.
어쩌면, 쌀국수 먹는 내도록 우리곁에서 우리 대화를 경청하셨으리라. 그 생각에 이르니, 걸음이 평온해진다. 이제 곧 장안평 집이다. 오늘도 잘 살았구나.
One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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