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새로울 신)은 立木斤의 합성이다. 나무를 도끼로 찍으면, 새로운 싹이 돋아난다. 그루터기에서 생기는 싹이 곧 ‘新’이다. 기존의 나무를 자르지 않으면, 새로운 싹도 없다. 아브라함은 갈대아 우르를 떠났다. 떠남으로 새로운 가나안이 주어진다. 우상장수를 하다가 사업에 실패해서, 새로운 사업지를 찾으러 떠났는지, 혹은 어느날 밤 꿈에서 만난 신의 부름을 받았는지, 명확히 알 수는 없지만…… 아브라함은 떠났다.
아브라함이 만약 갈대아 우르에서 ‘왕의 직분’을 가지고 있었다면, 떠날 수 있을까? 떠날 수 있다. 하나님께서 행하시면, 그렇게 할 수 있다. 이집트의 차기 대권주자였던 모세는 40세에 이집트 궁궐을 떠났다. 자신의 정치노선을 분명히 했다. 보수당으로서 이집트 왕자였던 모세는 40세에 민족적 신분을 밝히면서, 도망자 신세가 되었다. 하나님이 모세를 이집트 궁궐에서 꺼내려고 그렇게 하신 것이다. 이집트 궁궐에 들어가게 하신 것도 하나님이고, 그곳을 떠나게 하신 것도 하나님이다.
다윗도 똑같은 노선을 밟았다. 사무엘의 기름부음을 받고, 우연히 주어진 골리앗과 전투에서 돌팔매로 전쟁의 승기를 잡았다. 엉겹결에 대통령의 사위가 되었다. 평민의 직위가 갑자기 왕족으로 상승했다. 하나님의 축복을 받으면 세상에서 갑자기 조명을 받을 수도 있다. 하나님의 특별한 계획이 있을 때 그렇게 하신다. 대통령의 사위가 되었으나, 그는 곧 도망자로 쫓긴다. 모세와 비슷한 운명을 걸었다.
훗날, 사울의 대권을 이어서 통일왕국의 2대 왕이 된 후에, 불륜사건을 겪은 다윗은 말년에 불명예스러운 도망자 생활을 하게 된다. 압살롬의 반란이다. 하나님께서 압살롬을 들어서 다윗왕조를 격동한 것이다. 이때도 다윗은 궁궐을 버리고, 광야로 피신했다. 떠날 때는 떠나야한다.